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내려 온다는
노동부 장관이 해야 할 숙제는?
대법원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 후속조치 핵임있게 진행하라
    2015년 03월 13일 09:4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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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울산지역 신문(울산매일, 제일일보)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오는 1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이기권 장관은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자와 간담회를 열어서 “임금체계 개선과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한다.

이기권 장관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직접 방문하여 노사 대표자를 불러놓고 임금체계 개선과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서 훈수(?)를 둘까?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이 맞다”라는 판결을 내리자마자 노동부는 대법원 판결을 자기 멋대로 노조에 불리하게 해석해서 ‘노동부 지침’을 내려 사업장 별 통상임금 문제를 더욱더 꼬이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이기권 장관은 취임 후 공개적인 석상에서 대공장 정규직 노조를 공격하며 “근무연수에 따른 호봉제 임금체계를 폐지하고 성과와 직무에 연동된 임금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밝혀온 사람이다.

그리고 이기권 장관은 “35세 이상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고, 50세 이상 고령자에게 파견업종을 무한대로 허용하자” 등 비정규직 확대정책을 제출한 당사자다. 또한 “정규직 노동자의 업무성과 하위자의 해고를 쉽게 하도록 만들고, 취업규칙을 자본가들이 쉽게 고칠 수 있도록 만들고, 호봉제 임금체계를 파괴하자”는 내용의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제출한 당사자다.

파업-현대차

한상균 위원장과 전규석 위원장이 현대차 울산공장 4공장 대의원 간담회 중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총회(대의원대회)에서 박근혜 정부, 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비정규직 확대 정책과 노동시장 구조개악, 임금체계 개악”에 맞서 4월 24일 총파업을 결의한 상황이다.

그런데, 총파업을 현장에서부터 조직하고 준비하는 지금, 민주노총 총파업을 부추기(?)고 있는 직접 당사자격인 이기권 장관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와서 노사 대표자를 만나 임금체계 개악과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서 훈수(?)를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나?

​어제(11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연대회의 정책단 회의에서 민주노총 4월 투쟁 일정, 금속노조 대대 결정사항 수행을 위해 “금속노조 투쟁의 목표와 요구를 적극 수용한다”고 다시 한번 결의를 하였단다.​

​지난 9일, 10일,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과 금속노조 전규석 위원장, 현자동차지부 임원들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현장까지 직접 방문하여 4.24 총파업 조직에 나섰다. 조합원 대중들을 4.24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으로 조직하기로 결정하고, 민주노총 최고지도부부터 현장을 조직하고 있는 지금, 우리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부추긴 주범(?)에 해당하는 이기권 장관의 현대차 울산공장 방문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만약, 18일 이기권 장관이 현대차 울산공장에 들어온다면 “비정규직 확대정책 철회, 노동시장 구조개악 철회, 임금체계 개악 철회”를 내걸고 이기권 장관 앞에서 강력히 항의하고, 규탄해야 한다는 게 내가 가진 상식이다.

​이미 이기권 장관의 노동정책, 임금정책은 다 까발려졌는데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자들이 무슨 훈수를 들을 게 있겠는가?

​그런데, 이기권 장관이 정말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방문해야 할 이유가 있기는 하다.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벌써 3번이나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노동들에 대해 “불법파견” 판결을 내렸다, 최근 2월 26일 대법원에서 세 번째로 판결한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불법파견”에 대한 확실한 후속조치를 위해 이기권 장관은 현대자동차를 찾아와야 한다.

상식적인 법치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불법적으로 파견노동자를​ 십 수 년간 사용해온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윤여철, 윤갑한 등 책임 있는 경영자들에게 파견법 위반으로 법의 심판대(3년 이하 징역,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세워야 한다.

그리고 불법파견을 자행한 사내업체는 노동부 장관의 권한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업체폐쇄 조치 등을 통해서 불법행위(파견노동자 사용)가 중단되고, 그동안 억울하게 불법적으로 사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떼먹힌 임금도 되돌려 주도록 국가기관이 강력한 행정력을 행사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직접 수행해야 할 국가기관의 수장이 누구인가? 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아닌가?

​정작 현대자동차에 직접 찾아와서 불법파견 사용주를 처벌하고, 불법파견 행위를 근절시켜야 할 이기권 노동부 장관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은 안하고, 현대차 노사 대표자를 불러놓고 고급 찻잔을 앞에 두고 임금체계나 통상임금 훈수를 두려 한다니….

대법원의 판결을 세 번이나 받았는데, 십 년이 넘은 지금까지 불법파견으로 차별과 탄압에 시달린 현대차 사내 비정규직 동지들이 볼 때, 불법파견을 외면한 이기권 장관의 이번 방문이 얼마나 분통 터지는 일인가?

​다시 정리하자면, 이기권 장관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방문하려면 대법원의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판결에 따른 실효성 있는 강력한 후속조치를 가지고 오시라는 것이다.​

만약, 그런 것이 아니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현대차 노사 대표자 불러놓고 “임금체계 개선과 통상임금” 문제에 훈수(?)를 두려고 온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다.

​민주노총 총파업을 부추긴 당사자격인 이기권 장관의 현대차 울산공장 방문에 대해서 지켜만 보겠는가? 그리고 대법원까지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후속조치를 안하는 노동부 장관의 울산공장 방문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만히 두고만 보겠는가?​

18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으로 현직 고용노동부 장관이 탈 없이 들어오는지 두고 보자.​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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