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신자유주의를 넘어,
교육 공공성과 교육 복지 강화
[시민혁명과 대선④] 시민교육-1
    2017년 04월 27일 04: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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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지배구조에서 공공적 자치구조로

임재홍(방송통신대 교수)

많이 배우고 그래서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지식인이다. 그들이 사회발전을 위해 지식과 판단력을 사용한다면, 그 사회는 제대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지식을 사고판다면 그 공동체는 위태로워진다. 현재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국가적 혼란의 원인의 하나로 지식인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권력과 돈을 쫓아 검은 유혹에 넘어가고, 심지어 비선에 선을 대고 매달리는 지식인의 모습은 막장드라마보다도 더 심한 타락 그 자체이다.

촛불이 요구하는 것은 대통령의 탄핵결정이나 교수나 지식인 몇몇의 형사처벌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사회의 설계이다. 이런 설계에서 빠져서 안 되는 것이 바로 지식인 부역자가 만들어지는 원인과 구조에 대한 분석이라고 본다. 고등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수들이 왜 공적 책임을 망각하였는지, 지식인들은 권력 앞에서 왜 이렇게 추해지게 되었는지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재설계에서 교육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교육지배구조란 교육의 운영을 규율하고 있는 이념, 제도, 기구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교육지배구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대학이다. 대학의 서열화가 발생하면 초중등교육의 파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공공성을 전제로 한 법규범

우리나라 법제는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규정한 헌법 제31조, 인간다운 삶,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교육목표로 선언한 교육기본법 제2조, 학교의 공공성을 규정한 교육기본법 제9조 등이 대표적인 법규범일 것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에는 의무 무상교육이 정착되어 이러한 공교육의 규정이 실현되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와 대학의 경우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공공성은 실현되고 있지 못하다. 특히 고등교육은 사유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런 인식은 뿌리가 깊다. 한국전쟁 중 대학에 입학하면 군입대 유예의 특전이 부여되었다. 그 결과 입시 자율권이 빌미가 되어 대학에서 부정입학과 무적격자 입학이 성행했다. 70년대 대기업 입사조건은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에 한정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대학의 입학과 졸업은 특권처럼 비추어졌다. 80년대 들어서는 학력이나 학벌에 의한 차별이 극심해졌다. 그래서 대학졸업자가 아니면 인간취급을 받지도 못했다.

반면, 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교정할 정책이나 기회는 주어지지 못했다. 그 이유는 신자유주의 고등교육정책이 도입되면서 상업화와 영리화라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시장주의적 고등교육정책의 수용과 폐해

1970년대 후반 영국과 미국에서 신자유주의는 교육영역에서도 일반적 흐름이 되었다. 특히 고등교육의 영역에서 심각한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흐름이 변화된 이유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재정위기 타개책으로서 고등교육을 민영화하는 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고등교육영역에서 영리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수용된 신자유주의 고등교육정책도 두 가지 맥락에서 집행되고 있다. 하나는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보조금의 삭감이라는 맥락이고, 다른 하나는 고등교육을 영리화하여 자본이 이윤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시장화 정책으로 추진된 것이 대학설립자유화정책, 대학자율화정책, 평가를 통한 인위적 경쟁강요정책 등이다.

대학설립자유화(대학설립준칙주의)정책은 고등교육 영역을 시장으로 보고 자본의 진출입을 자유롭게 한다는 완전경쟁시장이론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인해 부실부패대학의 증가와 더불어 대학설립운영 기준을 낮춤으로써 대학의 전반적인 부실만 초래했다. 또한 대학자율화정책은 국립대학의 사립대학화를 내용으로 하는 법인화정책, 사립대학에 대한 탈규제, 상업화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정책으로 국립대의 등록금만 폭등했지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출현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실패했다.

위 두 정책이 실패하고 난 후 도입된 제도가 인위적인 경쟁강요정책으로서 대학평가 및 대학구조개혁정책이다. 대학평가와 그 결과의 공개 및 평가를 통한 정원감축정책, 그리고 평가를 통한 보조금의 배분정책은 완전경쟁시장이론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대체하는 시장화정책으로 제기되었다. 유사시장정책은 평가를 전제로 하는데, 평가기관들의 잘못된 평가나 불명확한 평가, 평가기관 자체의 비경쟁성 등으로 인하여 정부실패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학서열체제와 초중등교육의 위기

신자유주의정책 이전에도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주로 사립대학에 의하여 운영되었다. 이로 인하여 대학교육여건은 부실한 반면, 대학서열화는 더 극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 수도권대학 → 지방국립대학 → 지방사립대학 → 전문대’로 이어지는 서열을 가지고 있다. OECD 국가 중에 대학서열체제가 심각한 미국과 일본도 우리보다는 덜하다. 대학서열화와 학벌사회의 형성으로 인하여 초중등교육이 입시위주 경쟁교육으로 왜곡되어 버렸다.

명문대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는 천문학적 규모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서열화로 인해 대학의 교육과 학문 연구의 발달은 정체되고 있다. 상위 서열 대학은 입시 성적이 좋은 학생을 선발하는 데만 골몰하고, 하위 서열 대학은 처음부터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대학 간의 협력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대학 졸업 이후에는 학벌사회의 재생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학생들은 과중한 입시 중심의 학습노동에 시달리고, 학부모는 막대한 사교육비로 신음하고 있다. 또한 서열화로 인해 학교는 영⋅수⋅국 위주의 입시교육에 매달리고 있다. 아무리 그럴듯한 교육개혁을 추진해도 입시경쟁의 블랙홀에 모두 빨려들어 갈 수밖에 없다. 대학서열체제는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핵심적인 원인이다. 또한 대학 서열체제의 해체 없이는 교육에 있어 어떤 변화도 불가능하다.

대학의 공공성과 자치구조를 향하여

교육은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정치), 경제적인 부의 창출과 세금의 증가(경제), 인권보장과 범죄의 감소(사회), 인간적인 공동체의 유지(문화) 등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이수에 따른 사적 편익보다는 공적 편익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당연히 학벌사회에서 오는 불법적 이익을 제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전제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첫째, 신자유주의정책을 폐기하고 대학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환경 변화, 수준 높은 고등교육과 연구의 필요성, 고등교육 기회의 균등한 분배, 고등교육과 연구 부문의 질적 수준의 보장 필요성, 그리고 헌법과 법률적 구조의 중요성 등 현대 국가에서 대학의 공적 책임을 정당화할 수 있는 논거는 충분하다. 이런 점 때문에 독일 대학은 2014년부터 대학 전면 무상교육 체제로 복귀했으며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안)」의 제정을 통해 내국세 총액의 일정 비율을 고등교육 교부금으로 사용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 재원의 사용과 관련해서는 일반교부금으로 국공립대학의 신설, 공영형 사립대학을 지원하고 특별교부금은 장학금, 국가교수지원금 등에 사용하면 된다.

둘째, 공영형 사립대학을 육성함으로써 대학의 공공성을 확립해야 한다. 대학운영비용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학 중심의 체제에서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는 없다. 박근혜 정부의 구조개혁정책이란 사립대학 위주의 고등교육체계의 한계와 위기를 회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손질을 해야 한다. 즉 사립대학 위주의 고등교육체계를 공공적 형태로 변화시켜야 한다. 공영형 사립대학이란 정부 등 공적 기관으로부터 대학운영경비의 50% 이상을 제공받고 그 법적 지위가 반(半)공립, 반(半)사립으로 전환되는 사립대학을 말한다. 정부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만큼 재정지원이 되는 영역, 즉 인사와 예산에 대해서는 학교법인이 아니라 대학구성원과 정부에서 임명하는 위원으로 구성되는 대학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권을 가지게 되어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다.

셋째, 학문의 자유와 대학자치를 확립해야 한다. 대학은 지식의 생산과 보급을 통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발전에 기여한다. 이 점을 중시하여 대학은 학문의 자유를 누린다. 전통적으로 학문의 자유는 연구주제를 스스로 정하고, 외부 통제 없이 연구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권리로서 인정되고 있다. 이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국립대학법과 사립대학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고등교육에서 교육부 업무와 국가교육위원회 업무를 분리해야 한다. 교육지배구조란 교육관련 의사결정권을 누가 행사하느냐의 문제이므로 결국 교육행정기구의 변경으로 귀착된다. 현재는 교육부가 신자유주의정책을 수용하면서 통제메커니즘(관리주의) 위주로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 중심의 의사결정구조를 변경하여 학문의 자유와 대학자치에 속하는 사안은 대학에 의결권을 부여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교육제도법정주의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이란 양 가치를 반영해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의 업무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교육제도법정주의에 따라 의회가 입법한 고등교육법 등에 따라 집행하는 사무는 교육부가 계속 담당하지만, 국가수준의 중요한 교육계획들은 사회적 참여와 합의가 필요하며 이것이 국가교육위원회가 담당해야 할 업무들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앞서 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 교육청 등 교육기구들이 교육자치역량을 갖추도록 법제화해야 한다.

고등교육에 대해 의사도 능력도 없는 학생들까지 비학문적 요인 때문에 입학이 강제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러나 고등교육은 가치 있는 공공사업으로 누구에게나 장려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고등교육의 공적 기능을 강화하고 고등교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새 민주공화국 교육정책의 기본 방향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교육공공성

사진=전국교수노조

신자유주의 넘어서는 새로운 유초중등 교육 패러다임으로 교육복지를 실현해야

강명숙 (배재대 교수)

1995년 5.31교육개혁으로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이 표면화됨에 따라 국가의 교육정책 추진 세력 사이에서도 현 교육정책 기조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어 왔다. 새 교육 패러다임을 고민해야할 교육부는 그러나 지역교육자치단체와의 불협화음만 격화시키며 정책적 무능함만 증명해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 술 더 떠 국사교과서 국정화 등 반동적인 교육정책을 밀어붙여 교육현장에 혼란만 가중시켜 왔다. 이에 중고등학교의 서열화 및 계층간, 특히 지역간 교육격차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며, 그 결과 가정환경 및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불평등이 강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반동적 교육정책으로 인해 초토화된 교육현장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정립하기 위해선 그야말로 혁명적인 수준의 교육개혁이 요구되는 때이다.

없앨 것은 빨리 없애고 새로운 제도로 디자인해야

무엇보다 먼저 교육개혁을 위해선 교원능력개발평가제, 학업성취도평가제와 같은 신자유주의 교육체제를 상징하는 핵심 정책을 즉시 폐기해야한다. 물론 5․31교육개혁으로 학교 현장에 도입된 정책들 중 학교운영위원회, 교장공모제, 자율학교 등은 의미 있는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 교원들을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이들의 자율적⦁자발적 개혁의지를 막아온 교원평가는 폐지되어야 한다. 또한 학업성취도 평가제 역시 학습부진아 파악 및 체계적 지원이나 학습부진에 대한 학교의 책무성 강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교육현장의 갈등만 부추겼다. 이러한 평가 만능의 교육정책은 즉시 폐기되어야 한다.

없앨 것은 없앤 후엔 교육제도 자체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에 착수해야한다. 그동안에도 입시제도 개혁이나 개별 학교⦁급 내부 수준에서 제도 개편은 계속되어 왔지만, 이제는 인간 발달 단계에 맞게 학제 자체를 개편하여 학교제도를 유연화하고 수업연한과 교육과정을 다양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유아교육과 보육 서비스 기능의 조정과 연계 강화 혹은 유치원과 보육기관을 단일화하여 공교육 기간학제에 포섭하거나, 중⦁고로 분리된 중등학교를 통합 혹은 중⦁고를 연계하여 일관 교육을 추구하는 방식도 가능하며, 고교와 대학교육의 연계를 강화하는 제도의 기획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기존 학교제도에 학생들을 끼워 맞추기보다 학생 중심의 개별맞춤형으로 학교제도를 유연하게 기획할 필요가 있다. 기간학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괄 개혁보다는 학교제도의 다양한 조합을 허용하는 학교제도의 유연성을 강화하는 개혁이 필요하다.

셋째, 학습자 중심으로 교육 및 교육복지 관련 법제를 대대적인 정비해야한다.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 근거한 현재의 교육기본법과 아울러 그때그때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각종 교육 관련법의 정비가 시급하다. 예를 들어 인성교육법 같은 경우는 폐기하거나 인권교육법이나 민주시민교육법 등으로 개정하고, 학교폭력에 관한 법 등도 학교의 민주적 친인권적문화 조성에 기여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 이러한 법제 정비 과정과 함께 교육정책 추진 단위를 통합하고 책임 주체간의 관계 및 역할도 재정립해야만 한다. 또 개별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성과가 좋은 교육 관련 사업은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 될 수 있도록 법제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나 학교자치조례 같은 것은 아동청소년 인권법을 제정하거나 초중등학교법으로 끌여들여야 하며, 교육받는 아동청소년 혹은 학습자 중심으로 제도와 정책을 통합하고 체계화하는 법제 정비가 되어야만 한다. 부처간, 지역과 중앙간, 학교와 지역사회 사이에서 협치와 분권의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제도와 역할 관계를 규정하는 법적 정비 또한 필요하다.

분권적, 보편적, 그리고 민주적인 교육과정으로

넷째, 국가 교육과정 체제 아래서 국가가 교과별 교육과정, 수업시수, 교과서 인정⦁심의를 일방적으로 시행하는 현행 제도는 개혁되어야만 한다. 국가 수준에서는 교과군을 묶어 학생역량별 기준이나 성취 조건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교육과정을 최소화⦁대강화하여 제시하고, 나머지는 시도교육청 및 학교에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분권형 교육과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가 주도하에 여러 압력 세력의 입맛에 따라 고치고 덧붙여진 누더기 교육과정이 아니라 분권화된 단위, 즉 중앙, 지역, 학교, 교사 수준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에 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진 여러 단위들이 각자 만들어 내는 서로 다른 독특한 교육과정이 하나의 완성체를 이루는 조각보 교육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디자인된 개별화된 맞춤형 교육경험을 학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또한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쪽으로 개혁되어야만 한다.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평등하게 보장하는 교육을 위해서 교육 소외계층 대책을 강화하여 교육 첫 출발선 또는 교육 단절 시점에서의 차별이나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지역에서 학용품과 통학 비용, 체험활동비 등이 지급된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또한 제공되어야 하며, 어느 한 학생에게 소요되는 기본적인 교육경비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최저 교육비에 대한 보편적인 지원이 거주 지역이나 학습자 특성과 연결되어 차등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안정적인 학습 보장과 그 결과로 누구에게나 기초 학력이 보장되고, 교육격차는 해소되며, 위기학생에 대한 집중 관리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교육비 부담 없는 나라를 위해 유치원의 공교육화, 고등학교 무상교육, 대학 반값 등록금, 사교육을 제한하고 금지하는 법적 조치, 학력 차별을 근절하는 법적 조치도 함께 취해져야 한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 지능정보기술 분야 등 첨단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직업 훈련 성격의 교육 강화 못지않게 보편적 인문 교육, 세계 민주시민 교육 또한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쟁보다는 상생과 협력의 교육으로, 관계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능력을 제고하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만 한다.

여섯째,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주체적인 학습생태계 구축을 위해 중앙정부 중심의 교육행정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교육자치의 실질화를 위해 유⦁초⦁중⦁고 관련 교육정책은 기본적으로 교육감 관할로 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계의 권위적인 문화와 수직적인 질서, 비교육적인 관행이나 문화 등을 바꾸어 안전하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학생과 교원과 학부모 그리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치하는 민주적인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우선 교사회와 학생자치나 학부모 참여를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핵심

또한 사립학교와 유아교육기관에 대해서도 특단의 조치가 취해져야만 한다. 저출산 문제 해결, 유아 공교육비 및 사교육비 부담 경감 등을 위해 사회적 돌봄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보편적인 복지서비스로 양육의 책임보다는 양육의 기쁨을 누리도록 유아교육과 돌봄서비스에 대해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해야만 할 것이다. 유아교육 및 보육시설의 공영화, 유아교육 및 보육시설의 지역간 불균형, 교육 및 보육자의 전문성 강화, 완전 무상교육, 지역 직장 및 공공기관, 사회단체와의 네트워크 강화로 충분한 돌봄과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사립학교의 공공성 강화 또한 시급한 문제이다. 사학비리가 여전하고, 설립자 및 이사진의 제왕적 운영 등으로 민주 사회에서 가장 변화가 필요한 영역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립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위해선 사립학교법 개정이 시급하다. 장기적으로는 사립학교를 공립학교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만 하며, 이를 유도하는 정책 로드맵을 준비하고 시행해야만 할 것이다.

현재 관료주의적 학교문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가산점과 자격증 중심의 교원승진제도 또한 타파해야 한다. 행정이나 가산점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수업과 교육 잘하는 교사들이 학교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장공모제를 전면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교장선출보직제로 전환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교육계 인력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교육계 인력 구성의 다양화에 부합하는 법제와 교육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끝으로, 방과 후 교육활동의 사회적 보장으로 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 정규교육과정 이후 방과후 교육활동을 사회적으로 책임지도록 해야만 할 것이다. 학교는 보편적 수준의 민주시민의 자질과 능력 함양에 주력하고, 특히 학습부진학생의 교육에 우선적인 책임을 갖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방과 후에도 모든 아이들이 공공적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방과후 교육은 학교교육의 연장이거나 입시 위주의 교육이어서는 안 된다. 나아가 학생들의 방과후 교육 활동 뿐만아니라 지역의 모든 사람들의 교육활동 보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교육 전문가와 지역민이 협력하여 지역의 교육적 자원을 주도적으로 네트워킹하여 지역민의 교육활동을 사회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여 교육의 공공성을 전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소개
강명숙 (배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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