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로 노동자 사망,
서울메트로 대표 등 고발
안전대책 부실, 적정인력 외면, 민영화 등 책임 물어
    2015년 10월 06일 07: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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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서울메트로와 서울메트로 이정원 대표, (주)유진메트로컴과 이 회사의 정흥식 대표이사를 6일 업무상과실치사죄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등의 혐의로 6일 고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고하게 죽어간 노동자를 만든 범인들에 대해 법원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서울메트로 등 관련 기관과 대표자를 고발하기에 이른 데에는 지난 8월 29일 서울지하철 강남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외주노동자가 사망한 사고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서울지하철을 운영하는 법인인 서울메트로를 비롯해 강남역 등 역사 내 광고, 스크린도어 설치 업무와 운영을 맡고 있는 유진메트로컴이라는 도급업체는 사과문 한 장 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안전사고 예방 등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주무부처인 국민안전처 또한 이 사고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 등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지하철 강남역 사고를 인재로 규정, 책임자와 관계 기관이 사과문 발표 및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인 강문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트로에서 대책안이라는 것을 내놓고 향후 이 사고를 재발치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과연 그 대책안이 이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2013년에도 똑같은 사고 있었고 비슷한 취지의 대책이 나온 적이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이런 사고 발생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더 두려운 것은 이런 동일 사고에 대한 기자회견을 또 하게 될까 두렵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관계기관에서 알아서 잘해주면 좋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단순히 형식적인 대책을 발표하고 책임자가 넘어가면 그 누구도 재발 방지에 대한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직접 사용자 외에도 도급을 준 자도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메트로 또한 강남역 지하철 사고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산업안전법상 1차적 책임은 형법상, 업무상 과실이다. 예견된 사고이고 과거 경험 있었던 사고다. 충분히 대비했어야 했다”면서 “사고 직전에 열차를 중지하거나 2인 1조를 내보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안전 메뉴얼을) 이행하지 않은 것 또한 업무상 과실치사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지하철 안전사고 무대책 규탄 회견(사진=유하라)

메트로와 서울시가 발표한 대책안에 대한 문제점도 끊임없이 나온다. 과연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와 실천할 의지가 있냐는 것이다. 지난 2013년 1월 성수역에서 동일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메트로는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공공교통네트워크 오선근 운영위원장은 이날 <레디앙>과 통화에서 메트로의 이번 사고 대책안에 대해 “강남역 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강남역은 민자로 스크린도어가 유지보수 관리되는 역이다. 서울메트로에서 직영으로 환수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강남역은 해당이 안 된다”며 “직영으로 하겠다는 메트로의 대책은 강남역을 포함한 24개 역사를 제외한 97개 역에만 해당된다. 결국 강남역 사고에 대한 대책은 없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빈번하게 벌어지는 지하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민영화 된 역사를 국가가 환수하고 시설물 전면 개보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 오 위원장의 지적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 인력 확보다.

오 위원장은 “2인 1조라는 안전수칙은 있지만 그렇게 일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조건이나 조직 문화, 그런 게 있지 않나”라며 “스크린도어에 문제가 있더라도 (회사에서) 닥달하지 않았다면 죽을지도 모르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 안으로 들어갔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서울지하철 정규직 노동자도 규정상 2인 1조로 점검, 유지, 보수 작업을 하는데 인원이 없어서 실제론 그렇게 일할 수가 없다. 가벼운 점검이나 조치는 혼자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5678도시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서울 지하철에선 2인 1조 근무도 버겁다”며 “혼자는 못나간다, 둘이 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순간 ‘유별나다’라는 말을 듣게 돼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일 못하는 사람, 게으른 사람이라는 욕을 먹기 싫어서 혼자 나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외주 노동자의 사망은 정부가 안전 문제를 얼마나 등한시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전 관리 감독이 지금처럼 미비할 경우, 언제 또 다시 세월호 참사나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대규모 재난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신설한 국민안전처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어디에도 국민안전처의 역할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다.

공공운수노조 김애란 사무처장은 “어떠한 재난에서도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겠노라고, 국민 안전처를 신설했다. 그러나 2015년 또 한 번 전 국민들은 시기에 맞지도 않는 전염병에 노출됐다”며 “국민안전처는 과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무엇을 했나. 뼈아픈 사고를 경험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노라는 약속 하에 1만 명이라는 대규모의 부서를 만들었지만 국민들은 국가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하루에 어마어마한 수의 시민이 서울지하철을 이용한다. 그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염려한다고 한다면 이런 사고가 늘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겠나”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공공운수노조는 교통과 안전에 관한 수많은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그 영역이 안전과 생명을 우선하기 위해 그들이 만든 매뉴얼대로 인력을 적정하게 배치한다면 청년 일자리 많은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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