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성적 존재다
[책소개] 『10대를 위한 빨간책』(마갈리 클로즈네르/ 개마고원)
    2014년 11월 09일 10: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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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들, 성(性)에 대해 이미 알 만큼 다 알고 있다. 넘쳐나는 야동 등의 음란물, 청소년 성매매와 성범죄 같은 날것의 현실에 둘러싸인 그들 아닌가.

그래서도 중요한 건, 성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태도를 갖느냐다. 2차 성징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보다 변하는 내 몸에 적응하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남녀의 섹스 과정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보다,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성적 욕망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게 더 필요하다. 음란물을 보지 말라는 충고보다 음란물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성관념을 일깨워주는 게 더 현실적이다.

미성년에서 성년으로 넘어가는 통과의례로서 성교육이 지녀야 할 중요한 미덕은 바로 그런 지점에 있을 것이다. 자신이 성에 대해 어떤 태도와 입장을 갖는지에 따라, 성의 세계 역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 것임을 자연스레 깨닫게 해주는 일 말이다.

이제는 청소년에게도 말해줘야 한다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알고 싶은 성과 어른들이 알려주려고 하는 성은 차이가 크다. 중고등학생이 학교에서 주로 받는 성교육은 ‘사춘기/2차성징’(19%)과 ‘성폭력 예방’(18%)과 같은 지식적, 예방적인 내용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정말로 성교육에서 알고 싶어 하는 내용은 ‘사랑/데이트’(13.3%)와 ‘성관계 준비’(11%) 같은 것이고, 실제로 이에 대한 교육은 각각 4.8%와 1.7%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청소년들 역시 성적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그저 보호받아야 할 존재로만 보는 것이다.

10대 빨간책

『10대를 위한 빨간책』은 ‘우리는 모두 성적 존재’라는 전제 아래 청소년들이 앞으로 성적인 능력과 욕망을 갖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이야기해준다.

이제까지 청소년도 당연히 성충동을 느낀다는 걸 다들 알면서도, 적당히 눈감고 성교육에서도 무미건조하게 설명하고 말았다. 그러는 사이 청소년들은 ‘자기들끼리 알아서’ 대중매체와 음란물 등을 통해서 성생활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가 오늘날 늘고 있는 청소년들의 성범죄와 탈선이 아닐까?

이제는 청소년들이 성의 발달과 성충동 때문에 느끼는 혼란과 고민을, 섹스가 주는 의미와 가치를,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함께 대화하는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해줘야 한다.

섹스는 다른 사람들이 다 하니까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다른 이와 감정을 나누고 몸을 나눌 준비도 되었다고 느끼기에, 성적인 욕구를 확인했기 때문에 섹스를 합니다. 첫경험을 열일곱에 하든 스무 살에 하든 스물다섯에 하든 관계없습니다. 나이 제한이 있는 게 아니니까요.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여러분의 삶이니까 결정은 여러분만이 할 수 있습니다. -94쪽

성에 대해 아는 것보다 성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

성에 처음 눈 뜨는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그렇지만 성경험은 생각만큼 좋지 않을 수 있고, 성을 알아가는 과정은 어렵고 위험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이 앞으로 겪을 성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안내해줘야 청소년들이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가슴 크기가 작은데 남자들이 좋아할까? 음경이 작은데 관계에는 문제가 없을까? 동성 친구에게 두근거리는 건 내가 동성애자라는 의미일까? 누가 내 몸을 강제로 만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 ‘첫경험’은 언제 하는 게 적당할까? 성관계가 즐겁지 않은데 문제 있는 걸까?

성을 둘러싼 이런 궁금증과 고민에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진솔하게 답변해준다.

성은 마치 수수께끼 상자처럼 열기 전까지는 뭐가 나올지 모른다. 어떤 사람은 그 안에서 기쁨과 즐거움과 사랑을 발견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아픔과 상처만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차이는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성의 세계로 진입하면서 무엇을 발견하고 겪든 기쁨과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북돋아준다.

성(性)을 알아간다는 건 여행과 비슷합니다. 새로운 발견의 설렘과 두려움, 기쁨과 실망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말이죠. (…) 성(性)은 언제나 둘이서 하는 여행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여행이 기쁨과 애정 속에서 이뤄지려면, 함께하는 사람을 존중해야만 합니다. -130~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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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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