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덕 원전 주민투표,
    “압도적 반대가 민의”
        2015년 11월 17일 01: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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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영덕 원전 건설 찬반 주민투표에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법적 효력을 상실했다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 영덕핵발전소 주민투표관리위원장 경북대 노진철 교수는 “영덕 주민들의 주권의식을 폄훼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교수는 17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법적 효력이 없는 민간 자율로 이루어진 주민투표가, 전체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고 유효 투표수 과반 이상을 얻으면 갑자기 법적 효력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건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누구도 그런(법적 효력에 대해) 주장하지 않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노 교수는 “삼척도 민간 주도로 이뤄진 주민투표였다. 삼척 주민투표 역시 법적 유효성을 확보하려고 시도한 것이 아니라, 민의의 현주소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적 효력과 관계없이 영덕에서 이뤄진 주민투표는 영덕 주민들의 민의를 정부에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와 일부 언론은 전체 유권자 대비 투표율이 기준에 미달하기 때문에 법적 효력을 상실했다고 전했다. 원전 유치 여부가 더 이상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은 셈이다.

    특히 일부 언론에선 정부의 투표 참가 방해 공작이나 영덕 주민이 자발적으로 진행한 주민투표의 의미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원전 유치에 반대하는 영덕 주민들의 주권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영덕 주민투표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10월 강원도 삼척에서도 핵 발전소 유치 찬반 투표를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투표율 67.94%로 유치 반대는 2만 4531명(84.9%), 유치 찬성 4164명(14.4%), 무효 172명으로 유치 반대가 84.97%로 압도적으로 우세하게 나왔다.

    특히 삼척에서는 주민투표관리위가 개인정보 제공을 동의 받아 직접 작성한 주민투표 투표인명부 등재자는 4만 2488명으로, 6·4 지방선거 삼척지역 유권자 수 기준 6만1597명의 69%였다. 주민투표 투표인명부 등재자 기준으로 투표율은 67.9%이고, 지방선거 유권자(법정 투표권자) 기준으로도 46.8%를 넘은 것이다.

    즉 삼척 주민투표의 경우는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이 넘었지만, 정부는 삼척 주민투표 당시에도 지정고시가 확정됐다는 이유로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삼천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업무 위탁을 거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를 추진한 삼척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해서 기소한 바 있다.

    삼척에서는 주민투표의 투표율 법적 기준을 넘었어도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고 이번 영덕에서는 주민투표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온갖 방해 책동을 했으면서도 투표율 결과가 법적 기준에 미달한다고 효력이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법적 효력의 근거로 대는 이유가 때에 따라 달라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영덕 원전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서는 주민투표관리위원회의 투표인명부 1만 8581명 기준으로 투표율 60.3%이며 1만 274명(91.7%)이 반대했다. 영덕의 법정 선거 투표권자 3만 4432명(9월 기준)를 기준으로 하면 1만1201명 투표는 32.5%이었다.

    영덕

    영덕 주민투표 개표 모습(사진=뉴스민)

    노 교수는 “(이번 주민 투표 과정에서) 행정자치부 혹은 통상자원부가 장관 명의로 투표 불참 유도 유인물을 모든 가정에 배포를 했다. 한수원이 다양한 방해공작을 벌였는데도 삼척에서보다 투표율과 원전 유치 반대표가 높게 나타났다”며 “그것은 주민들이 정부에 대해서 핵발전소 유치와 관련해서 자신들의 의지를 표명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원개발사업추진위원회는 지난 2012년 9월 영덕을 핵발전소 부지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해 국가사무로 이관했다. 정부는 이미 국가사무로 넘어온 사안이기 때문에 주민투표법에 따라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설사 이렇게 지정고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핵발전소 건설 실시 계획이 승인나기 전까지는 예정구역 지정고시는 항상 철회가 가능하다”며 “과거에 김대중 정부때 삼척이 핵발전소 예정지역으로 고시가 됐다가 철회가 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0년 핵발전소 위치 신청 당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전원개발촉진법상 영덕군수가 주민 의사를 수렴하도록 되어 있는데 사실상 주민 의견을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원전 건설 예정 지역에 사시는 399명의 동의 서명과 그리고 군의회 의결만 거쳐서 유치 신청을 했다”며 “그 때문에 올 초부터 영덕 군의회가 절차상 하자를 보정하기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요청했고 영덕군민들이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민의가 달라졌다 이것을 확인하기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정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재영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정책과장은 전날인 16일 같은 매체에서 “이번 투표에 관해서 정부가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동참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높은 투표율이 나온 것은 반대하시는 분들이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투표는 처음부터 정부가 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씀을 드렸고 투표 대상도 아니다. 합법적인 주민투표였더라도 개표 요건이 3분의 1을 충족하지 못한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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