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만길 등 한국사학계 원로들
    "역사와 교육에 대한 통제 중단하라"
        2015년 10월 21일 07: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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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학과 교수와 예비 역사교사 등의 국정제 역사교과서 집필 거부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강만길 전 상지대 총장, 권태억 서울대 명예교수 등 한국사학계 원로 20여명도 2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사학계 원로들은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흥사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부는 역사와 교육에 대한 통제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여기 모인 우리들은 평생 동안 한국사를 연구하고 교육하다 대학에서 정년퇴직한 학자들”이라며 “최근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 전환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걱정하던 끝에 대통령과 정부·여당 그리고 국사편찬위원장께 고언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는 유신독재체제에서 처음 도입됐다”며 “당시 우리는 정부가 강요한 전체주의적 획일화 교육이 초래한 역사교육의 황폐화를 일선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했기에 국정교과서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역사해석의 획일화를 초래할 국정교과서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방침에 있어 각계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2년 헌법재판소 결정문,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2013년에 발표한 정책보고서, UN 특별 조사관의 역사교과서와 역사교육에 관한 보고서 등 모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구체적으로 헌법재판소는 “국정제보다는 검·인정제도를, 검·인정제도 보다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는 것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의 이념을 고양”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은 “국정제를 채택하는 나라는 권위주의 내지 독재국가이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자유발행제나 인정제가 일반적”이라며 국정제 발행체제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을 적시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2월경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변경과 관련해 ‘학계‧교사‧학부모‧오피니언리더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힌 후, 눈에 띠는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국정제 전환 방침을 발표했다.

    ‘대한민국 역사학자 90%는 좌파’라는 등의 발언에 대해 “진실을 터무니없이 왜곡하여 국민을 속이는 일로 정부와 공당이 취할 떳떳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맹목적이고 억지스런 비난을 통해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일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세계적인 비웃음은 물론 뒷날 역사에서도 두고두고 비난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사편찬위원회는 정권의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사실에 입각하여 역사의 근간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마땅하다”면서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편은 2013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편파적인 검정 승인으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다”며, 국편을 중심으로 한 국정제 교과서에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에 대해서도 “학자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나서서 국정화 행정예고를 철회하도록 조치하라”며 또한 “정부 여당은 한국사 연구와 교육을 이념대립의 도구로 악용하려는 올바르지 못한 선동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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