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범야권 전략협의체' 제안
    통합 제안 "거부"...민생 연대 추진
        2016년 01월 20일 01: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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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2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 논의기구의 성격인 ‘범야권 전략협의체(가칭)’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러한 논의의 틀 내에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국민회의 등에 민생과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연합’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4월 총선에서의 단기적 후보연대가 아닌 정치·정책적 연대를 통해 향후 공동정부까지 구성까지 염두에 둔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제안이다. 다만 문재인 더민주 대표가 전날인 19일에 한 통합 제안에 대해선 “이번 총선을 통해 정의당의 정체성을 안착하는 길로 가겠다”며 거부했다.

    정의당, 쪼개진 범야권의 연대 위한 다리 역할…‘범야권 협의체 추진’
    “정치연합 구상 위해 범야권 지도부 만날 것”

    심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승리를 위한 연대, 민생 살리기 공조, 정권교체를 위한 정치연합 구상에 야권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그 출발점으로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연대 논의기구 성격의 범야권 전략협의체 구성은 문재인 대표의 연대를 위한 공식적 논의 제안에 대한 대답인 셈이다. 정의당은 이 협의체 내에서 정치연합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총선에서의 야권연대, 향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까지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총선 후보단일화에 맞춰진 야권연대는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승리공식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연대의 방점이 총선승리가 아닌 ‘민생 살리기’를 위한 정책이나 공약 개발 등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 경제민주화의 공통점은 민생을 살리겠다는 것”이라며 “제 정당 간 공동공약으로 민생회생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야권이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 협력할 때 총선승리도 가능할 것”이라며 “민생 살리기 야권공조로 얻은 신뢰로 정권교체 연합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실패와 민생파탄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에 적극 공조해야 한다”며 “야당 간의 권력혈투가 아니라, 기득권에 맞서 민생을 지키는 혈투를 벌이는 데 공조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범야권에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이날부터 범야권 정당 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분열된 제1야당들과의 야권연대 중재자 행보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심 상임대표는 “오늘 이후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국민회의 등 야권 제정당과 야권 지도자들을 만날 것”이라며 “민생을 위한 총선 공동공약, 5無 혁신 공천방안, 정권교체 등의 의제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진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어제 문 대표의 연대논의 제안에 대해선 “총선 후보조정을 넘어 국민을 위한 야권연대가 될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조직적인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고, 야권연대에 부정적 입장인 국민의당에는 “다원화된 정당 간의 협력과 경쟁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지 않고서 양당체제를 넘어설 수 없다”며 정치연합 구상에 동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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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사진=정의당)

    강력한 진보정당만이 불평등 해결할 수 있다
    문재인 통합 제안은 거부, “정의당 정체성 안착시킬 것”

    심 상임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히 복지시스템이 잘 갖춰진 서구 선진민주주의 국가의 중심엔 강력한 진보정당이 있었다며, 한국 사회에서의 진보정당 역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더민주의 통합 제안을 거부한 이유 중 하나도 원내 유일한 진보정당으로서 그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그는 “국민들은 선진민주주의 나라의 잘 갖춰진 복지 시스템을 부러워하고, 빈곤이 없고, 서로 평등한 조건에서 차별이 거의 없는 나라를 동경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선진국을 부러워하지만, 정작 말하지 않는 것이 있다”며 “그것은 바로 강력하고 유능한 진보정당이 그 사회의 주축정당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심 상임대표는 “진보정치는 선거 때만 되면 언제나 두 가지 상반된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며 “하나는 진보정치의 가치와 신념을 지키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선거에서 표출된 국민의 명령을 따르는 일이다. 비록 더디더라도 정의당의 정체성을 한국사회에 안착시키는 것이, 정의당이 가야할 길이고 한국사회에 기여하는 길임을 확신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야권 지지자들은 한 목소리로 박근혜 정권을 힘 있게 견제하고, 정권을 바꾸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의당은 이런 국민의 요구에 야당으로서 책임 있게 응답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심 상임대표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문재인 대표는 통합을 제안했고 저희는 통합은 고려 않고 국민을 위한 연대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연대 방안에 대해 고민해서 제안을 드리겠다”며 통합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2004년 민주노동당이라는 진보정당의 첫 원내진출에 대해 언급하면서 “한국사회에 복지의 씨앗을 뿌렸고, 성장 제일주의를 추구한 대한민국에 금기어나 다름없는 복지, 노동의 정치를 세우고, 이를 보편적인 정치언어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진보정당은 기득권 정치를 변화시키는 활력 있고 유능한 진보정당의 필요성은 야권분열의 혼돈, 정치위기의 현실 속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며 거듭 진보정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 상임대표는 “보수정부를 대체할 유능하고 책임 있는 대안 정부를 준비해나갈 것”이라며 “진성당원에 기초한 민주적 리더십을 형성하고, 젊은 정치인을 양성하는 청년정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월 중에는 예비내각과 정책자문기구를 발족시켜 유능한 정책정당의 면모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사회를 칭칭 둘러싼 기득권 카르텔에 맞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청년이 희망을 말하는 사회, 지역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 것”이라며 “땀의 정의를 실현하는 국민의 노동조합으로 이번 총선에 임하겠다”고 했다.

    보수정부 8년… 대한민국 절망의 언어들로 뒤덮여
    정부여당의 비상사태 타령에 “국민겁박 집권세력의 정치부재가 위기 핵심”

    심 상임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 실종 정치와 여당의 대결정치 조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은 평생을 희생해 온 노동자·농민, 평생을 인내해 온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내놓으라고 모질게 몰아세우고 있다”며 “새누리당 배후에서 국회심판론, 야당심판론이라는 덫을 쳐놓고 대화 없는 대결정치를 조장하여 정치파탄의 반사이익을 챙기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상임대표는 “보수정부 8년, 대한민국이 헬조선, 금수저, 흙수저와 같은 절망의 언어들로 삼켜질까 우려스럽다”며 “권력이 엇나갈 때는 채찍과 회초리를 들 수 있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이 들 수 있는 회초리와 채찍은 바로 야당”이라며 야당이 선제적으로 대안정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공공재인 정치가 정치 엘리트들만의 이익에 의해 좌우된다면, 당만 깨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까지 희생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안보·경제가 비상상태라며 연일 국회의장을 압박해 쟁점법안 등의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겨냥해 “집권세력이 국민을 겁박하고 야당은 각자 먹을 것만 쫓는 정치부재의 상황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의 핵심”이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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