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면죄부' 대법원 판결
"술 먹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 아냐"?
    2015년 12월 11일 11: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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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감사원과 국무총리실에서도 ‘총체적 부실’로 판단한 MB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결한 것과 관련, 대한하천학회 회장인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는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와 똑같은 맥락”이라며 대법원의 이번 결정을 정치적 판결로 규정했다.

김 교수는 11일 오전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판결할 거라고 예상했다”며 “민주주의 국가는 3권 분립이라고 얘기하지만 우리나라는 3권을 통합해 놨다. 대통령 한마디면 국회의장 모가지가 달아나지 않나. 저는 이게 (4대강 사업이) 행정부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판결할 거라고 봤다”며, 정치적 판결임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지금 판결문에는 물이 깨끗해졌다고 하는데 물이 깨끗한지 안 깨끗한지 현장에 한번 가보기만 했으면 그걸 금방 안다”며 또한 “전문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려운 게 많다. 이 때문에 증인을 불러 가지고 변론해야 하는데 현장 검증도 없고 변론도 없이 그냥 이렇게 판결 내렸다”고 지적했다.

4대강

대법원 판결에 대한 기자회견(사진=환경운동연합)

김 교수는 판결문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판결문을 국민들이 알기 쉽게끔 읽어 드리면 ‘예비타당성 조사는 안 했지만 국가 재정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판결을 했다”며 “또 하천법을 우리가 위반을 했다고 했는데, 이 하천법에 의하면 수자원 장기종합계획도 세워야 히고, 이후 종합치수계획도 세워야 하고, 하천기본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판결문에는 이런 것은 하지 않았지만 이건 큰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경정책기본법과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하면 사전환경성 검토를 하게 되어 있고 또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돼 있다. 여기에 대해선 ‘환경영향평가를 부실하게는 했지만 환경영향평가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렇게 돼 있다”며 “또 하나는 ‘정부가 재량권을 벗어난 것은 맞지만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렇게 판결해놨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치에 관여는 했지만 선거에 대해서는 아니다’,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했지만 비행기 돌리라고는 말 안 했다’,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이것과 똑같은 맥락이 아닌가”라며 “미국이나 EU에서는 아예 법 자체에 4대강 사업과 인공적으로 강을 파고 시멘트 갖다가 붙이는 건 그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4대강조사위원회·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4대강 국민소송단 또한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적 상식으로 검증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모두 부정한 것”이라며 “정부 주도의 국토환경 파괴사업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을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라고 대법원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13년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인정했고 다음 해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도 4대강 사업이 가뭄에 효과가 없고, 수질 악화와 생태계 훼손을 가져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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