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헌장 폐기 항의
무지개행동, 서울시청 농성 돌입
    2014년 12월 06일 12: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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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폐기한 것과 관련해 성소수자 단체가 6일 서울시청을 기습 점거했다.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을 점거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및 무지개 농성단은 시민의 합의로 이뤄낸 서울시민인권헌장 선포를 촉구하며, 이를 폐기한 서울시와 박원순 서울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소수자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미 이곳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이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찬성과 반대가 가능한 문제로 전락시킴으로써 성소수자들의 삶이 부정당하는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며 “우리는 박원순 시장이 극우 기독교세력 앞에 성소수자 인권을 내동댕이치며, 서울시민의 힘으로 제정된 서울시민인권헌장을 둘러싼 논란을 사과하는 비굴한 장면을 목도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이는 성소수자 인권의 후퇴가 아니라, 한국 사회 인권의 후퇴다. 우리는 한국사회 인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반동 앞에 더이상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으로 농성에 돌입한다”며 농성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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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이 누려야 할 인권적 가치와 규범을 담은 서울시민 권리헌장을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은 당선 이후 성소수자 단체와의 면담 요구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 단체는 또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 반인권세력,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행패와 난동, 폭력을 수수방관한 서울시의 무능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은 시민의 민주적 합의에 의해 제정된 인권헌장을 자의적으로 용도폐기 시키고자 한 거울시의 기만적 시도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성소수자 인권을 부정하며, 극우 기독교 세력의 혐와 차별을 승인해버린 기회주의적 행보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박 시장이 오는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선포할 것, 성소수자 단체의 면담 요구에 응할 것, 서울시민인권헌장 폐기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노동당 성정치위원회도 이날 긴급 논평을 내고 “박 시장은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시민이 누려야 할 기본적 가치와 규범을 서울시민 권리헌장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인권을 사랑하는 서울시민들이 박 시장의 당선을 위해 애썼고 그 결과 박 시장이 오늘까지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그랬던 박 시장이 이제는 보수적 기독교 세력 앞에 성소수자를 제물로 바치면서 인권을 내동댕이쳤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찬성과 반대의 문제로 전락시키면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데 조력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노동당은 “인권은 누군가가 지지하느냐에 따라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수단이 아닌 목적 자체이며 누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니고 있다”며 “사람이기에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인권이다. 성소수자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소수자는 단지 이 땅에 존재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인권의 주체가 되며 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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