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작권 환수 무기 연기
"주권 포기 선언" “부끄러움도 모르는 최악의 합의”
    2014년 10월 24일 02:05 오후

Print Friendly

정부가 한미 전시전작통제권(전작권) 전환 시점을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주한미군에 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가 배치되는 상황을 양해해 줄 수밖에 없어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마찰이 예상된다. 야권은 “주권 포기선언”이라고 24일 강력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한미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례 안보협의회를 갖고 2015년 1월로 예정돼 있던 전작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한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라는 합의안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기 연기나 다름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24일 서면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은 전쟁 시 자기 나라 군대의 지휘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세계 유일의 국가로 여전히 남게 됐다”며 “근대 이후 외국군의 주둔지였던 용산 기지를 150년 만에 되찾아 오는 용산 기지 이전 계획과 한강 이북 주한 미군을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하는 연합 토지관리 계획을 번복한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고 주권국가로서의 존엄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이고 전작권 환수 준비는 제대로 하지 않고 미국만 쳐다봐 온 군의 무능과 직무유기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전작권 환수 얘기가 나온 지 10년이 흐르는 동안 정부와 군은 무슨 대비를 해왔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작권

새정치연합 정세균 비대위원도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명박 정권 5년, 박근혜 정권 2년 도합 7년간에 남북관계 관리 실패와 국방안보 실패에 기인한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연기에 따른 시민과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권 침해와 막대한 예산 낭비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중차대하게 따지고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외교안보 분야 핵심 공약으로 ‘전작권 환수’를 내세웠으나, 현재 청와대는 ‘국방부가 설명할 일’이라고 말을 바꾼 상황이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전작권을 찾아오겠다는 대선 공약의 파기이며 대국민 거짓말”이라며 “이제 더 이상 한국군의 힘으로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없고 미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한국군 능력 포기 선언이다. 한반도 정세를 우리는 주도하지 못하니 미국이 해달라는 애걸 선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는 한미연합사를 용산기지에, 주한 미2사단 예하 210화력여단을 동두천에 잔류시키기로 합의했다.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전하기로 한 합의를 뒤집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국민들의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도대체 평택미군기지는 왜 만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일본의 재무장화 가능성 때문에 한미일 군사정보 MOU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은 또 뭔가”라며 “이 모든 것이 전작권 전환을 포기한 미국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라고 꼬집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최악의 합의”라며 “우리 군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매달리는 대목에서는 정말이지 낯 뜨거워 얼굴조차 들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홍 대변인은 “미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쇠퇴하였고 심각한 재정위기로 자동예산삭감이 진행 중이다. 이번 합의는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쇠락해가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해주면서 삭감된 예산까지 보전해주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거기에 한미일 군사협력 추진까지, 이번 SCM은 미래지향은커녕 과거회귀도 모자라 굴절되고 굴욕적인 자리로 남게 될 것”이라고 악평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