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대체복무 아이콘 만들자"
"대체 복무 국민적 관심사 만들 찬스"
By 시망
    2012년 04월 27일 07: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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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날에서 뛰고(? 벤치를 데우고?) 있는 박주영이 얼마 전에 모나코에 장기체류자격을 신청해 얻음으로 해서 한국에서 병역기피 논란에 빠진 것을 물론 아는 사람만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스포츠 선수와 병역 문제

사실 프로스포츠 선수의 병역문제는 오랜 역사이다. 나이든 사람은 다 알만한 차범근의 경우 서슬퍼런 박정희 정권시절에 지금보다 더 어려울 듯한 독일 분데스리가 입성을 눈앞에 두고 병역에 발목이 잡혀 군복무를 마치고서야 프랑크푸르트에 입단할 수 있었다.

근래에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에 갔던 선수들이 김대중 대통령이 바라는 것이 뭐냐고 묻자, 조용히 “군대 문제 좀…”이라고 말했던 것을 보면 그들에게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그 말을 들은 김 대통령은 흔쾌하게 특별법을 만들어서 4강 주역들에게 병역면제 선물을 줬는데 이 규정은 결국 형평성의 문제로 없어졌다)

그리고 지난 아시안컵에서 4강에서 떨어지고 난 후 선수들의 허탈한 모습을 보면서 저 허탈함이 국위선양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병역특례를 받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실망인지 궁금해하던 사람은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두 감정이 같이 있다라고 우리 그냥 생각하기로 하자..) 그럴 때면 축구커뮤니티에서는 상주상무가 플레이오프 컨텐더가 될 것이라는 농담이 오가는 것도 현실이다..

하여튼 아직도 축구 커뮤니티는 박주영의 병역기피 논란으로 뜨겁고 박주영이 현역으로 입대하는 그 날까지 논란은 잠들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런데 문제는 박주영의 예가 박주영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기사 두 개의 일부분을 소개하고 다음 이야기를 하자.

“병역의무는 분단 현실을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젊은이 모두가 분담해야 하는 것임엔 틀림없다. 이번 논란은 이를 둘러싼 형평성이 무너질 경우 국민 정서가 이를 쉽게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재능 있는 젊은이가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탄력적인 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형평성을 지키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박주영 논란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논점을 제기했다. 그것들은 분단이라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00일보 스포츠-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 진출하던 그때나 그로부터 40년이 훨씬 지난 2012년에도 축구선수들, 더 나아가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문제는 반드시 넘어야 하지만 넘기가 쉽지 않는 벽과 같은 존재다. 이제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에 대한 검토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그 결과물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40년이 훨씬 지나도록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마무리할 때다. 더 이상 우리의 스포츠 스타들이 ‘잠재적 병역기피자’로 취급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0000-

대체복무제 아이콘

언젠가는 터질 법한 박주영 사태(병역 문제는 축구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백차승도 야구를 하기 위해 결국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백차승이 추신수급의 네임드였다면 아마 야구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을 것이다)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보진영의 주요한 정책 중에 하나인 대체복무제를 이번 기회에 이야기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진보진영은 지금까지 양심의 자유에 의한 군복무 거부를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면서 줄기차게 대체복무제에 대한 이슈를 제기했지만,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갸우뚱거리게 하는 측면이 있다.(나만 그런거냐??)

나같은 사람에게 양심적 자유 등의 주제로 한 대체복무제는 말 그래도 양심적으로 찬성은 하지만, 딱히 끼어들고 싶은 쉬운 주제는 아닌지라 그렇다.(그 분들이 말씀하시는게 재미없다는 것도 있고…) 그런데 박주영이 드뎌 병역기피이든 뭐든 대체복무제를 낑겨서 이야기할만한 떡밥을 던져 준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앗싸~~ 나이스한 기회인걸.. 박주영 같은 케이스는 박주영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사회적인 이슈가 될 것이 뻔한디..”라면서 “박주영을 대체복무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서.. 박주영으로 인해 터진 병역 문제들을 마구 제기해 주겠어..”랄 줄 알았는데 조용하다.(혹시나 몰라서 그러는데 있다면 미안..)

박주영과 평화운동가들

박주영을 대체복무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 몇가지를 들테니깐 그럴듯하면 함 하자…

먼저, 병역문제는 비단 박주영을 비롯한 운동선수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가족, 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표밭이라는 말)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어려운 주제에 비해 직관적이고 알기도 쉽다. 설명하기도 쉽고. 운동(스포츠 말고)과 신념을 위해 병역을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가 안보라는 신념과 부딪치는 토론을 듣고 있으면 내 ‘정줄’은 안드로메다로 가는데 비해 박주영, 구자철의 대체복무라면 한마디 하고 싶어지는 토론이 된다.

둘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체복무란 무엇인지를 박주영이라는 스포츠 스타를 통해서 알게 되고 대체복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도 고생하고 있는 평화운동가들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평화운동가들의 대체복무에 대한 외침보다 박주영이라는 네임드를 이용한 홍보전이 훨씬 많은 사람들에게 먹히고 고민하게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모 보수 언론사에서도 걱정하고 있더라만, 운동선수들의 대체복무가 인정된다면 형평성 문제때문에라도 일반인들의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을 논리적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내가 말하고 싶은 지점이 바로 이거였다.

‘연봉이 수십억 원인 운동 선수들 따위… 나랑은 관계 없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있을 텐데, 그들의 상황때문에 대체복무제가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형평성 때문에라도 일반인들도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 이건 해볼만하지 않을까??

보수언론의 인식

결론 내리자. 진보진영의 정책이 훌륭하다는 믿음은 있다. 하지만, 이 정책들이 여전히 진보진영의 바운더리에서만 진보진영의 목소리로만 울리고 있다는 것은 반성할 지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싸질러봤다.

덧글. 앞에 인용한 두 개의 글은 동아일보 스포츠면과 데일리안의 기사다. 놀랍지 않나?? 심지어 보수언론들도 박주영의 문제를 “매우 쳐라”라는 방식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보수언론들도 이 정도 인식을 하고 있을 정도라면 진보진영에서 전술적으로 잘만 이용하면 어느 정도 성공할 수 있을 듯 하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이려나??

뭐… 늘 그렇듯 아님 말고다.

필자소개
시망
지역 공동체 라디오에서 기생하고 있으며, 축구와 야동을 좋아하는 20대라고 우기고 있는 30대 수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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