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중국 탓하는 미국에 불쾌
[중국과 중국인] 북핵과 중국 반응
    2016년 01월 11일 09:18 오전

Print Friendly

김정은의 생일(1월 8일) 이틀 앞두고 북한이 결국 4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그것도 자칭 수소폭탄을, 과거와 달리 중국에도 통보하지 않은 채. 중국 역시 처음으로 직접 북한의 책임을 거론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중국과 북한 관계의 실상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북한의 핵실험이 내포하고 있는 본질적인 목표와 올바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북한의 핵실험 후에 이어지는 북한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반응을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북한은 핵 실험 후 성명을 발표해 미국의 적대적 위협에 대한 정당한 자위권 확보 차원임을 주장한다. 뒤이어 미국, 일본, 한국은 이구동성으로 북한의 핵무장을 비난하는 동시에 대화의 장에 나올 것을 주장하면서 특별히 중국에게 북한을 설득할 것을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6자회담의 틀에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한다.

이것이 지금까지 북한의 핵 실험과 반복된 관련 당사국들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방식과 표현들이 조금씩 달랐다.

우선 북한은 과거와 달리 그나마 가장 우호적이면서 북한을 지원했던 중국에게조차 핵 실험에 대해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마치 미국이 아닌 중국에게 무력시위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중국 역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외교부 대변인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북한에게 비핵화 약속의 이행 및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의 중단을 요구하는 동시에 중국이 이와 관련한 국제적 의무, 즉 북한에 대해 제재조치에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과 미국 등의 대북 제재조치 참여 요구에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 중국의 곤혹스러운 처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국이나 일본으로서는 내심 북한의 행동이 반가울 수도 있다. 북한의 이런 행동을 구실로 대중 군사 봉쇄에 미온적인 한국의 참여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북한의 핵실험(그것이 원자탄이든 수소탄이든)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반응에 대해 검토해 보자.

중국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을 중국의 대북정책의 실패로 규정짓는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주장에 상당히 불쾌해 한다. 북한의 핵무장 노력이 기본적으로는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이 자신의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면서 조선의 핵무장 강화를 핑계로 중국에 대한 군사적 봉쇄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일본의 재무장을 허락하고 한국까지 중국 봉쇄의 한 축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입장과 북-중 관계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마오쩌뚱과 김일성 시대의 혈맹관계에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웃으로 전환해 가고 있는 시진핑과 김정은 시대의 북-중 관계는, 미-일-한 3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양국의 이익과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상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이 한반도에서 북한을 대신해 중국의 더 중요한 협력 대상이 되었다. 경제, 군사적으로 이어지는 미국의 봉쇄와 압박에 맞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계획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은 계륵(鷄肋) 같은 존재가 되었다.

미국과의 무모한 군사적 대치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변경의 혼란은 중국이 북한에게서 가장 원하지 않는 현실이다. 직접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이렇게 자신을 버릴 수 없는 중국의 상황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이나 한국과의 대치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렇게 중국과 북한의 상반된 이해관계가 현재의 북-중 양국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핵 무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무력 충돌과 그로 인한 대규모 난민의 유입 또는 한반도의 북쪽까지 미군이 진출하게 되는 상황이야말로 중국이 가장 피하고 싶은 미래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상상하기 싫은 미래에 직면하기 않기 위한 대응들이 지금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다.

따라서 중국이나 북한 모두 과거의 혁명적 이념적 관계에 대한 향수를 극복하고 현재 직면하고 있는 냉정하고 현실적인 양국 간의 경제 및 군사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