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치 결집은
    청년정치 활성화의 계기
    새로운 진보정당에 바란다-1
        2015년 08월 25일 10:2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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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노동정치연대, 국민모임, 진보결집+ 등의 조직들이 진보정치의 재결집을 통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시도의 고민이 조직의 외형을 키우는 것보다는 진보의 혁신과 재건에 맞춰져 있으며 또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에서 우리 스스로의 역할과 과제를 어떻게 설정하고 준비 실천해야 하는지를 몇 사람의 기고 글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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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4일 오후 7시 대학로 아이스페이스에서 [진보결집+] 청년위원회,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등 청년들이 ‘진보정치, 2세대를 부탁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노동운동 밖의 노동, 광장 밖의 시민들 등이 이 날의 주요 주제였다.

    토론회에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홍명교 교육선전위원은 “광장 밖에 주목한다는 것은 광장의 역사적 시효가 만료되었음을 담담하게 인정하고 어떻게 다시 그 사막과도 같은 광장 밖에서 ‘사회적인 것’을 발굴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재발명할 수 있을지를 찾는 문제다.”라는 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

    소외된 사람들을 어떻게 사회라는 틀로 재구성할 것인가. 이 문제는 우리에게 정치와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되새기게 하며, 양자의 간극을 돌파할 해답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정치와 운동이란 두 길 위에서

    14일 토론에서 조성주 소장은 정치와 운동은 서로 달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운동이 가져야 하는 속성과 지향점은 정치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어야 한다. 진보정치 내부로 한정해서 말하면, 진보정치가 수행하지 못한 주변부 노동운동, 복지의 사각지대, 주거·연금 등 미래세대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것은 진보정치에 ‘정치’가 결핍돼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기존의 진보정당이 정당의 정체성과 운동의 정체성을 구분하고 있지 못했었다는 점에 대해서 긍정한다. 그러나 정체성을 구분하기 위해서 운동과 정치의 극명한 이분법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이분법은 조성주 소장이 생각했던 “운동과 정치의 공동발전”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정치는 원내정치로 치환되고 운동은 과거로 퇴행할 가능성을 높인다.

    운동과 정치의 이분법은 진보정치의 힘을 ‘의석수’로 축소한다.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10명의 국회의원이 필요하며, 원내교섭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20명의 의원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지금 진보정치가 확보하고 있는 ‘원내 5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가장 정치적인 문제로 이해될 수 있는 정치관계법 개정에 관해서 진보정당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되는지 생각해보자. 정치를 원내 정치로만 이해하게 되고, 선거로만 이해하게 되었을 때 진보정치의 한계는 명확하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은 법안을 제출하고 의제를 주도하면서 흩어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제도를 만드는 것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형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은 사회의 기층에서 만들어지는 정치적 역동성을 필요로 한다.

    정치적 역동성은 원내에서의 정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장으로 나와 대중과 직접 접촉해야 하며, 운동의 힘을 받으면서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적은 의석, 그리고 원내 제 3당이라는 조건 속에서 우리가 아래에 위치한 사람들, 사각에 모인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서 정치와 운동은 필요에 따라 서로 돕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홍명교 교육선전위원이 자료집에서 말한 “그러나 오히려 진짜 문제는 민노당이 충분히, 노동운동의 새로운 의제에 대해 설정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 전략이 없었고, 오히려 조직적인 자양분으로서의 민주노총을 활용하려고만 했지, 충분히 개입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는 말은 오히려 정치가 운동과의 만남에 대해서 무신경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청년토론1

    이제 청년은 정당 속 어디에 자리 잡아야하는가

    그렇다면 이제 새로운 정당 안에서 ‘청년’은 어디에 어떻게 위치해야 하는가? 청년이 새로운 ‘사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진보정당은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조성주 소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 진보정당이 전략적으로 청년세대를 육성하고 훈련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홍명교 교육선전위원은 훈련과 육성의 시스템이 더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청년들의 훈련과 육성은 홍명교 교육선전위원의 말에 따르면 “정당 안의 주요한 청년 주체들이 저마다의 ‘현장’에서 자기 전망과 역할을 갖고 성장하는 경험”을 할 때 가능한 것이다. 구체적인 현장에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대중들과 만나 그들의 생각을 접하고 받아들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정치에 무관심해진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경험들은 중앙정치의 확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당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비슷한 전망을 가지고 토론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년이 국회 인턴 보좌관의 경험을 가지고, 혹은 중앙당의 당직 경험을 통해 행정적 역량을 기르는 것이 새로운 세대를 육성하고 성장시키는 노력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자기 전망과 자기 역할을 키우는 것은 더 구체적인 현장에서 가능해진다.

    이런 점에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에 필요한 청년 활동의 폭은 기존과는 달라져야 한다. 필요한 것은, 지역/부문으로의 청년 활동가 파견 그리고 자체적인 예산과 조직을 바탕으로 하는 청년의 리더십 구축 및 역량강화이다.

    과거 진보정치의 청년 당원은 학생운동을 통해 주로 유입되었으나 이제 그 경로는 별도의 매개 없이 청년이 직접 당에 가입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대부분의 청년당원들은 ‘사회’의 부재 속에서 스스로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입당을 한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새롭게 들어온 정당 조직에서 무엇을 할지,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개선하고 바꾸고 싶은지를 파악할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교육받고 성장한 경험을 가지지 않은 새로운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활동으로 성장하고, 활동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험’ 그 자체이다.

    지역과 부문에서 사업을 만들고 집행하기 위해서 다양한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과 부문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의 수는 전반적으로 적다. 적은 인력으로 일을 하다 보니 활동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소진되고 일부는 적은 임금에, 일부는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사라진다.

    지역과 부문의 활동력은 약해지고 새롭게 들어온 청년들은 지역에서, 혹은 부문에서 무언가를 할 기회를 가지고 싶어도 그 기회를 가지기 어렵게 된다. 소선거구제 하에서 지역의 활동은 필수적인데도 그런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부문에서 활동을 하고자 하더라도 이런 문제는 마찬가지다. 지역과 부문으로 활동을 하고 싶은 청년 활동가들은 활동공간을 찾지 못해 페이퍼 당원이 되거나 중앙의 부문활동으로 집중된다.

    우리의 구체적인 활동공간은 지역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 청년활동가의 수와 관심사를 파악하고 청년위원회에서 지역 시도당과 당원협의회로 활동가를 배치함으로써 개인들이 원하는 활동분야를 찾고 그 속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중앙, 지역, 부문, 원내의 각 부문에서 순환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각자가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지역의 청년단체, 시민단체, 노동조합과 연계하여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 활동의 전망과 역할은 그런 경험 속에서 나온다.

    한편 청년조직의 자체적 예산과 그 예산의 운영은 중앙과 지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기획 역량을 강화시킬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청년 리더십도 구축될 것이다.

    자체적 예산은 1년간의 활동을 자기 스스로 기획하고 그 기획에 맞춰 집행하면서 축적될 역량 강화와 리더십 구축의 중요한 기반이다. 1년간의 활동을 짜는 것만으로도 자기 사업의 구상과 전망을 가질 수 있고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집중화된 의제 개발과 적극적인 대중사업을 기획하도록 강요받는다. 이러한 과정의 성과물은 새로운 진보정당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진보정치는 정치에 무관심한 우리의 청년세대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큰 자극제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너무 크고 무거운 이야기에는 귀를 닫지만 자신의 문제라고 생각되는 작은 문제들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것이 중앙정치만으로 ‘사회’의 재구성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은 ‘자신의 현장’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꺼내고 구체화하는 전략적 노력을 청년들에게 경험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 활동 속에서 아직은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당내의 ‘사회’를 재구성하고, 나아가 밖에 있는 다른 청년들을 ‘사회’라는 틀 속으로 들어오게 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정치 되살리는 계기 되기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지난 14일의 토론에서 나왔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과거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날 참석한 많은 사람들도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청년들이 다시 하고 있는 이유는 광장 밖의 시민들로 이야기 되었던 노동, 주거, 교육, 연금,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의 상당수가 청년세대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 문제들은 청년세대만의 것은 아니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문제이긴 하다. 그러나 동시에 가장 많은 피해를 받게 될 사람들이 청년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청년세대들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할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취업준비로, 실업에 대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 정치적인 의미에서 한국의 ‘사회’ 속에 속하지 못하는 다수가 청년으로 남아있다. 새로운 진보정당이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재구성하고 ‘사회’에 합류하게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정치를 되살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당의 청년들이 마중물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필요도 있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을 만들기 위한 진보결집의 흐름은 정치적 무관심 속에서 정치를 되살리는 계기 중 하나다.

    필자소개
    [진보결집+]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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