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보 '원두'는 왜 울게 됐을까
    [서평] 『어느날 카페에서 커피가 운다면』(조철희/ 새봄)
        2014년 09월 04일 11: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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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사람들은 온통 커피에 빠져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찻집이 무려 3만개가 넘는다(2011년 기준). 거리 곳곳에 커피숍이 들어서있고, 한 거리에도 2~3개의 커피전문점이 들어서있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어느날 카페에서 커피가 운다면>은 이렇게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커피가게에 대한 이야기다. 더 정확히는 커피가게에서 소비되고 있는 원두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른들은 하루를 멀다하고 커피를 마시지만 원두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조철희 작가는 바로 이러한 점에 천착해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조 작가는 커피 원두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울보 원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울보 원두’는 왜 울게 됐을까? 이렇게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모험은 이곳저곳으로 이어진다. 어찌 보면 엉뚱하고, 다양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모험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아이들의 관심을 끈다.

    주인공 ‘생두’는 마음이 따뜻하다. 원두가 우는 이유를 찾기 위해 원두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생두의 행동은 우리 모두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우리 아이들이 생두를 보고 그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외되고 힘든 친구들까지 보듬어 안는 그런 아이가 되는 것은 모든 부모의 꿈이기 때문이다.

    책 안에 등장하는 ‘사향고양이’의 존재도 눈길을 끈다. 우리는 사향고양이가 루왁 커피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알고 있는 경우에도 고양이에 감정이입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사향고향이가 어떻게 루왁 커피를 만들어내는지 알게 될 것이며 이 과정을 통해 다른 커피 생산 과정으로 관심의 범위를 넓히게 될 수도 있다.

    커피 운다면

    원두의 고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다소 충격적이다. 원두의 고향에서 만나게 된 ‘루아’의 이야기는 현실에 다름 아니다.

    루아는 커피농장에서 일하면서 하루 종일 중노동에 시달린다. 그는 10살에 불과하지만 커피 원두를 끊임없이 따야하고, 목표 수확량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채찍질을 당한다. 인류사의 부끄러운 한 장면인 ‘노예제도’의 현대판이나 다름없다. 루아는 이렇게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다. 그야말로 노예노동에 하루 종일 시달리는 것이다.

    이렇게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는 아동들은 한둘이 아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 등에서는 심지어 어른들도 일하기 힘들다는 금광에서 혹사당하는 아이들도 많다. 또 다른 아이들은 소금광산과 채석장에서 시달린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업체에서 공급하는 축구공을 생산하면서 고통 받는 아이들도 있다. 축구공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각형과 육각형의 가죽 32조각에 1620회의 바느질이 필요하다. 파키스탄의 아이들은 좁고 더러운 공장에서 하루 14시간씩 바느질을 하고 2천원의 일당을 받는다. 이 아이들의 시급은 150원에도 못 미친다.

    세계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아동 노동인구는 1억6천800만 명에 달한다. 어른들의 욕심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자라나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현실이 이렇게 냉혹하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에서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것은 녹록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조 작가는 예민하면서도 아이들이 알아야만 하는 현실을 훌륭히 짚어냈고, 이는 같이 책을 읽은 아이와 부모의 공감대 형성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민영 화가의 그림은 친숙하면서도 세밀하게 상황을 표현해냄으로써 아이들의 상상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어느날 카페에서 커피가 운다면>은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을 동시에 갖게 해주는 작품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이 따뜻한 생두가 일하고 있는, 바로 그 커피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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