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유가족 3차 회담 파행
    이완구 "유가족 동의 없이 특별법 통과할 수 있다"
        2014년 09월 01일 09:23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예상됐던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이하 유가족대책위) 3차 회담이 파행으로 끝났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유가족은 협상 대상 아니다”라며 최악의 경우 유가족대책위 동의 없이 ‘재협상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과 유가족대책위는 1일 오후 4시 50분경 3차 회담에 들어갔다. 2차 회담에서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하는 쟁점을 두고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한 새누리당과 유가족대책위는 같은 문제를 두고 더욱 강경하게 서로의 입장을 주장, 회담 초반부터 다소 살벌한 기류가 보였다.

    이날 유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회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결정 권한 있는 분들 앞에서 지난 수요일(27일) 열심히 설명했다. 그 때도 ‘위헌이다’ 이런 얘기 말고, 우리는 그런 대화를 하자는 게 아니라고 누차 얘기했다”며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2차 회담 때 ‘이렇게 나오면 더 이상 이 자리에서 안 나오겠다. 나는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요. 할 거 다했고, 줄 거 다줬는데 또 달라고 하니 난 더 이상 할 게 없다. 이 테이블에서 빼주세요’라고 했다”며 이날 회담 파행이 2차 회담 때부터 예고된 것임을 시사했다.

    회담에 참석한 유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은 “3번째로 만나는데 1차와 2차 같은 그런 만남은 안하고 싶다. 그런 내용을 길게 듣고 싶지도 않다”며 “1, 2차와 같이 유가족대책위를 설득할 취지라면 당장 일어나서 나가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우리는 지금 양보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큰 틀에서 원칙 깨는 일은 할 수 없다. 지금 저는 재합의안이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강경하게 고수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기소권 부여해달라는 유가족대책위 요구에 대해 주 정책위의장은 “수사권, 기소권 주지 않았나. 특검이란 게 완벽한 수사권, 기소권 가진 거다. 더 요구하는 건 요약하면 피해자 측이 특검 임명하게 하라는 거다. 그건 헌법 원칙 못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의장의 발언은 유가족대책위의 진상조사위 상임위원에게 기소권 수사권 부여하라는 요구와 전혀 별개의 것이며 상설특검법에 따른 특검 선임 절차의 문제로 해석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여전히 진상조사위의 기소권 수사권 부여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차 협사오ㅜ

    3차 협상 파행 뒤의 유가족대책위 기자회견(사진=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유 대변인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관례 따지고 맨날 그러신다. 진상조사나 특검 해서 제대로 된 적 있으면 말해 달라. 관례 따지는 분들이 어떻게 그렇게 말하느냐”며 “정치인들과 맞대고 얘기한 게 4개월”이라고 말했고 끝내 김 위원장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회담은 끝이 났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들 동의에 대해 말하는데, 우리는 유가족 말씀 듣는 거다. 분명히 나의 협상 대상은 야당”이라며 “유가족과 협상을 하거나 조건을 주고 받지 않는다.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과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대책위 동의 없이 야당과 재협상안 통과시킬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당연하다(당연히 가능하다)”며 최악의 경우 재재협상안이 통과될 수 있음을 밝혔다.

    유가족대책위는 3차 협상 파행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이 시작되자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의 ‘우리는 내 놓을 것이 전혀 없다’라는 말을 통해 새누리당이 이번 만남을 협상의 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 없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언론플레이용으로 시늉내기 협상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유가족대책위는 “다시 논의를 시작하려면 새누리당의 진정성 있고 전향적인 태도가 있어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새누리당이 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대통령님이 답해 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