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긴 8년의 기다림,
    대법원 "이주노조는 합법"
    이주노동자들의 '노동3권' 인정
        2015년 06월 25일 03: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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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5일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 조합 설립을 인정해 달라며 서울지방노동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주노조가 소송을 낸 지 10년, 사건이 대법원에 상고 된 지 8년4개월 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불법체류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노동3권이 인정되고, 노조도 설립할 수 있다. 대법원은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면 누구나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외국인이라고 달리 볼 수 없다고 밝혔다.

    380일간의 명동성당 입구에서 이주노동자의 열악한 현실과 무권리 상태를 규탄하며 농성투쟁을 벌였고 스스로의 자주적인 조직인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이주노조)을 결성했던 2005년 4월 24일 이후 10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주노조가 합법적인 조직이라는 것을 확인받은 것이다.

    노조 설립 신고가 반려되어 소송을 시작한 지 10년이고 2007년 2월 고등법원에서 승소한 이후 8년만의 일이다. 체류 지위에 관계없이 이주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해서 스스로의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국제법적으로나 국내법적으로나 지극이 당연한 사실을 확인받는데 걸린 시간이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특히 대법원이 눈치를 보며 판결을 8년씩이나 묵힌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높았다. .

    그 과정에서 이주노조의 지도부를 맡았던 이들은 지속적으로 표적 탄압을 받았고 거의 대부분의 지도부들이 표적 단속이 된 후 강제 추방되었다. 미행과 잠복 등을 물론이고 고용허가제 비자를 갖고 있었던 미셀 위원장에 대해서는 허위취업이라는 혐의를 씌워 비자를 박탈하고 추방하기도 했다.

    이주노조 합법화

    대법원 판결 이후 이주노조 기자회견 모습(사진=민주노총)

    이주노조는 이날 판결에 대해 “이주노동조합 합법화는 이주노동자가 한국사회에서 당당한 노동자임을 선포하는 그 첫걸음이다. 지난 10년간 이주노동조합을 지키기 위해 말 그대로 목숨 걸고 투쟁한 선배 열사들과 정부의 표적단속으로 강제추방된 이주 동지들이 있지 않았다면 이 승리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주노조는 “자신의 몸뚱이를 팔아 임금을 받아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이 만들어낸 수많은 농축산물과 기계부품. 공산품 없이 우리 사회는 단 1초도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경제의 가장 밑바닥을 책임지는 이주노동자의 숫자는 더욱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현실은 처참하고 열악하다. 마치 수십년전 영화속에나 나올법한 일들이 여전히 이주노동자들에게 벌어지고 있다. “추운 겨울 비닐하우스에서 쫓겨나는 이주노동자, 월급을 받기 위해 노동부에 진정을 했다가 사업장이탈신고로 비자가 없어진 이주노동자,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면서 쥐구멍난 집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이 현재 한국사회의 현 주소라고 비판했다.

    이주노조는 “이주노동조합의 합법화를 쟁취했다고 해서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모든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또한 고통받고 있는 한국 민중들의 문제에도 이주노동조합은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이주노동조합은 이주노동자 뿐만이 아니라 한국인노동자와 함께 어깨 걸고 차별과 억압, 착취가 없는 그날까지 진군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이주노동단체와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이주인권행동도 이날 대법원 판결 이후 성명를 내고 “너무나 늦은 판결이지만 환영한다. 이주노동자들은 비자가 있든 없든 노동하며 살아가는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노조를 만들 당연한 권리가 있다.”며 “이주민 180만 시대에 이런 기본적인 권리마저 뒤늦게 대법원이 확인해 주었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권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더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공동행동은 “아직 노동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높은 노동강도, 사업주의 횡포, 욕설과 폭행, 비인간적 대우와 차별 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이 동등한 인간이자 노동자로서 같은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이 이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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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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