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고의 몸통은 '교육부'
    교육감 지정취소 권한 박탈 추진
    교육부,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2014년 11월 26일 04: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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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등의 지정취소에 대한 교육감의 권한을 박탈하는 취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일부 교육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협의’에서 ‘동의’로 명문화
    교육부, 자사고 지정취소 교육감 권한 완전히 차단

    교육부가 지난 24일 입법예고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제70조 1항에서 자사고 지정취소 절차와 관련해 교육감이 교육부장관에게 동의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협의’를 ‘동의’로 명문화해 지정취소에 대한 교육감의 권한을 아예 차단해버린 것이다.

    제73조 1항는 ‘교육부 장관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반려사유를 명시해 동의 신청서를 반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육감이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신청서를 교육부 장관이 얼마든지 반려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제76조 3은 자사고 지정취소와 관련 ‘부동의로 의견이 송부된 경우, 해당 학교를 특성화중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 또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로 지정할 수 없다’고 했다. 자사고 문제에 있어서 교육감의 권한이 없음을 확실히 못 박는 대목이다.

    자사고 비호하는 교육부, 지정 취소 요건 완화

    여기까지는 교육부와 교육청 사이에 자사고 지정 취소 문제를 둔 권한 싸움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교육부가 지정 취소된 자사고에 재신청 기회를 줬을 뿐 아니라 지정 취소 요건까지 대폭 완화했다는 것에 있다.

    제77조를 보면 ‘동의 신청서가 반려되거나 지정이 부동의된 학교의 경우 반려사유 및 무동의 사유를 개선하여 교육감에게 특성화중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지정을 재신청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취지에 동떨어진 자사고라도 얼마든지 재신청해 자사고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다.

    더 큰 논란거리는 지정취소 요건에 있다. 기존의 지정취소 요건인 ‘부정한 방법으로 회계를 집행한 경우’, ‘부정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한 경우’, ‘교육과정을 부당하게 운영하는 등 지정목적을 위반한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를 구체화한다는 명목 하에,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거나 감사 결과 중징계 이상의 처분 요구를 받은 경우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2014년 감사결과를 보면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을 때에도 시도교육청은 이들 학교에 대해 기관경고, 주의, 처분 등의 처분을 내렸고, 2013년의 입학비리, 회계비리를 저지른 학교에 대해서도 당시 시도교육감은 솜방망이 징계로 사건을 마무리한 바 있다.

    교육계, 자사고에 면죄부 주겠다는 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총체적 비리와 범죄의 백화점인 특목고의 경우에도 ‘금고이상의 형을 받거나 중징계 이상의 처분’으로 요건을 제한함으로써 2015년 특목고 지정취소 평가 시 시도교육청의 지정취소를 사실상 금지시키고 면죄부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우리는 교육부가 고교를 서열화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특권학교 정책의 즉각적인 중단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며 “특권학교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뿐만 아니라 국민적인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이들 정책들을 생산해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교육 관료들의 (교육정책실장 김동원, 학교정책관 오승걸, 학교정책과정 박성민, 사무관 최경, 이양주)의 보직해임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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