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가이드라인
세월호 특별법 해결 의사 없다?
야당 "여당의 주장에 대한 도돌이표"
    2014년 09월 16일 05: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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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자, 야당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지금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자는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대통령이 결단을 하라고 한다. 그것은 삼권분립과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고 결단을 내릴 사안이 아닌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순수성’을 언급하며 “세월호 특별법도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희생자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여야의 2차 재합의안은 여당이 추천할 수 있는 2명의 특검 추천위원을 야당과 유가족의 동의가 없으면 추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특별검사 추천에 대한 유족과 야당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여당의 권한이 없는 마지막 결단”이라며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의사가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당의 기존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 해, 여당에 더욱 확고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고 야당에서는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김영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음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과 유가족, 그리고 야당을 ‘일부’라고 부르는 대통령의 인식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박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세월호 유가족을 먼저 만나서 설득하는 것이 순서다. 그 자리에서 박 대통령 본인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유가족에 대한, 그리고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유가족들을 겨냥해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부대변인은 “유가족을 폄하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눈물과 약속을 기억하셔야 한다. 세월호 참사의 최종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던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그동안 도대체 한 일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 부여하는 것이 사법체계를 흔든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어불성설”이라며 “천번 만번을 양보해도 약속대로 가족을 만나 진심으로 설득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종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책임 떠넘기기의 최종 마무리 판이다. 그간 청와대, 여당의 주장에 대한 도돌이표 종합선물세트”라며 “이제 더 이상 유가족을 만날 생각도, 위로할 생각도 없다는 잔인한 발언이다. 유가족이 동의하는 특별법, 특검을 하겠다는 자신의 약속은 거짓이었다는 고백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세월호 특별법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박 대통령을 규탄하며, 보다 수위 높은 비판을 가했다.

홍 대변인은 “결단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명령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던 이유가 다시 참을 수 없는 상처와 모욕을 주기 위함이었느냐”며 “대통령의 기본적인 직무조차 방기하면서 자식 잃은 부모들을 거리로 내쫓아버린 잔인하고 매몰찬 박근혜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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