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교육과 학교 노동자
    [시민혁명과 대선④] 시민교육-2
        2017년 04월 28일 02: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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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드맵

    대학과 나라를 살리는 새로운 대학체제

    강남훈(한신대 교수)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주립대학에 다니므로 등록금의 중위값은 5천달러(구매력평가환율, 이하 동일) 정도이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대부분 사립대학에 다니므로 등록금의 중위값은 9천달러 정도이다. 미국보다도 등록금 부담이 더 높은 나리이다. 그러면서도 대학 교육의 질은 가장 낮다. 미국은 1인당 2만6천달러의 교육비를 쓰고 있고, 유럽은 1만5천달러의 교육비를 쓰고 있다. 우리는 1만달러의 교육비를 쓰고 있다. 사립대학에서 유럽수준의 교육을 하려면 등록금이 50% 올라야 하고, 미국 수준의 교육을 하려면 150% 올라야 한다.

    대학을 망치는 구조조정 평가와 서열체제

    교육비를 선진국 수준으로 교육비를 늘리지 않으면서 선진국 수준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제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공짜 점심은 없다. 대학평가만 해서 경쟁만 시키면 대학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는 교육부의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 수년 동안 계속되어 온 대학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은 대학교육을 황폐화시켰다. 비정규직 교수와 직원이 늘어났다. 교육부에서는 정규교원으로 평가해 주지만 실제로는 비정규직인 가짜 정규교원이 늘어났다. 교수의 의무 강의시간이 늘어났고, 강좌 개설은 줄어들었다. 졸업 이수 학점이 낮아졌다. 기초학문 교수 채용도 줄어들었다. 대학평가 서류 준비하고 교육부에서 나눠주는 돈벌이 사업하느라 연구할 시간이 없어졌다. 지방대학이 몰락하면서 지방경제도 죽어가고 있다.

    우리 대학 교육의 또 하나 큰 문제점은 대학서열체제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학서열체제는 초중등 공교육을 왜곡하고 사교육을 부추겨 엄청난 피해를 낳고 있다. 한 해 30조원 가까운 돈이 사교육에 낭비되고 있다. 고액의 사교육비는 가계지출을 압박해서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있다. 정규직의 장시간 노동으로 청년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좋은 학원들이 밀집된 지역의 땅값을 상승시켜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일으켰다. 주거비 상승은 가계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렸고 가계소비를 위축시켜 불황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런 모든 폐해가 뭉쳐서 나타난 종합 증상이 저출산이다. 헬조선에서 누가 아이를 키우고 싶겠는가. 인구 감소로 인한 장기 불황은 일본의 30년 불황의 피해를 능가할지 모른다.

    새로운 대학체제를 만들기 위하여

    이제 무너지고 있는 대학과 나라를 다시 세우려면 근원적인 해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 대학서열체제를 해소하고, 연구와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수행하여야 한다.

    좋은 대학을 만드는 첫 작업은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대학서열체제는 하루아침에 없앨 수 없다. 오랫동안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대학서열체제 해소를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많이 만드는 수밖에 없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는 네트워크에 가입하는 것을 희망하는 국공립대학들로 구성된다. 가입의 조건은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입시를 공동으로 실시하는 것과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학사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것 두 가지이다.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시키는 입시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수능을 자격시험으로 간주하고 내신만으로 선발하는 방법, 한 걸음 더 나아가 내신만으로 입학을 보장하는 방법, 모집단위를 네트워크 소속 대학 전체로 확대하는 방법, 전공형성입학을 확대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수준에서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인지는 소속 대학들과 초중등 교육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대학은 자기 전공 챙기기, 자기 대학 챙기기 등의 이기적 행위를 멈추고 무너져가는 대학과 나라를 살리는 자세로 논의에 임해야 할 것이다.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에 속한 대학들에 대해서는 국내 최고수준의 교육 및 연구 여건이 되도록 투자를 늘려간다. 예를 들어 수도권 소위 명문 사립대학의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20명이라면 네트워크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생 수는 15명이 될 때까지 투자를 늘려가도록 한다. 반면 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독립사립대학의 1/4 정도로 유지한다.

    아울러 희망하는 사립대학들은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전환한다. 공영형 사립대학이 되려면 이사의 과반수를 공익이사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해야 하고, 교육 여건과 대학 자치 수준이 일정 기준에 도달해야 한다. 공익이사는 교육부 장관이나 지방정부의 장이 임명하는 이사이다. 종교사학의 경우에는 종단 소속 신도나 성직자 중에서 공익이사를 임명하여 종단 설립 이념을 존중하도록 한다. 희망하는 사립전문대학도 같은 원칙에 입각해서 공영형 사립전문대학으로 전환한다.

    공영형 사립대학도 국공립대학 네트워크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는 입시 방안을 공동으로 실시하고,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학사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도록 한다. 공영형 사립대학의 수가 늘어나면 권역별 네트워크로 운영하도록 한다. 반면에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대학이 되도록 정부의 재정 투자를 늘려나간다. 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은 독립사립대학의 1/2 정도가 되도록 한다.

    교육재정은 대통령이 직접 관리

    대학개혁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투자가 필수적이다. 학부모의 등록금을 올려서 선진국 수준의 대학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의 재정 투자는 두 가지 원칙에 입각해서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는 경제 성장률 이상으로 대학에 대한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자의적 판단에 의해서 예산 규모를 바꾸도록 하면 곤란하다. 둘째는 교수 충원율 등 몇 가지 핵심적 지표를 제외하고서는 대학이 스스로 지출을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교육부 관료들이 나서서 행하는 재정사업은 대학의 연구와 교육에 방해가 될 뿐이다. 이 두 가지 원칙에 적합한 재정 투자 방식이 교육재정교부금 방식이다.

    대통령 선거가 진행되면서 후보들의 공약이 제시되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못하다. 특히 증세를 하면 선거에 불리하다는 위축된 생각 때문에 촛불 시민이 바라는 공약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 개혁하려고 촛불을 들었던 것은 아닌데 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오고 있다. 증세를 공약하지 못하는 후보는 촛불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지 못한 후보이다.

    지금까지 경험에서 보면 개혁 정부이건 보수 정부이건 새 대통령은 취임한 즉시 경제관료들에 의해서 포획되었다. “그 사업에 쓸 예산이 없습니다, 아니면 경제가 망합니다”라는 경제관료들의 말 한 마디에 자신의 귀중한 공약들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기 일쑤였다.

    어떻게 대통령이 경제 관료들에게 포획되지 않고 자신의 공약을 지킬 수 있을까?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이 문제를 고민하다가 예산부서를 백악관으로 이전시켰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공약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이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우리도 새 대통령은 예산부서를 청와대 안으로 옮겨야 한다. 예산을 마련하지 못하는 대통령은 교육개혁을 할 수 없고, 복지국가를 만들 수 없으며,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대통령의 통치능력은 바로 예산능력인 것이다.

    대학노조

    사회적교육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사진=대학노조)

    100만 명의 학교 노동자 문제, 이렇게 해결하자

    임순광(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

    학교는 공공기관이다. 학교 안에는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있을까? 유⦁초⦁중등학교 교사와 특수학교 교사를 합하면 약 40만 명, 전문대학과 대학 및 대학원의 교수를 합하면 약 9만 명, 시간강사 등 여러 명칭의 비정규교수 약 9만 명, 학교비정규직노동자 40만 명, 2만 개가 넘는 유⦁초⦁중등학교의 직원 5만 7천여 명, 수만 명의 대학직원과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간접고용노동자들까지 합하면 100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거나 학교 안에 빈곤, 불평등, 차별이 만연해 있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암울 그 자체이다. 왜냐하면 학교 안에는 약 1,000만 명의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주체를 학생, 학부모, 교사, 직원이라고 볼 때 이 나라 인구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학교와 매일 관련되어 살아가고 있다. 2016년 기준 유⦁초⦁중등학교의 학생 수는 약 661만 명이다. 각종 대학과 대학원생 수는 약 350만 명이다. 학생의 가족까지 감안하면 학교 구성원의 규모는 대폭 확대된다. 가구 1인당 평균 3명 정도의 구성원이 있다고 보았을 때 중복인원을 감안하더라도 적어도 1,500만 명 이상의 학생 가족이 추가로 학교 구성원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과 학교 노동자들은 거의 매일 아주 긴 시간 동안 같은 공간에서 마주치면서 먹고 공부하고 생활한다. 모르는 것 같아도 학생들은 거의 다 안다. 학교 노동자 간 어떤 차이와 차별이 있음을. 심지어 차별과 불평등을 내면화 한 학생들이 기간제교사에 대한 폭행을 서슴지 않은 채 사회로 나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회의 불평등 구조는 더욱 견고해지지 않을까. 학교의 민주적이고 평등한 체제교체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노동자를 양성하면서도 노동에 부정적인 교육현장

    노동에 기초하지 않은 사회가 존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권을 존중하지 않고 비정규노동자를 차별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어릴 때부터 학생들이 경쟁과 차별 그리고 돈벌이 중심의 사고방식을 내면화하고 있다. 공공부문 중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각한 학교는 ‘비정규직 종합백화점’이 되어 버렸다. 교육 현장에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다. 대부분 노동자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 자신이 할 노동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노동자 되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노동문제는 크게 교원의 교권과 직원의 노동권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넘어서기 힘들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교원의 지위를 법률로 보장하고 지위향상에 관한 특별법을 두어 교권을 보장하려 해 왔다.

    교권 안에 교육과정의 수행, 교육의 질, 국가경쟁력 등과 연관된 고유한 특성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교권의 핵심은 노동권 보장에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교원의 노동권이 약화되어 결국 교권이 침해되고 있다. 정규교수는 1975년 교원기간재임용심사제도 도입 이후부터, 비정규교수는 1962년 시간강사제도 존재 이후부터 교권침해의 구조가 형성되었다. 대학의 비정년트랙전임교원, 시간강사 외의 비전임교원, 기간제교사나 학교비정규직교육자들이 겪는 고용불안정과 임금 차별의 구조는 대학시간강사제도에서 발원한 것이다. 학교 비정규교원의 교권은 대학의 정년트랙전임교원이나 초⦁중등학교 정교사의 교권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직원의 노동권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업경영논리, 이윤추구논리가 무분별하게 학교 현장에 만연하여 정규직원 대신 학교비정규직노동자와 대학 조교 등 비정규직원이 증가하였다. 직접고용노동자 못지않게 시설관리, 환경미화 등의 영역에서 간접고용노동자도 늘어나서 불안정노동이 교육현장에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임금차별, 신분차별, 언어차별, 고용불안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학생들은 이런 차별을 몸으로 느끼면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

    촛불 이후에도 여전히 노동기본권을 박탈당한 교직원

    독재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교수와 교사와 공무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교수(특히 비정년트랙전임교원과 열악한 재정 상태에 놓인 대학 안의 정년트랙전임교원)와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공무원들이 급증하였는데도 교수노조와 공무원노조는 여전히 법적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전교조 역시 몇 명의 해고자를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동기본권을 박탈당했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은커녕 노동조합을 만들고 활동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교원과 공무원들이 교육현장에서 자주적이고 전문적으로 교육활동에 임하고, 행정을 하고, 학문탐구를 하며, 학생지도까지 수행하는 건 쉽지 않다. 교원과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배제는 곧 국민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교사, 교수, 공무원에 대한 역차별이다.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학교 현장을 만들어라. 살 맛 나는 나라를 건설하라. 세계를 뒤흔든 광장촛불항쟁의 주역, 국민의 명령이다. 동료나 가족과 함께 모처럼 열린 공간을 마음껏 활보했다. 학교 노동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바뀌겠지’, ‘이 정도는 바꾸어줘야지’ 하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대통령선거를 맞이했다. 하지만 박근혜 파면 1개월, 대통령선거 10여일을 앞둔 지금 학교 노동자의 현실은 어떨까.

    2017년 4월19일 오전, 광주에서는 소위 진보교육감이 돌봄노동을 하는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교육공무직본부 소속 노동자 134명을 집단 해고했다. 당선권에 근접한 대선후보들은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의 대학평가정책과 시간강사법 그리고 대학구조조정정책을 즉각 중단한다는 약속을 하고 있지 않다. 대학평가정책은 비정규교수 대량해고, 교직원 인원 축소, 비용 절감을 위한 단기 비정규노동자들을 양산하고 있으며, 2018년 1월1일 시행예정인 시간강사법은 약 9만 명의 비정규교수 중 4만 명 이상을 대량해고로 내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를 다른 부문에도 확산시키는 이 암세포를 도려내겠다는 말은, 진보정당을 제외하고는 분명하게 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 비학생조교들의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조정 신청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학교 내에서 생활임금은커녕 최저임금과 불안정노동에 고통받는 청소노동자와 시설관리노동자의 신음소리는 여전하다.

    촛불은 들었으나 우리의 삶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촛불은 밝혔으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자칫 길을 밝히는 촛불이 줄어들 때 패배감과 상실감과 무력감의 암흑에 주저앉지는 않을지 두려워지는 시기이다. 이 시기 지식인의 책무는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과 함께 장구한 혁명의 길을 떠나는 것이다.

    당장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먼저 학교 노동자들이 하나의 투쟁공동체로 모여야 한다. 상호신뢰와 공동의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구성원들과 함께 하는 연대체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교육을 학교에서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 힘을 바탕으로 교육노동문제와 교육혁명의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의 노동3권은 헌법상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노동조합법, 교원노조법, 공무원노조법, 노동조합법시행령 등을 통해 교사⦁공무원노조의 해고자 관련 규정을 문제 삼으며 법외노조로 만들어 탄압하고 있다. 이제 교사, 교수, 공무원을 속박하는 모든 제약을 풀어야 한다. 관련법 마련이 시급하다.

    차별과 고용불안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는 교육공무직법 제정이, 비정규교수들에게는 시간강사제도 폐지와 정부책임형 통합 연구강의교수제 도입이, 일반 교직원에게는 적정인원 확보 기준 마련과 예산 배정이 필수적이다. 만일 단기간에 모든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로드맵을 세워 중기과제로 하되 당장 급한 불은 정부정책시행과 예산투여로 끄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노동자들을 직접채용 하는 원칙을 정할 수 있다. 현재의 대학평가정책 중단과 비정규교수 및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처우개선도 신정부 초기에 가능하다. 비정규교수에게 연구보수를 기본급으로 제공하고 퇴직기금과 직장건강보험을 보장하는 것은 정권이 의지만 확실히 보인다면 실현할 수 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에게는 최저임금 1만원으로 처우 개선도 가능하고, 학교비정규직종합대책의 내실화를 통해 상여금과 고용안정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 학교 노동자 임금 차별의 핵심 구조인 총액인건비제와 각종 성과급제도는 폐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제로섬게임의 경기장에 갇혀 노동자들이 상호약탈적 경쟁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학교 노동자들을 짓누르는 각종 악법, 예컨대 시간강사법과 대학구조개혁법은 즉각 폐지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대체입법 해야 할 것이다.

    교원확보율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법제화하고 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정권의 의지가 중요하다. 교사 확보율 100%를 달성하고 계열별 정년트랙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 OECD 평균인 15명 수준으로 하여 100% 확보한다면 교육의 질이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 학문도 성숙하며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새로운 기간제교사나 비정년트랙전임교원 채용은 금지하고 기존에 채용된 사람들부터 점차 정교사나 정년트랙전임교원으로 전환토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동안에 비정규교사나 비정규교수에 대한 처우개선과 권리보장은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제 멀게만 느껴지던 정상이 코앞에 다가왔다. 물론 머지않아 다시 더 높은 정상을 바라보며 교육혁명대장정의 산맥을 타야하겠지만 일단 한 고비를 주체들이 연대하여 함께 넘어가는 경험을 하는 것도 소중할 것이다. 계급적 연대는 연인 간의 사랑보다 더 길고 넓을 때 세상을 변화시킨다. 100만 학교 노동자의 운명과 교육혁명은 계급적 연대에 달려있다.

    필자소개
    임순광(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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