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구조조정 방향
    노동자 희생 노동개악이 결론?
    민주노총 "경영진에 책임, 노동자에게 일자리 대책"
        2016년 04월 22일 07: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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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한계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노동4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19대 국회 쟁점법안 통과해야 한다며 앞선 정부여당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대량실업과 임금삭감 등이 예상되는 구조조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 없이 정치권 내 협의에만 머물러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수술이 무섭다고 안하고 있다가는 죽음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구조조정에 따라 발생하는 실직자에 대해서는 실업급여, 재취업 훈련 등 복지 대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전직할 수 있는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신산업 육성과 규제완화, 노동개혁 등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 등이 신산업으로 뻗어나가는 길을 터줄 수 있고, 파견법은 자영업자와 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주는 일자리 대책인 동시에 뿌리산업 등의 구인난을 해소하는 중소기업 대책이기도 하다”며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다.

    또한 실업급여 지급 기간 연장 등 야당의 실업대책을 겨냥한 듯 “스웨덴은 재정, 복지, 성장이 선순환되는 좋은 모델로서 이를 분석하고 검토하여 국민들에게 잘 알려야 한다. 복지 포퓰리즘이 아닌 직업훈련, 구직지원 등 복지제도를 통하여 구조조정을 지원한 좋은 선례”라며 “실업급여, 파견 확대 등이 모두 구조조정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노동4법이 한꺼번에 통과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박 대통령과 앞선 정부여당의 노동4법 처리 촉구 등은 구조조정의 방향을 ‘노동자 고통 전담’에 맞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업급여 지급기간 확대 등 사회안전망 중심의 대안을 내놓은 야당들의 경우 이 같은 방식에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대기업 대주주와 경영진에겐 최소한의 책임을 묻는데 그치고 협력기업과 노동자에게 모든 비용과 희생이 전가되는 폭력적 방식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노동자들을 해고의 사지로 내모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우리 사회는 또다시 엄청난 갈등과 죽음의 행렬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구조조정 논의가 정치권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것 또한 문제다. 대량실업과 임금삭감 등 구조조정의 피해 노출도가 높은 노동자와 지역사회 등이 이 논의에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한 대변인은 “폭넓은 사회적 합의에 기초하지 않고 정치적 협의 수준으로 구조조정 문제가 접근되는 것은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사태가 불러온 사회적 갈등과 지금까지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아픔을 기억해야 하며, 다시는 이런 상처가 반복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상황을 공유하고 책임 있게 다가서야 한다”면서 당사자들의 충분한 협의가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계 또한 경제위기와 경영실패의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만 전가하려는 정부의 구조조정 방식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대량해고를 방지할 대책을 내놔야 할 정부는 오히려 ‘선제적 리스크 관리’ 또는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자본의 경영상태와 상관없이 산업재편과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자본은 경제위기와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구조조정을 즉각 중단하라”며 “기업 경영상의 위기, 나아가 국민경제의 위기를 초래한 기업과 경영진에게 우선 책임을 묻고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장할 대책을 우선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구체적 실업대책 없이 구조조정에 일단 동의 입장을 보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에도 “진정한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되려면 정부 여당의 재벌 배불리기 구조조정에 동참하지 말고 노동자들의 고용보장과 고용안정,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한 근본적 대안을 제시하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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