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에서 ‘나’는,
    ‘우리’는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
    [책소개] <대한민국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강상구/ 알마)
        2015년 10월 04일 11: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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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풍백화점·성수대교·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대구지하철·아현동 가스 폭발사고, 서해페리호·세월호 침몰사고, 구미와 영천의 불산 누출사고, 괌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들을 기억할 것이다. 최근 20~30년 사이 대한민국을 충격에 몰아넣은 대형 안전사고들이다. 언론에 보도되지만 않았을 뿐 크고 작은 형태의 안전사고는 같은 시기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지금도 ‘후진국형 사고’라 불리며 어딘가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안전사고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개인이 아무리 주의한다 해도 ‘사회’와 그 ‘구조’가 잘못되어 있다면 안전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나와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걸까?

    이 책 《대한민국에서 안전하게 살아남기》는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서 개인 혹은 집단이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실제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게는 우리 생활 주변 먹거리 문제에서부터 크게는 노동재해와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안전과 관련한 위험이 어느 정도까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여러 사례와 정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사실 안전사고의 근본 원인 하나는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논리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줄여야 하는데, 그 비용이란 것이 바로 안전 비용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언제든 해고할 수 있고 인건비 비중이 적은 비정규직을 장시간 위험한 현장에 배치한다거나, 건설업·제조업 등에서 하청에 하청을 주는 이른바 ‘다단계 하도급’ 관행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비적규직 노동자나 하청 노동자는 안전사고 위험에 내몰리게 마련이다.

    먹거리 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보기 좋고, 향기 좋고, 식감 좋은 먹거리를 빠른 시간 안에 대량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인체에 유해한 향신료, 발색제, 착향료 같은 식품첨가물을 대량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비용과 관련이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생명보다 돈, 개인보다 기업의 안전과 이윤이 존중받는 환경인 셈이다.

    따라서 시민을 위협하는 안전문제가 무엇인지 바로 알고 이를 개선해나가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이 책의 기회 의도이자 궁극적인 목표다.

    대한민국에서 안전하게

    이 책의 장점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편안한 대화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각 챕터마다 가상의 두 화자는 우리가 맞닥뜨린 각종 위협들을 쉽게, 그러면서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 이 책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고 전체를 다 볼 필요도 없다. 관심 있는 분야 중심으로 골라보면 된다.

    먼저 이 책 1부는 ‘식품안전’을 다룬다. 동물학대·항생제·성장호르몬 문제를 양산한 공장식 축산 문제, 인체에 유해한 향신료·발색제·착향료 등을 다룬 식품첨가물 문제, 대량 생산을 위해 가축을 변형시키듯 곡물 유전자를 변형시키는 GMO 문제,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인해 그 위험이 배가된 방사능 오염 식품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짧은 순간 눈에 띄는 형태로 발생하는 재해 말고도 위험요소는 생활 곳곳에 존재한다. 2부 ‘생활안전’에서는 최근 논란 중인 디젤차의 배기가스 문제와도 관련 있는 미세먼지 문제, 한때 꿈의 광물이었지만 지금은 죽음의 광물이 된 석면 문제, 비용 절감의 희생양이 되어 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겪는 교통사고 문제, 이윤 추구가 목적인 의료 현실이 빚어낸 의료사고 문제 들을 다룬다.

    3부 ‘노동재해’에서는 산업재해로 인한 보상조차 쉽게 받기 어려운 노동사고 문제,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발생하는 각종 직업병 문제, 안전불감증과 비용절감이라는 요소가 겹쳐 노동자와 시민들의 삶을 위험으로 내모는 독성물질 누출 문제, 매출 신장을 위해 서비스업 노동자들을 ‘고객의 갑질’에 무방비로 노출시켜 이제는 재해 수준이 된 감정노동 문제를 조명한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실제적으로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핵발전소 문제, 자연을 인간의 구미(사실은 자본의 구미)에 맞게 조작하려다 발생하는 자연재해 문제, 불평등과 사회 갈등을 심화시키는 기후변화 문제, ‘대도시’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싱크홀·가스폭발 같은 도시형 재난 문제 들을 언급한다.

    이 책의 저자 강상구는 안전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두 가지라고 말한다.

    하나는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는 태도로, 사고는 늘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니 결국 자기 자신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사실 ‘각자도생’하라는 신자유주의 논리와 맥이 닿는다. 다른 하나는 결국 사회질서를 바꿔야 한다는 태도다. 사회질서를 전혀 다른 원리로 변화시켜야만 우리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다는 논리다. 저자는 바로 이 둘째 견해가 이 책을 쓴 이유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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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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