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아기 귀신고래의 감동 스토리
    [책소개] 『알류산의 마법』(최영민/ 분홍고래)
        2014년 09월 13일 0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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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류샨의 마법을 찾아 떠나는 귀신고래의 감동 스토리!

    귀신고래는 고래목 귀신고랫과에 속하는 유일한 고래로 쇠고래, 회색고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고래는 몸길이 15미터, 몸무게 36톤까지 자라며, 평균 수명은 50년에서 60년입니다. 현재는 북태평양에만 분포합니다. 과거 태평양에 많이 분포하였지만, 19세기 무분별한 남획으로 그 수가 많이 줄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 책은 한 어린 귀신고래의 이야기입니다.

    드넓은 바다에 수많은 생명이 공존하며 살아갑니다. 그런데 수많은 생명 중 아기 고래 귀령이는 생각합니다. 왜 하필 귀신고래로 태어났을까? 하늘도 땅도 아닌 왜 하필 바다에서 태어났을까? 하고요.

    엄마는 말합니다. 진정한 고래가 되려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엄마 나는 고래인데, 고래가 되어야 해요?”

    귀령이는 바다에 살지만 물고기가 아닙니다. 다른 물고기처럼 물속에서 자유롭게 숨을 쉴 수도 없고, 편안하게 깊은 잠을 잘 수도 없습니다. 어린 귀령이에게 귀신 고래의 삶은 어쩐지 불공평하고 답답한 것투성이입니다.

    “내 바람과 다르게 흐르는 바다에서 어떤 고래로 살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고래야.”

    해마다 봄이 되면 베링 해에는 수만 마리의 고래가 몰려옵니다. 그곳을 가득 채우는 크릴 때문입니다. 또 그 고래를 잡아먹기 위해 범고래 무리도 몰려듭니다.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이 형성되는 것이지요.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명 현상입니다.

    《알류샨의 마법》은 귀령이라는 아기 고래가 엄마 고래와 함께 먹이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엄마 고래는 귀령이에게 고래로 살아가기 위한 훈련을 시킵니다. 숨쉬기, 수영하기, 먹이 먹는 법 등 익혀야 할 것이 많습니다. 바다 속에서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훈련입니다.

    “바다에서 살려면 우리는 물 위로 올라가 숨을 쉬어야 해.”

    “공부, 싫어.”

    “고래로 태어났어도 고래로 살아가려면 익혀야 할 게 있어.”

    하지만 귀령이에게 훈련은 너무 귀찮고 힘든 일입니다. 자신은 왜 고래로 태어났는지, 또 고래는 왜 하늘도 땅도 아닌 바다에서 살아야 하는지, 귀령이에겐 모든 것이 불만투성이입니다.

    하지만 엄마의 엄마 그리고 또 그 엄마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고래의 숙명에 따라 고래로 살려면, 훈련을 해야 하며, 아무리 위험한 길이라고 해도 이동을 해야 합니다.

    《알류샨의 마법》은 이처럼 작은 아기 고래가 진정한 고래로 성장해 과는 과정을 그린 성장동화입니다.

    여행을 통해 마주하는 만남과 이별 그리고 역경을 이겨내며 하나의 완전한 고래로 성장하는 과정은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의 삶과 맞닿아 있어, 아이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줄 것입니다.

    나는 왜 나이며, 진정한 내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알류샨의 마법을 찾아 떠나는 귀령이의 여정은 아이들이 자신을 인정하고 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데 작게나마 큰 도움이 되어 줄 것입니다.

    “남이 뭐래서가 아니라 그냥, 자신이 싫은 적은 없어요?”

    “그냥 자신이 싫을 수는 없지. 뭔가 다른 것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렇지.”

    알류산의 마법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엄마는 알류샨으로 긴 여행을 결정합니다.

    긴 여정에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한 여정에서 귀령이는 여러 바다 동물들을 만나게 됩니다. 향유고래들은 엄마에게 위험한 여정을 함께하자고 제안하지만, 엄마는 향유고래와 귀신고래는 엄연히 다르다며 함께할 수 없다고 거절합니다. 귀령이는 엄마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지만, 세상에는 이해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또 이동 중 포경선도 만나게 됩니다. 포경선에 포획된 고래의 피로 빨갛게 물든 바다를 보며 바다를 시뻘건 피로 물들이는 인간이 괴물처럼 느껴집니다. 왜 자신이 고래로 태어났는지, 그리고 왜 고래는 바다에서 살아야 하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알류샨의 입구에서 귀령이와 엄마는 귀신고래를 잡아 먹는 범고래와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는 귀령이를 살리려고 사투를 벌입니다.

    차가운 북방의 바다에, 외로운 새끼 고래가 범고래들이 노리는 바다를 가로질러 갑니다. 자신에게 던져진 삶을 포기하지 않는 묵묵한 그 모습은 숙연하고 경건하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고래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이 이야기를 읽는 아이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습니다. 같은 생명 존재로서 공감 말입니다.

    옛날 엄마의 가족이 임신한 엄마를 위해 희생했고, 엄마는 또 귀령이를 위해 희생했다는 이야기는 귀령이에게 나아갈 용기를 줍니다. 엄마가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건 귀령이의 고귀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귀령이는 용기를 내 엄마의 몫까지 살아내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알류샨에 도착한 귀령이는 알류샨을 까맣게 뒤덮은 수백만 마리의 동물들을 보며 경이로운 삶과 마주하게 됩니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귀신고래들의 고된 여정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우리 아이들의 삶과 닮아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난관과 부딪히며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야 하는 이유, 비록 현재가 조금 고단하더라도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이것이 바로, 알류샨의 마법이야!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동물은 본능에 따라 산다고 합니다. 그건 동물은 태어난 그대로 자신의 삶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사자는 태어난 그대로 좋은 사자가 됩니다. 고래도 태어난 그대로 좋은 고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성에 따라 살아간다는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여타 동물보다 우월하다고 자랑하는 인간의 이성이 인간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만은 아니니까요.

    자신의 삶을 산다는 것은 먼저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태어난 환경, 조건이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것과 비교해 많은 것이 부족하고 결핍되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망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지니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정할 수 없는, 거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인간으로서 나의 삶이 시작된 것이니까요.

    그렇다고 우리의 삶에 보상이 예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하고 고생한 만큼 상응하는 결과가 있기도 하지만, 아닐 수도 있습니다. 기대마다 어긋나고 목표마다 틀어질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목표를 지닌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목표에 충실할수록, 그 목표들이 경합적일수록 나의 목표가 기대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지는 게 당연합니다. 가끔은 행운도 있지만, 삶이란 엇갈림과 어긋남의 연속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고래가 고래 아닌 무엇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나 아닌 무엇이 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우리는 어렴풋하나마 삶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삶의 진실을 갈파하는 수많은 선각과 성현의 가르침은 나의 삶을 진지하게 숙고할 때에 다가옵니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어떤 삶을 살지를 고민합니다. 답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고민이나 포기해도 되는 이유는 아닙니다.

    우리는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물질이든 지식이나 지위든 많이 가진 인간이 좋은 인간은 아닙니다. 그건 인간이 함께 사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처럼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이들이 많아질 때, 삶은 역사를 남기며 영원히 연장되는 것입니다.

    알류샨을 가득 매우는 생명의 신비! 그곳에서 기꺼이 희생당하고 또 도우며 연장하는 생명!  이것이 바로 알류샨의 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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