• 노대통령, "형식적 탈당은 위선"
        2006년 03월 18일 01: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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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은 17일 한-미 FTA와 관련, “미국이 FTA를 해달라고 압력을 넣은 적은 없었다”며 “오히려 (우리가) 미국을 끌어들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 초청 청와대 만찬에서 한-미 FTA와 관련한 민주노동당 천영세 원내대표의 주문사항을 경청한 뒤 “최대한 국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으며, 피해자 대책을 세우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비정규직 법안과 관련, “중소기업의 부담을 이유로 사유제한 도입에 부정적이라면, 민주노동당은 1000인 이상 사업장과 중앙부처와 자치단체, 정부출연기관과 산하기관부터 사유제한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는 천영세 원내대표의 제안에 즉답을 피한 채 “양극화 비정규직 문제를 최대 중심 과제로 보는 데 이의가 없으며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노 대통령은 후임 총리 인선과 관련해서는 “국정공백이 오래가지 않도록 시간이 너무 걸리지 않게끔 당 대표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서 빨리 결정하겠다"며 “좋은 분을 뽑겠으니 대통령과 코드가 맞더라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고 여야 원내대표들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재오(李在五) 한나라당, 정진석(鄭鎭碩) 국민중심당 원내대표 등 야당 대표들이 총리 인준 청문회에서 야당과 마찰을 피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 인사를 총리로 인선해줄 것을 당부한 데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비춰 후임 총리 인선은 내주 중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며, 야당의 반발이 예상되거나 정치적 논란이 될 만한 정치인 출신보다는 국정현안을 책임지고 이끌 정책역량이 있는 인물 중에서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 대통령은 특히 "사법개혁안과 국방개혁안은 여야를 떠나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인 만큼 여야 대표들께서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셨으면 한다"며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두 가지 개혁 관련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일부 야당 대표들이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당적 이탈을 주장한데 대해 "작년 대연정 때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지만 우리 정치현실, 문화, 국민정서 등을 감안할 때 어려운 문제이며 정당정치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당적을 버렸을 경우 배반자로 몰리는 부담도 있고, 야당이 정말 당적을 버렸다고 생각하겠느냐"고 반문하며 "형식적으로 당적을 버리는 것은 위선적인 것일 수 있고 책임정치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문제에 신축적 입장을 가져달라"고 촉구했고, "5.31 지방선거와 관련해 장관과 공직자들이 여당 대표, 간부들과 같이 다니는데 선거운동 중립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선거사범에 관련된 주무장관인 천정배(千正培) 법무장관이 열린우리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있고, 서울교도소 재소자 성폭행 문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천 장관의 교체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선거운동으로 오해받을 우려가 있는 행동은 자제토록 지시하겠다"며 "정당 활동이라고 해도 선거운동이라고 의심되는 일은 하지 않도록 특별히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 초청 배경과 관련, "앞으로 모든 문제들에 대해 대화의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고 대표들간이나 당간에 막히면 대통령이 초청해서 대화를 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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