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체육대, 10년 넘게
    학생 대상 불법 생체실험
    생체실험 부작용으로 국가대표 꿈 접은 학생도 있어
        2014년 09월 16일 02: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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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체육대학교(한체대)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불법 생체실험이 10년 넘게 이뤄진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예고된다.

    16일 정진후 정의당 의원(국회 교문위)이 <뉴스타파>와 공동으로 한체대 교수와 대학원생들 연구 논문을 분석한 결과, 합법적 절차 없이 무단으로 인간의 근육과 지방을 추출한 생체실험이 2000년 이후에만 21차례나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들 시험에 동원된 대상자는 모두 218명으로 절반 이상이 한체대 학생이었고, 생체 시험 연구에 참여한 한체대 교수는 김창근, 김효정, 김영선, 김효식, 최강진, 육현철 등 6명이었다. 이 학교 대학원생과 외부 연구진을 포함하면 34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운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학생들의 생살을 찢어 멀쩡한 근육을 떼어내는 근생검과, 지방을 추출하는 지방생검을 활용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인체를 마취한 뒤 조직을 떼어내는 시술은 주로 김창근 교수가 담당했다. 문제는 김 교수는 의료 면허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김 교수는 걷기 운동이 중년 여성 복부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여성의 지방 조직을 떼어내는 지방생검을 직접 시술했으며 <뉴스타파>는 김 교수가 시험대상자 2명으로부터 지방을 추출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한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염모씨는 자신의 학위 논문 말미에 “박사과정 실험 중 김창근 교수가 직접 실험에 참가해 근생검 검사를 해줬다”는 내용도 들어있어 김 교수가 여러 생체실험에 참여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염모씨의 논문에는 한체대 역도선수 18명의 근육을 추출해 시험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체대

    성적을 미끼로 실험 참여 권유, 수술 부작용으로 국가대표 꿈 접은 A씨

    이러한 생체실험에 활용할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었던 것은 성적을 미끼로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근생검 시술을 받은 뒤 부작용으로 국가대표의 꿈을 접은 A씨는 지난해 1월 작성한 경위서에서 “실험에 참여할 경우 A+를 주겠다는 김 교수의 권유로 시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김 교수의 부탁과 학점에 욕심이 생겨 시험에 참여했으나 근육 채취가 이뤄진 다음 날부터 신경이 마비돼 오른발을 딛기 어려울 정도”라며 “후배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고강도의 저항성 운동수행에 의한 근세포 변화’라는 논문을 같은 학교 김효정 교수와 공동으로 저술해 학회지에 개재했다.

    김창근 교수는 불법 생체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2001년 이후 모두 15편의 논문을, 김효정 교수는 12편의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

    정진후 의원은 “김창근 교수의 근생검 ‧지방생검 생체 시험은 명백한 의료 행위 위반이다. 또한 부작용의 가능성이 높은 생체실험을 학점을 미끼로 학생들에게 시행한 것은 연구자이자 교수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며 “교육부와 한체대는 연구 윤리 규정을 위반한 논문에 대한 학위를 취하하고, 관련자들에 응당한 처벌과, 피해를 입은 학생들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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