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전체에 걸친
'미‧일과 중국' 군사갈등
    2015년 05월 29일 0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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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26일 ‘중국의 군사전략’이라는 주제의 2015년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백서는 1949년 공산정권 수립 이후 지속적으로 천명한 군 전략으로서 ‘방어’를 여전히 천명하면서도 육해공군의 작전 범위 확대와 핵전력 강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중국 대 미국‧일본‧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근해 방어에서 원해 호위를 추가함으로써 해양에서의 국익 수호를 위한 대양해군으로의 도약을 분명히 했다.

백서 발표 후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안보전략이 보다 공격적으로 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이 ‘적극적 방어’ 전략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보다 공격적인 ‘선발제인(先發制人·선수를 쳐서 상대방을 제압한다는 뜻으로 한서(漢書)에 나오는 구절, 즉 선제공격)’ 전략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산하 작전부의 장위궈(張玉國) 대교(준장 격)는 “방어가 목적이라는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마오쩌둥(毛澤東)이 말한 ‘남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안 건드린다(人不犯我 我不犯人). 하지만 나를 건드리면 나는 반드시 가만있지 않는다(人若犯我 我必犯人)’”는 말로 ‘적극적 방어’의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이 이처럼 보다 공세적이고 단호한 군사전략을 천명한 배경에 대해 백서에서는 중국이 다원화하고 복잡한 안보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역외 국가가 남중국해 문제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일본에 대해서도 “전후 체제의 탈피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군사안보정책을 대폭 조정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는 등 미‧일을 안보위협세력으로 특정하기도 했다.

더불어 해상 이웃국의 해양 권익 침범이라고 명시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베트남, 필리핀 등에 대해 날을 세우고, 한반도의 불안정이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처음으로 명시했다.

중국의 국방백서 발표를 전후 해 일본 아베 정부의 주요 관계자도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나가타니 겐 방위상은 24일 “적의 기지를 선제공격할 수 있다”고 한데 이어, 25일에는 “남중국해에서 미군과 협조해 미군의 경계‧감시 활동을 돕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중국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군사전략의 표방은 가장 직접적으로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중국대로 인공섬 공사를 강화하고, 미국 등이 이에 대해 ‘해양 만리장성’이라고 비판하며 미-일-호 연합군사훈련과 미-베‧필 등의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이에 대해 다시 중국은 “중륙경해(重陸輕海·육군을 중시하고 해군을 경시)의 전통적 사고를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며 공세적 해양전략을 표방하는 일련의 악순환이 전개되고 있다.

동아시아

방송화면 캡처

미‧일 대 중국의 군사적 갈등 속 한국의 자율성 제고 정책 필요

현재 미‧일 대 중국의 갈등의 무대는 비단 남중국해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 있다. 그리고 단지 대국으로 굴기(崛起: 우뚝 섬)하려는 중국의 행태만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이라는 미명하의 중국 견제와 패권 유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일본의 전쟁국가로의 변신 옹호’ 정책이 전자와 충돌하고 있는 것이 본질이다.

얼마 전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 방문 중 사드 배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로즈 미 국무부 차관보가 한반도에 사드 포대의 영구 주둔 고려 등을 언급했다. 공식적인 협의는 부정하면서도 국무부 고위 관료까지 나서 사드 배치를 압박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일부 자칭 안보전문가들이 맞장구를 치고, 청와대 등 정부는 “(미측의) 요청이 오면 군사적 효용성과 국가 안보상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3 NO’ 등 전략적 모호성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그것이 점점 한계에 부딪히는 상황에서 변화를보이고 있는 것이다.

북의 SLBM 실험 발사에 따른 소동 당시 킬체인과 KAMD뿐만 아니라 사드도 소용없게 되었다고 호들갑을 떨던 사람들이 다시 ‘안보 최우선’을 내세우며 사드 배치를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시급하지도 않은 사드 배치를 서두는 것은 미‧일 대 중국의 군사적 갈등과 악순환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느 한 편에 서 버림으로써 외교는 물론 안보도 위기에 빠뜨리는 패착이 될 것이다.

강대국은 대결과 협조가 공존하는 국면에서 언제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상대적 약소국인 한국이 선뜻 어느 한 편에 서 버리거나 남북 간 갈등이 부각되는 것은 스스로를 장기판의 ‘졸’로 전락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더구나 한국은 냉전기와도 달리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세력 간 대결을 오히려 촉진하는 정책은 하수 중 하수이다.

한국의 자율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남북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북핵 문제의 악화 방지를 위한 6자회담의 조기 재개,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한 실천에 나서야 한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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