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언론은 권력공백 상태”
        2006년 03월 14일 07: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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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미국의 언론은, 텔레비전·라디오·신문 등 전통적인 매체가 광고수입의 감소로 취재인력을 감원하고 있는 반면, “평등주의적인 온라인 ‘시민 저널리즘’의 약속은 아직 충족되지 못한” 일종의 권력공백 상태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콜럼비아대 언론대학원 부설 ‘언론우수성프로젝트’가 13일 발표한 ‘2006 뉴스매체현황보고서’는 또 언론매체의 수는 증가하지만 다뤄지는 기사의 수는 줄어들고 보도의 깊이는 얕아지고 있는 ‘언론의 새로운 역설’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마다 미국의 언론매체를 분석해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의 톰 로젠스틸 국장은 “연단(platform)이 많으면 선택의 기회도 많아진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오래된 뉴스취합 매체들이 쇠퇴하면서 권력감시, 사실검증 과정에서 이들 매체가 보여준 영향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많아도 기사는 줄어든다?

    보고서에 따르면 뉴스를 전달하는 매체 수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지만 각 매체별 수용자의 수는 줄어들고 있으며 각 언론사별 기자들의 수도 감소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큰 사건이 벌어지면 기자들이 한정된 정보원으로부터 한정된 시간 안에 취재를 해 천편일률적인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따라서 매체는 많아져도 독자들이 받아보는 기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뉴스거리가 되는 사람들이 대중에게 정보를 통제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즉 정부당국이 기자들을 실제 뉴스가 발생한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모아 놓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참상이 미국인들에게 알려질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공무원들이 이 같은 업무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다매체 시대’ 위기 맞이한 종이신문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인 매체 가운데 신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미국에서 발행되는 신문의 평일 판매부수는 전년에 비해 2.6%, 일요일판 판매부수는 3.1% 하락했다. 온라인에서의 광고매출이 30% 가량 증가하면서 인쇄매체의 광고수입은 1~2% 소폭 증가에 그쳤다.

    1960년에 비하면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306종이 폐간됐다. 남아있는 신문사들은 지난 5년 동안 기자를 6.5% 감원했다. 뉴욕타임스에서 60명, LA타임스에서 85명의 기자가 해고됐다.

    신문사들 온라인에 주목

    보고서는 이처럼 침체에 빠진 신문사들이 최근 들어 온라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을 지난 기사를 온라인 형태로 공급하는 수단 정도로 여겼지만 이런 경향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매출 증가의 대부분이 온라인에서 창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당수 신문사들이 온라인 조직을 혁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USA투데이는 지난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직을 합치겠다고 발표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온라인 조직을 따로 두고 있지만 편집국과 24시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고 있다.

    주요 통신사 가운데 하나인 AP통신은 온라인용 기사를 먼저 생산하고 그 다음에 신문용, 방송용 기사를 만든다. 온라인 구독자만 76만4천명에 달하고 있는 월스트리트저널은 온라인 서비스에서 얻는 수입이 신문에서 얻는 수입을 능가하고 있을 정도다.

    포털 vs 언론사

    한편 구글, 야후와 같은 포털업체의 뉴스서비스에 대한 언론사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구글과 야후와 같은 포털업체들은 전통적인 매체가 생산한 정보를 모으고 배급하면서 엄청난 광고수입을 창출하고 있는데 이는 신문사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한국의 다음과 네이버처럼 신문사로부터 뉴스를 공급 받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뉴스를 검색해 한 곳에 모아 놓는다. 각 언어별로 수백에서 수천개의 신문사로부터 기사를 취합하는 구글 뉴스의 경우는 편집자가 아예 없이 컴퓨터의 연산(알고리듬)을 통해 뉴스를 배치하고 있다.

    보고서는 “수익모델이 빨리 바뀌지 않는 한 포털업체들이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그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뉴스)을 더 빨리 부식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포털업체의 뉴스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있는 신문사들이 올해 안에 구글에게 뉴스의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포털업체들이 독자적으로 뉴스를 생산해낼 수도 있다. 아직 본격적으로 추진되지는 않고 있지만 야후는 이미 기자 채용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온라인 매체 신뢰도 높여야

    1인 라디오방송이라 할 수 있는 팟캐스트(podcast)를 통해 거리에서 인터넷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가 하면 이라크에 있는 미군 병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라크전의 참상을 전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은 뉴미디어의 전성기가 도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미국인의 약 70%가 뉴스를 보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광대역 통신망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뉴스 이용자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온라인 광고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온라인 뉴스 광고수익은 전년에 비해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온라인 뉴스는 전통적인 매체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은 투명성, 즉시성, 쌍방향성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팟캐스트, 비디오, PDA나 휴대폰을 통한 뉴스서비스, 위키(이용자와 운영자의 구분이 없는 인터넷 정보공유시스템), 블로그 등이 온라인 뉴스 회사의 주요 서비스로 제공되었다.

    한편 온라인 뉴스를 포함해 인터넷상에 있는 정보에 대한 신뢰도는 3년 연속 하락해 50%를 밑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은 블로그를 거의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블로그에 있는 글 가운데 5%만이 취재를 통해 새로 만들어진 뉴스일 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개인의 논평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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