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지하철 통합,
    수익성 논리 넘어야 의미 있다
    [에정칼럼] 공공성 위해 수도권 광역 교통공사 필요
        2015년 04월 09일 01: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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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8일부터 2단계 연장 개통된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의 혼잡 문제로 말이 많다.

    신논현역을 지나 종합운동장역까지 이어지면서 서울 강서부터 여의도와 강남을 거쳐 송파 지역까지 이동 승객들이 늘어난데다, 급행 편성에 대한 수요가 원래 많다 보니 연장 개통 이전에도 이미 혼잡률이 240%에 달했던 9호선은 출퇴근 시간에 그야말로 지옥철 상황을 연출하게 된 것이다. 신규 차량 구입을 챙기지 못했던 서울시는 급히나마 무료버스 투입과 안전관리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차량이 미리 준비되지 못한 것부터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의 문제는 애초 9호선이 1,2기 지하철과 분리된 민자사업으로 추진되었던 사정에서 비롯한 것임이 자명하다.

    민간업체의 수익성 보장이라는 이유로 2000년 당시 수요 예측의 절반 정도만을 소화할 수 있는 4량 편성으로 사업이 시작되었고, 플랫폼의 길이와 통로 등도 그만큼 작게 설계되었다. 겉만 번지르르한 금빛 9호선이 조기 포화 상태를 드러낸 것인데, 차량이 추가 투입되더라도 3단계까지 연장 개통되면 만성 콩나물시루를 면치 못할 것 같다.

    1,2기 지하철과 달리 서울시가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관계였으니 서울시도 억울함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안전사고 없이 그리고 승무, 역무, 정비 노동자의 부담 가중 없이 지금의 고비를 넘길 묘안이 나오기를 바랄 따름이지만, 지금 같아선 차라리 승객들의 경험적 지식에 따른 자발적 시간 분산 승차를 기대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9호선1

    연장개통된 이후의 9호선 모습

    메트로-도철 통합 방안 돌아보면

    그런데 이 즈음에서 지난 연말 서울시가 발표했던 “메트로-도시철도공사 양 공사의 2016년까지 통합과 노동자 경영참여 보장” 구상을 돌아보게 된다.

    당시 통합 필요성의 대표적 논리로 제시된 것은 1,2기 지하철의 부채와 운영의 비효율 문제였다. 예를 들어 서울메트로는 부채가 3조 3293억원, 도시철도공사는 1조 2777억원이며 2014년에도 1300억원의 적자를 냈던 반면, 민간이 운영하는 9호선은 37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여 흑자로 전환했다.

    이러한 논리는 9호선의 인력 운용 효율성 주장으로 이어졌는데, 서울메트로의 경우 역당 관리인원이 15명이고 운행 km당 운영인원이 65명, 도시철도공사는 역당 11명 km당 42명, 그리고 9호선은 역당 7명 km당 26명이니 9호선이 두 배 정도 효율적이라는 얘기였다.

    서울시는 양사 통합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보았지만, 통합 반대론자들은 같은 통계를 근거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수반하지 않는 양사 통합은 강성노조의 파업권만을 키울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통계에 하루 수송인원이나 안전성이라는 변수를 투입해보면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지금의 9호선 사태를 놓고 따져보면, 결국 9호선은 1,2기 지하철에 비해 차량 당 두 배 이상 많은 승객을 밀어 넣고 절반 이하의 운영인원을 투입하여 몇 배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노선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없는 서울 시민들이 그만큼 사고 위험과 신체접촉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사정을 보면 9호선 사태는 공공교통망을 민간에 맡길 때 생기는 문제점과 하나의 네트워크를 분점하는 노선 일부의 운영을 분리했을 때 나타나는 곤란함을 모두 드러낸다고 일반화해도 좋은 사례이며, 앞으로 대도시 교통망의 물리적 체계와 운영 구조를 개선할 때도 중요한 근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내놓은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 구상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해 11월 24일 18개 투자출연기관의 조직혁신 방안의 일부로 발표한 지하철 통합혁신은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를 통합을 통해 양사의 중복 지출을 줄이고, 여기서 절감한 비용을 꼭 필요한 분야에 투자함으로써 경쟁력 강화와 안전성 향상, 서비스 개선 등을 도모하며, 이를 인위적인 인력감축 대신 노동조합 등 구성원의 협의를 통해 이루겠다는 취지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장기적으로는 파리교통공사(RATP)의 사례를 참고로 수도권 지하철과 경전철, 시내버스 및 광역버스 등 모든 수단을 통합하는 수도권 교통 관리공사까지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이를 위해 4월에 통합혁신추진단을 주축으로 경영진, 노동조합, 회계 법무 노무 등 전문가, 시민단체, 시의회 등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6월 경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보도했던 바처럼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내용이 잘 갖추어지고 있는지 궁금하지만 아쉬운 점들이 있다. 무엇보다 서울시의 양사 통합 논리가 이러 저러한 이유와 기대효과를 들고 있지만 결국은 수익성 개선 문제로 협소화되고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지하철9

    사진은 도시철도공사노동조합

    더 많은 공공성과 시민 편의가 통합의 목표이어야 

    양사 통합이 누적된 적자를 해결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면 실제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면 그 정당성은 삭감될 것이고, 그래서 수익성을 올려야 한다면 노인 무임승차를 줄이거나 퇴직한 자리를 덜 충원하거나 하는 잡다한 방안들을 덧붙여야 할 것이다. 이럴수록 안전성이나 시민 서비스 개선 측면이 소홀해질 게 뻔하다.

    2013년에 서울시가 매킨지에 공기업 경영컨설팅을 의뢰했던 결과 지하철 양사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4년간 1411억원으로 예측했는데, 만약 이러한 보고서만이 주요 근거가 된다면 우려스럽다.

    서울시의 부채 총액은 2010년을 기점으로 줄고 있고 지하철 양 공사의 부채도 심각한 수준이 아닐뿐더러, 종사 노동자 숫자와 급여 수준, 운임, 정비 주기 같은 문제들의 숫자 싸움과 조정이 양사 통합의 내용을 좌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갖는 불완전함과 수도권의 궤도와 버스 운영 구조의 분리에서 오는 불합리성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더욱 환기되어야 한다.

    민간에 맡겨져 있는 마을버스 일부 노선의 경영난과 새로 만들어질 각종 광역 궤도수단의 노선 조정과 네트워크의 통합성 향상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 즉 “더욱 많은 공공성과 시민편의를 위한 통합 공사”를 주장하고 구체적인 계획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만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예고되고 있는 바, 이 역시도 더 많은 편의와 서비스 증진에 대한 약속과 결부되어야 대중적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도권 대중교통의 통합은 교통수단의 편의와 경제성 개선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교통체제 전환의 측면까지 담보할 구상으로 이어져야 한다.

    수송부문의 에너지 이용을 줄이고 교통수단 사이의 위계를 조절하고 교통량 자체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범위의 교통행정 운영 수단과 역량이 확보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교통 이용과 운영 주체들 사이의 이해관계의 대립을 해결하는 전환의 대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서울시의 교통 정책은 이런 측면의 스케일을 갖지 못해왔다.

    김영삼 정부 시절 결정된 서울시 지하철의 1, 2기 분리는 양 공사의 노동조합 분할 관리에 도움을 주었을망정, 경쟁을 통한 운영 개선이나 서비스 향상 효과는 없었던 만큼, 양사의 통합은 이제라도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정이 공언된 것처럼 수도권 범위의 통합교통 관리 공사와 거버넌스 구축으로 나아가고, 더 많은 공공성과 녹색 전환을 함께 얻어내기를, 그리고 시민들의 지지와 함께 필요한 싸움도 감수하는 과정이기를 기대한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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