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계열사 EG테크
금속노조 분회장 '자살'
민주노총 "학대에 의한 타살"
    2015년 05월 11일 0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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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우권 EG테크 분회장이 회사의 노조탄압에 못 이겨 지난 10일 자택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인 EG테크는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씨가 회장으로 있는 EG그룹의 계열사다.

양 분회장의 죽음으로 인해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은 현직 대통령 친족의 윤리규범과 사회적 책임의식 결여에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1일 논평을 내고 “이 비극은 권력형 기업의 잔혹함과 무노조 경영 포스코가 낳은 결과다. 양우권 열사 학대 살해한 이지테크는 사죄하라”라며 “회장 박지만, 대통령 박근혜는 죽음의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분회장은 2006년 53명의 조합원과 함께 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이지테크 분회를 설립했지만, 회사의 탄압에 의해 거의 10년 동안 조합원 없이 홀로 노조를 지켜왔다.

이에 회사는 금속노조 탈퇴를 요구했지만 양 분회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2011년에 정직을 시켰다. 그리고 그 해에만 두 차례나 해고를 통보했다. 4월 부당해고 판결이 나긴 했지만 회사는 복직을 거부하며, 12월에 또 다시 해고시켰고 법원은 이 또한 부당해고라고 판결해 2014년 5월 겨우 복직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양 분회장이 원래 일하던 광양제철소가 아닌 공장 밖 사무실에서 1년간이나 일감도 주지 않은 채 고립시키다가 지난 5월 또 다시 정직 처리했다.

민주노총은 “학대에 의한 타살이었다. 이게 기업인가. 이게 자살인가”라며 “이 잔악한 자본의 본사 회장이 대통령의 동생이다. 회장 박지만은 물론 대통령도 이 죽음에 미안함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분개했다.

이어 “대통령이라면 동생의 착취와 학대가 일반 시민보다 수백 배는 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고, 사죄와 문제해결 역시 외면해선 안 된다”며 “당연히 비극의 직접적이고 신속한 책임은 이지테크 회장 박지만씨가 져야 한다. ‘몰랐다고’ 무책임하게 발뺌하지 말라. 열사는 와병 중에도 포스코센터, 국회, 청와대를 찾아 1인 시위를 하고 최근 이지그룹 체육대회 현장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하며 투쟁해왔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박지만 회장이 양 분회장의 죽음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우권

작년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양우권 분회장 모습(사진=금속노조)

금속노조는 11일 가족에게 위임받은 대책회의를 꾸려 △포스코와 이지테크의 책임 인정 △노조탄압 중단과 재발방지 약속 △불법파견 중단과 사내하청 정규직화 △산재 인정 및 유가족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이에 성실히 협의하고 수용하지 않는다면, 투쟁은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고 대상은 일개 회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이날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부친과 누이로 둔 친족이라면, 윤리규범과 사회적 책임의식이 누구보다 투철해야 될 사람 아닌가”라며 “사법 처리는 별개로 논하더라도, 최고 공직자의 가족의 일원으로서 노조를 적대하는 전근대적 기업 운영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질타했다.

또 “포스코는 노조 있는 하청계열사를 불이익 주는 것으로 노조 활동을 사실상 무력화시켜왔다”며 “사측의 불법 노동행위가 이렇게 만연하게 된 데에는 사법당국의 사측 편향적 태도도 한 몫 했다. 더 이상 이런 관행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회사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7시30분경 양 분회장은 자택 근처의 야산 산책로에서 목을 맨 상태로 아내에게 발견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양 분회장은 목숨을 끊기 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힘들어서 도저히 못 버티겠다. 먼저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분회장 승용차에서는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박지만 이지그룹 회장은 기업가로서 최소한의 갖추어야 할 기본조차 없는 사람”, “진정 인간다운, 기업가다운 경영인이 되어 주시오”, “조합원들은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해달라”, “나를 화장해 포스코 광양제철소 1문 앞에 뿌려달라”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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