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활동가, 급여 그리고 현실
    [동동프로젝트-5] 근자씨 5호로부터
        2014년 10월 02일 02: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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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은 배불리 먹고
    고급스런 상점에 들어가네
    나는 여기에 남겨져서는
    운동만 열심히 해야지 (투쟁!)

    왜 내가 이러고 있나
    왜 내가 이러고 있나
    왜 내가 이러고 있나
    왜 내가 이러고 있나

    이렇게 운동만 하고
    건강은 자꾸 나빠지는데
    먹고싶은 것 먹지 못하고
    배가 고파도 참아야 하네

    – 무키무키만만수 <투쟁과 다이어트> 중

    피자업체 30분 배달제 폐지운동부터 약 3천명의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생들에게 5억원 규모의 미지급분 주휴수당을 받아낸 쾌거를 이루어낸 곳, 어디일까요? 바로 청년유니온입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청년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힘쓰는 청년유니온의 근자씨는 과연 어떻게 노동-활동하고 있을까요. 인권단체에 직원 인권이 없고, 복지단체에 직원 복지가 없고, 보호단체에는 직원 보호가 없으며, 국제개발단체에는 직원 개발이 없는 이 각박한 현실 속에서 과연 청년유니온에 노동권은 있을까요.

    오늘 만나볼 근자씨 5호를 통해 그 속살을 사알짝 엿보려 합니다. (* 한국 NGO에 ‘노동’은 없다? 링크)

    안녕하세요. 단도직입적으로 현재 임금과 경제상황은 어떠신가요.

    실 수령액이 세전 120에 사대보험료 빼고 114만원인가? 115만원인가. 저축 안 해요. 1년간 저축 하나도 안하고 다 썼어요. 부모님한테 용돈 못 드려요. 그달 그달 있는 경조사가 있거나 결혼하거나 상이 있거나 하면 금방 쓰던데요.(웃음) 120만원 벌어서 저축하는 건 말도 안 되고. 그냥 내가 즐겁게 활동할 수 있도록 원하는 곳에 다 쓰자는 마음으로 다 썼죠. 술 먹는 데도 쓰고. 근데 저도 반성하고 있어요. 돈이 있는 만큼 쓰다보니까 다 쓰게 되서. 보유자산은 제 이름으로 된 주택청약 통장에 100만원 들어있습니다. 근데 뭐 청약 쓸 일이 없을 것 같은데. (웃음) 빚은 학자금 대출 400만원 정도 있어요.

    청년유니온은 노동조건 철저하게 체크하시나요?

    근데 뭐 서로 잘 지키려고 노력은 하는데 다들 잘 아니까. 근로기준법을 잘 알잖아요. 수당이나 이런 것들도 다 계산할 줄 안단 말이죠. 농담 삼아 서로 얘기하지만 못 지키는 부분이 있다는 것 감수하고 가는 거죠. 야근이나 이런 부분은 서로 좀 미안해하고. 어디 강연하고 이런 사람들이니까 노동법 같은 거. 저도 기본적인 건 아는 거죠.

    구체적으로 어떤 점들이 지켜지기 힘든가요?

    사실 퇴직금은 챙겨주기 어렵구요. 현재 상근자 4명 중에 3명이 고용이 끝날 거라 법적으로는 퇴직금을 줘야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고민중이구요. 전에는 퇴직금이 없었죠. 퇴직금을 챙겨 가면 이 조합이 거덜 나기 때문에. (웃음) 그래서 대체휴가를 쓰자 말자 얘기가 있었는데, 휴가는 그래도 뭐 전에 비해서는 많이 쓴 편이에요. 초창기에는 연차라는 게 거의 없었고, 저 일하기 시작한 후부터는 휴가를 좀 적극적으로 쓰자고 해서 다 챙겨서 썼어요. 여름휴가도 처음으로 생겼고. 일주일씩 쉬고. 상여금도 조금 확대했어요. 원래는 명절상여금 5만원씩 두 번이었는데 10만원 씩 두 번으로 임금 인상에 맞춰서 했고. 임금도 원래 100만원이다가 120으로 20퍼센트 인상을 한 거예요. 2013년에 대의원 대회에서. 저희는 예산안 통과가 대의원 대회에서 되는데 그 때 상근자 임금을 120만원으로 인상해서 적자 안을 결의한다고 결정을 해주셔가지고 오른 거거든요. (*그 당시 상근했던 4명의 고용이 2014년 2월자로 종료되면서 퇴직금이 모두 지급되었다고 한다.)

    자1

    그런 괴리감에 대해선 어떠신가요?

    다들 괴로워하죠. 근로조건을 정말 대폭 향상시키고 싶어해요.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노동시장에 유입돼서 실력도 많이 늘어나니까요. 어쨌든 보상을 충분히 해줘야 되는데 이게 일종의 막 하고 싶은 일이니까 열정페이계산법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사무국장으로 일하다 보니까 또 약간 사고방식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데, 만약 우리가 정말 임금을 150만원 준다면 상근자를 한 명 줄여야 되는 거예요. 4명 일하는 걸 3명이 하면 임금은 높여줄 수 있죠. 대신 그 3명의 노동 강도를 높이고, 1명은 일자리를 잃겠죠.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런 거죠. 안 그러면 돈을 어디서 땡겨와야 되는데, 땡겨오는 과정에서 단체의 자립성, 주체성이라고 해야 하나요. 용역을 받아서 한다거나 프로젝트를 따가지고 지원을 한 번 받기 시작하면 결국은 가장 중요한 상근자의 고용을 외부 돈에 의지하게 되는 거죠. 단계적으로는 충분히 사람에게 먼저 투자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조합원들도 그런 인식이 있는데. 당장은 어려운 부분이 있죠.

    그래도 청년들끼리 함께 있는 단체라 서로 이해하는 지점이 많을 것 같아요.

    상근자들도 운영자의 마음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 오히려 더 나은 것 같아요. 조직 내에서 운영을 책임지는 사람과 고용이 된 사람이 구분되는 게 아니라 어쨌든 단체의 상황을 일하는 사람들 다 정확히 알고 있고. 그런 고민들을 함께 하니까 설명이 가능한 거죠. 나름대로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자는 마음도 같이 먹을 수 있고. 그런 실험들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가령 놀금이라고 한 달에 4번의 금요일 중에 2번은 2시 퇴근을 하는 거죠 돌아가면서. 그 시간은 좀 자기를 위한 시간으로 못 보던 영화를 본다거나. 또 누군가 야근을 하면 오전 시간 같은 경우는 딱 맞춰서 출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주지 않고. 누가 몇 일간 어떤 일을 하느라 고생을 했다 하면 이 사람이 좀 쉴 수 있게 쉬는 게 어떻겠냐 먼저 물어보기도 하고. 이런 것들은 가능한 거죠. 사실 소규모라서 가능하기도 하죠.

    자2

    활동가에게 적절한 급여는 얼마일까요? 던져주세요.

    월 200만원은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웃음) 현실적으로 가능한 금액은 150만원 정도 만들 수 있다고 봐요. 이걸 만드는 건 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 책임이기도하고, 통계적인 저임금 기준은 살짝 벗어나는 금액이죠. 통계적인 저임금 기준이 120만원 이거든요. 근데 저희는 노동조합이고 조합비를 모아 운영하다보니까 조합원들의 전반적인 임금 수준을 상회하기가 미안하고. 그래서 계속 최저임금 수준으로 임금을 묶어온 측면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조합원들은 최저임금 받으면서 아르바이트 하는데 조합원들이 한푼 두푼 모아준 돈으로 우리 임금 수준을 스스로 높일 수 있냐. 그래서 계속 묶어왔던 건데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말을 꺼내준 거죠 감사하게도.

    그 급여를 만들기 힘든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죠.

    인원을 늘리자는 요구도 있고, 동시에 상근자들 근로조건도 향상시켜야 되니까. 일단 상근자 늘리는 걸 당분간 포기하고 빚을 져서라도 먼저 임금을 높여줄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적자를 감수하는 거죠. 사람에게 먼저 쓰고 나중에 갚더라도. 현실의 조건에 묶이기 보다는 적자가 생기는 상황이 만들어져야 훨씬 더 움직일 수 있어요. 급여를 작년보다 20만원씩 높였는데 4명이면 한 달에 80만원 지출이 추가되는데, 이 80만원을 어떻게 만들지 함께 고민하는 거죠. 80만원을 모은 다음에 20만원을 올리겠다는 건 절대 안 되는 방식이고. 사업비가 줄든 뭐든 어떤 식으로든 사람에게 먼저 임금이 지급되고 나서 남은 돈으로 운영을 하는 방식으로 해야죠. 길게 보고 일종의 빚을 이고 가는 방식으로 하지 않으면 단체들은 절대로 임금을 높일 수 없는 구조에요.

    전역 후에 단체의 근무조건이나 임금이 별로 달라지지 않아도 활동을 하실 건가요?

    몇 년 후에도 지금 수준이라면 선택하기 쉽지 않죠. 다들 힘들어요. 지금 일하는 사람들도 30대가 많아요. 결혼도 고민해야 되는데 이 수준으로는 저축도 힘들죠. 120만원으로는 안되죠. 150만원도 할까 말깐데. 200만원은 줘야 된다니까요. 200만원을 꿈꾸는 게 거창한 일인 게 슬프긴 한데. 임금협상에 가이드라인이 있으면 좋겠어요. 가령 108만원이 최저임금인데 120만원이면 통계적으로 저임금 수준이고 135만원이면 작년에 노원구랑 성북구 조례에 들어간 생활임금이거든요. 협상할 때 이렇게 근거가 될 수 있을만한 임금기준선을 두고 이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이야기 하면 좋지 않나. 노동자 평균임금 절반에다가 서울시 물가지수를 곱해서 산정을 한 건데, 미혼단신노동자는 평균 150만원이 필요하다 뭐 이런 기준을 가지고 자기 삶을 근거로 협상을 해나가야 하지 않나. 물론 그 과정에서 단체 상황에 맞춰 절충해나가야 하죠. 근데 필요한 만큼 주장하는 것이 건방지다거나 욕심을 부리는 일처럼 여겨져선 안 되고.

    할 수 있는 단체들도 분명 있을텐데. 왜 안할까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게 먼저라는 마음가짐이 없지 않나. 사업비나 운영비가 먼저라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릴 수밖에 없고. 부족한 임금은 헌신성이나 활동이라는 측면으로 때우는 건데. 물론 임금노동과 활동이 골고루 잘 섞여 있어서 균형을 맞춰야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걸 활동비로 보느냐 임금으로 보느냐의 문젠데, 임금으로 봐야만 문제가 풀린다는 거죠.

    자3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제안을 받게 돼서 좋았어요. 같은 고민을 하는 청년활동가들의 횡적 네트워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선배들과 관계는 어느 정도 끊어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배우는 것도 많겠지만, 선배활동가들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운동을 개척한다거나 노동조합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운동을 처음 만들고 시민단체들도 막 생길 때 그걸 함께했던 공동의 정체성들이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그게 386으로 불리든 뭐든. 우리세대는 그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 저는 이게 고민인데, 일단 자기 활동의 일 경험을 어떻게 바꿔가야 할 것인가라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활동에 날개를 달아주는 다양한 조건 중 급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론 돈이 다는 아니지만 평균 120만원의 급여는 청년활동가들이 기본적인 삶을 꾸리고 미래를 그리기 힘든 급여임에 분명합니다. 한순간에 문제를 비판하고 바꿀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어진 현실이 있기에 청년유니온은 이 문제들을 동료들과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놀금’ 같은 제도도 그 중 하나겠지요. 퇴직금을 모두에게 지급하기로 한 결단처럼 사람을 우선시하는 청년유니온의 멋진 근자씨들이 만들어갈 미래와 선택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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