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인증 투표방식 도입"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총회 강행
    회사측의 노골적 방해에도 노조측은 총회 투표 끝까지 추진
        2014년 09월 26일 09:1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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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노동위원회는 25일 오후 현대중공업 노사 양측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조정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했다. 이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조합원총회에서 재적 조합원 50%이상의 찬성만 이뤄내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1994년 이후 파업을 결의한 조합원 총회가 한 번도 없었으니(김종철 위원장 당시 총회를 시도했으나 개표도 못하고 무산됨), 그야말로 20년만의 골리앗전사,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전개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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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정병모 위원장은 24일 노동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계획된 26일 조합원총회 마감 시한을 무기한 연장한다”는 방침과, “단체교섭 무기한 중단, 현장교섭위원 29일 현장복귀”라는 중대 결단을 선언했다.(위 사진)

    쓰레기 언론이라는 자본의 앞잡이들은 현중노조의 “조합원 총회 마감시한 연장”에 대해 “꼼수”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아냥대고 있지만, 정병모 위원장은 현대중공업 권오갑사장을 선봉으로 중역들과 관리자들이 총동원되어 조합원 총회 개입과 방해공작이 상식을 넘어서는 심각한 상황이 그 원인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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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중노조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총회가 시작된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아침 출근길 정문에서 직원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파업을 자제해 달라. 도와달라”고 하면서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단다.(사진 위)

    또한, 관리자들은 중식시간 투표가 진행되는 식당 주변 투표장 주변에서 서성대며 투표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을 감시하면서 자유로운 투표 참여를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위 사진 아래) 뿐만 아니라 중역들과 관리자들은 조합원들을 불러서 면담을 하면서 “투표통지서를 나에게 가져와라” “총회에 가지 마라” “진급하려면 투표하지 마라”는 등 노골적으로 선거개입을 하면서 “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되고 있다.

    ​현중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2야드 기술관리부서장은 조합원들을 면담하며 스마트폰이나 녹음기를 소지했는지 확인한다며 신체 검색까지 했다니 기가 막히는 일이다”고 밝히며, “이것은 엄청나게 많은 사례 중에 일부분일 뿐이다”라며 그 상황의 심각성을 폭로했다.

    ​20년만에 파업 결의를 위한 조합원 총회가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제20대 집행부(위원장 정병모)는 최근 20년 내에 입사한 대다수 조합원들이 정상적인(자주적, 민주적) 투표 행위를 경험한 적이 없고, 회사측의 방해공작이 극심할 것을 미리 짐작하고 이런 조건에서도 조합원총회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투표소를 과거처럼 선거구별, 부서별, 분과별로 설치하지 않고, 울산공장에 15개의 투표소를 순회하며 설치하여, 조합원들이 자유롭게 원하는 투표소에 찾아가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분산시켰다.

    이때 조합원들의 신분을 확인하는 방법은 ‘사원증’과 ‘투표통지서’ 두 가지다.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이 들을 때 처음 듣는 ‘투표통지서’는 바코드를 적용해 조합원의 신분을 확인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회사 측이 투표자 개별 확인 작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묘책”이다.

    다음은 현중노조 소식지 민주항해에 실려있는 조합원총회 방법 안내문이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총회방법 안내(9월23일)

    ▶ 며느리도 모르는 전자인증 투표방식

    전자인증 투표방식은 언제, 어디서, 누가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또한 통합개표 덕에 부서별, 분과별 투표율과 찬반율 자체를 알 수가 없습니다.

    ▶ 투표통지서 배부

    투표통지서는 어제(22일)부터 오늘 오전 사이 각 분과대의원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모두 전달하고 있습니다.

    ※투표통지서와 관련한 문의는 소속부서 대의원에게 하시기 바랍니다.

    ▶ 투표소

    투표소는 오늘부터 ~ 26일(금)까지 각 현장을 돌며 날마다 15곳의 투표소를 운영합니다.

    ▪ 오늘(23일) 투표장소 : 노동조합 앞

    ▪ 투표소 운영시간 : 17시~

    ▪ 우천 시에도 진행함

    ▶ 투표방법

    1. 사원증과 투표통지서를 가지고 와야 투표가능

    ※ 불가피한 사정으로 투표통지서를 지참하지 못한 조합원은 투표소에서 재발급 받아 투표가능

    2.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넘게 찬성해야 쟁의행위가 가능하며 투표를 안하면 (기권) 곧 반대표가 됩니다. 따라서 2014년 임·단협 쟁취를 위해서 꼭 투표를 해야 합니다.

    ▶ 투표소는 4일간 상시 운영

    노동조합사무실에 설치한 1투표소는 총회기간 4일 모두 운영합니다.

    분과 부서 개념 없이 누구라도 언제든지 방문하면 투표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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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총회에 쓰이는 ‘전자인증 투표방식’ 개발을 위해 4개월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몇 차례 시연을 한 다음 수정, 보완을 거쳐 최종확정 때까지 많은 노력과 아픔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위 사진은 지난 주말 이틀 동안 (9월 20, 21일) 휴일도 반납한 채 모든 간부가 출근해 전자인증 투표방식 훈련을 받고 있는 장면이다.

    27년 노동조합 역사상 거의 매년 조합원 총회를 통해서 “파업결의”를 했고, 실제 총파업을 통해서 조합원들의 권리와 이익을 오늘 수준으로 끌어올린 현대자동차 조합원들이 들을 때, 최근 현대중공업노동조합 상황은 마치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울산시 동구 미포만,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자주적인 노동조합,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가장 기본인 “투표권”마저 회사 측에 의해 철저하게 농락을 당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자주성, 투쟁성, 연대성이 무너져 버린다면.​ 그래서 몇몇 노조 간부들만 회사로부터 귀족 대접을 받고, 나머지 대다수 조합원들은 회사 측의 철저한 통제 속에 허덕이는 그런 노조를 우리는 “어용노조”라고 배웠다.

    ​지금, 20년 만에 조합원의 힘으로 총파업을 전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현중노조가 회사 측의 통제와 차별과 억압의 사슬을 끊고, 마침내 총파업의 깃발을 올리는 그날, 현대중공업 민주노조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오늘 현실을 보면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지부)의 오늘을 심각하게 살펴본다. 오늘 밤은.

    ​”…아~아~아, 골리앗이여, 서러워 울지 말아라. 노동자의 깃발이여”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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