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노동 동시④ '꿈꾸고 싶은 발자국'
        2012년 07월 26일 01:53 오후

    Print Friendly

    * 최근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서 세계의 가혹하고 열악한 아동노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어린이이면서 노동자이고, 극한적 노동조건에서 가혹한 착취를 받고 있는 아동노동의 현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 분노, 애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레디앙은 전세계의 아동노동 현실에 대해 고발하면서도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담고 있는 동시들을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될 작품들은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이신 신지영 선생의 작품이다. 그림은 이창우 선생이 그려주셨다.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편집자>
    ——————————————–

    <꿈꾸고 싶은 발자국>

     

     

    흐린 불빛이 번지는 공장 유리창에

    새벽이 차가운 이마를 맞댑니다

     

    자꾸 풀어지는 피곤을 바짝 조여도

    졸음은 어느새 완성돼 쏟아져 나옵니다

     

    공장장이 주는 벌들도

    이제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망가진 기억의 부품들이

    롤러에 감긴 채

    먼지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어쩌면 나는 유효기간이 다 되어서

    곧 고장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본드로 밑창을 붙인 신발들이 층층이 쌓여가도

    본드냄새가 빠져나갈 길은 공장에 없습니다

     

    내가 만든 신발을 신는 아이들은 알까요

    자신의 걸음걸음마다 찍혀 나오는

    나의 피곤을

    졸음을

    기억을……

    작품배경과 설명 : 1996년 미국의 월간지 <라이프>에는 “어젯밤 당신이 150달러를 주고 샀을지도 모르는 나이키 신발을 만든 사람이 12살 된 파키스탄 어린아이며, 그 아이가 하루에 받는 돈은 고작 2달러에 불과하다.”는 르포가 실렸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의 기사입니다.
    처음 나이키에서는 해당지역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회피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시민, 인권 단체의 항의와 NGO의 불매운동 등으로 인한 미국시장 점유율과 주가가 하락하자 나이키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00년 기업윤리부서를 신설해 해결을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이 되어서야 전 세계 하도급공장 실태를 공개해 노동착취등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인했습니다. 정보를 공개하는 데만 무려 9년의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아동 노동 착취는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좋은 신발을 신고 좋은 발자국을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료와 품질이 우수한 신발이라 할지라도 그 신발에 젖어 있는 땀이 착취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 신발은 결코 가치 있는 발자국을 만들어 내지 못할 것입니다. 

     

    필자소개
    신지영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