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노동 동시③ '나는 연금술사'
        2012년 07월 21일 02: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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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서 세계의 가혹하고 열악한 아동노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어린이이면서 노동자이고, 극한적 노동조건에서 가혹한 착취를 받고 있는 아동노동의 현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 분노, 애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레디앙은 전세계의 아동노동 현실에 대해 고발하면서도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담고 있는 동시들을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될 작품들은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이신 신지영 선생의 작품이다. 그림은 이창우 선생이 그려주셨다.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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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연금술사>

     

    수은은 신비한 물이야

    양손 가득 바르면

    난 요술쟁이가 되거든

    요술이 넘치는 손으로 흙덩이를 문지르면

    흙속에 숨어있던 금들이

    쏙쏙 끌려 나와

     

    뱀의 몸속 같은

    길고 좁은 지하갱도로 삼켜질 때마다

    눈을 감고

    동생의 까만 눈동자를

    하얗게 반짝이는 이를 떠올려

     

    내가 퍼 올리는 건

    그냥 진흙이 아냐

    한 조각의 빵

    한 모금의 물

    한 벌의 옷이야

     

    더 이상 햇살이 놀러오지 않는 곳까지 내려갈 때까지

    잡은 줄은 나에게 제일 친한 친구야

    절대 놓치면 안 돼!

     

    어제는 손이 아파서 잠을 못잤어

    계속 주물러 줘도 소용이 없었어

    신비한 물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 거래

    하지만 나만 그런 건 아니야

    같이 일하는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니까

     

    조금만 더 참으면 돼

    일 년만 더 일하면

    동생과 함께 살 수 있어

    그 생각만 하면

    아픈 손은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게 돼

     

    말리에서 금을 채굴하고 있는 아동노동자

    작품배경과 설명 :  몇 년 내내 금값은 가파르게 솟아올랐습니다. 하지만 금광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노동력은 고가의 금값과는 반대로 저렴하기 때문에 금 캐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유엔에 의하면 서아프리카 기니, 말리, 세네갈 등지에서 일하는 아동금광노동자가 10-25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수은을 바른 맨손으로 진흙더미를 문질러 금 조각을 찾아냅니다.
    수은은 자석과 비슷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아이들 손에 금을 붙여 줍니다. 하지만 수은은 뇌세포를 파괴하거나 암을 유발하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아이들은 이런 사실도 모른 채 수은을 바른 손으로 세수를 하고 밥을 먹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끌어 낸 금 조각으로 만든 금괴는 스위스 은행의 ‘표준형 금괴’로 바뀌어 수많은 호사가들의 손에 들어갑니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은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빚에 치여 여기 저기 다른 금광으로 팔려 다니게 됩니다.

     

    필자소개
    신지영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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