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무슨 청문회냐"
    자료 제출은 거부, 경제 답변은 횡설수설
        2015년 06월 09일 01: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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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2일차인 9일, 여전히 황 내정자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야당 위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를 응하지 않으며 사실상 청문회를 무력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야당 위원들은 오전 질의 말미에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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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막무가내 자료제출 거부로… 의혹 검증 한발자국도 진전 못돼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위원은 “이게 무슨 청문회냐. 후보자가 세금 냈다고 하면 낸거고, 전관예우 안했다고 하면 안 한건가. 이게 무슨 청문회냐”라며 “후보자에 대해 우리는 알고 싶지 않다. 이 자리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자리”라고 항의했다.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 시종일관 ‘보관하고 있지 않다’, ‘사생활 침해다’,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황 내정자와 이를 감싸고 도는 여당 위원들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홍 위원은 또 “아무 자료도 안 내고 청문회가 하루 반이나 지났다. 여태 자료 제출 안한다는 것은 청문회 안하겠다는 거랑 똑같지 않나”라며 “법조인의 내용은 비밀이라고만 하고 사건을 ‘누구에게 의뢰 받았나. 삼성에게 받았느냐’고 물으면 안 받았다고만 답하면 끝인가? 후보자가 수임 받은 적 없다고 하면 끝나는 건가? 이에 대해 (검증할) 자료를 안 내는 게 말이 되는 건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고 청문회 무력화하는 행위다. 이런 방식으로 청문회 진행하는 후보자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은수미 위원도 “자료가 없으면 서류 면접 탈락이다. 없는데 허위기재 했으면 고발감이고, 통과하고 (허위기재) 나중에 알려지면 해고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관된 바 없다’, ‘자료 없다’고 장관 청문회 버티고 총리 청문회 버티고 있다. 이건 자격이 없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 또한 “국민들 앞에서 총리 되겠다고 나온 분이다. 대통령 제외하고 최고공직자가 되겠다는 분이 숨기고 싶은 게 뭐가 그렇게 많아서 자료를 안 내는지 납득 어렵다”며 “후보자가 수임한 100건, 변호사 윤리 위반한 건 있지 않나. 청호나이스 건, 태평양과 후보자 모두 선임서 안내고 수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머진 건도 선임서 등을 내고 한 건지, 낸 것은 몇 건이고 안 낸 것은 몇 건인지 증빙자료 내라고 어제부터 요청했다. 그럼에도 후보자는 이 시간까지도 ‘부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말만 반복하며 의혹을 뭉개고 있다. 청문회가 어떻게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겠나. 자료 제출 안해서 의혹 해명이 안 되면, 총리 자격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 살리기’ 위해 총리 내정된 것 같다더니…경제 현안 질의에 횡설수설

    한편 이날 오전에 야당 위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질의로 황 내정자를 압박했다. 황 내정자가 야당 위원이 요청한 자료를 거부하자, 우선 경제 정책에 대한 내정자의 견해를 묻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위원은 황 내정자에게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황 내정자는 ‘좋아지고 있다’며 긍정적 취지로 답했다.

    이에 홍 위원은 “작년도 경제성장률이 3.3%에서 금년도에는 3.0% 미만으로 낮췄는데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건가?”라고 반문하자, 황 내정자는 “작년 4분기에..금년 4/4분기에….어렵지만 완만한 성장률을 보여서…”라며 횡설수설했다.

    이에 홍 위원은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황 내정자는 “수출도 어렵다. 수출이 줄고 있다”며 동의하자, 홍 위원은 “지금 후보자가 말한 게 앞뒤가 맞질 않잖아요. 한국 경제에서 중요한 게 수출인데, 수출이 마이너스인데 어떻게 경제가 좋아진다는 거예요?”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황 내정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4대부문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조치를 취하면서 성과 나길 노력하고 있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단기부양정책에 대해 비판했는데 어느 쪽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도 “단기와 장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도 필요하긴 하다”면서도 “저는 그것을 짧은 시간에 설명할 순 없다. 차분히 말하면 경제가 어렵지만 조금씩 미세하게 회복세 보이고 있으니 구조개혁이나 경제 주체들의 활기를 살리는 경제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위원은 “최경환 정책으로 가계부채 사상 최대로 늘고 있다. 단기부양정책은 한국 경제 근간 흔드는 도박”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서 공안검사 출신 후보자가 경제에 대해 얼마나 식견이 있느냐다. 지금 후보자의 설명은 비전문가의 견해고 알맹이가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야당 특위 간사인 우원식 의원이 전국 자영업자의 평균 소득에 대한 질문에 황 내정자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200만 원”이라고 답했다. 이에 우 의원은 “147만원이다. 최저임금 정도다. 총리 후보자될 분이 그걸 200만원으로 아니까 답답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앞서 청문회 첫 날인 8일 황 내정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황 내정자를 국무총리로 지명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특위 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의 질의에 “추론할 수 없지만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불안정한 측면이 있으니 경제 살리기에 집중할 수 있는 중심점이 돼달라는 뜻과 민생을 살리는 일에도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해서 노력해달라는 뜻인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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