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보고서, "부정 방조한 부실 과정"
통합진보 전국운영위, 31명 중 27명 찬성 진상보고서 통과
    2012년 06월 27일 09: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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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실부정선거 관련한 2차 진상조사위 보고서 내용이 공개됐다. 온라인 분과 보고서의 외부 유출, 구 당권파측의 언론플레이, 김동한 조사위원장 사퇴 등 파행을 거듭한 가운데 26일 전국운영위 보고가 끝난 후 국회 정론관에서 보고서 내용을 발표했다.

김동한 위원장을 대신해 양기환 위원이 발표한 내용은 1차 보고서 내용보다 훨씬 더 상세하다.

미투표자 현황을 특정 당직자가 1000여회 열람
– 관리시스템 ID와 비밀번호 특정인들과 공유

온라인분과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현장투표를 가리지 않고 투표하지 않은 당원 현황을 특정 당직자가 독점해 열람한 것을 확인했다. 통합진보당 당사의 특정 아이피에서 1,151회 조회했다. 다른 중앙당사 아이피에서도 각 287, 46회 조회했다. 개발업체에서도 두 아이피에서 45, 12회씩 조회했다.

개발업체는 투표기간 내 투표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용도로 접근했다고 대표자 진술과 웹로그 기록으로 확인했으나 3명의 당직자는 일정한 시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미투표자 현황을 열람했다.

질문에 답을 하고 있는 양기환 진상조사특위 위원(사진=참세상)

미투표자 현황은 투표 진행 상황에 대해 해당 시점까지 기록된 정보(성명, 소속, 휴대전화번호, 투표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표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미투표자 현황을 엑셀로 다운로드가 가능한데 미투표자 열람 페이지를 287회 조회했던 당직자가 7번에 걸쳐 다운로드를 했다. 1000여회 넘게 조회한 당직자와 선관위원도 각 1회, 2회 다운로드를 받았다. 보고서는 “출력 또는 파일 전송 등의 방식을 통해 (해당 자료가) 외부로 반출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표 결과에 영향 줄 수 있는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관위 요청에 따라 3월 17일과 18일 미투표자에게만 투표 독려 문자를 보낸 것도 확인됐다. 선거관리보고서에 따르면 투표시스템 설계안을 업체에 전달한 국민참여당계 당직자가 “관리자 페이지에 미투표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포함하지 않았는데 당초 설계 내용과 달라진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관리자 아이디와 비밀번호, 특정인들에게 공유

최고 관리 권한 레벨의 관리자 아이디가 총 7개가 생성되어 있는데 이중 실제 로그인한 기록은 4개 아이디에서 확인됐다. 그 중 두 개의 아이디가 현장투표 관리자 아이디로 확인됐다.

투표시스템 개발업체가 admin 아이디를 만들어 당 총무실에 제공한 것으로 진술했고 당직자들 간에 아이디를 공유해 투표기간에 사용한 것을 웹로그 및 관리자 로그인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 아이디를 통해 중앙당 당직자 4인이 적게는 5회 많게는 27회 동안 로그인했고, 현장관리자 2명도 2회에서 3회 로그인했다. 정책연구원에서도 6회 로그인했으며 위치가 확인되지 않은 접속도 5군데 이다. 온라인투표 시스템을 담당한 두 업체도 많게는 33회 접속했다.

보고서는 “최고 레벨 관리자 아이디 경우 관리자 시스템 전체 메뉴를 열람하고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그 사용에 대해 보안관리가 철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선거기간 중 외부에서 사용한 정황이 다수 발견된 것”이라며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선거관리분과 보고서에서도 이러한 아이디 발급 관련해서 누가 어떻게 총 몇 개를 발급했는지 김승교 중앙선관위원장조차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거의 공정한 관리와 관련하여 중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현장투표소에 설치된 PC에서 중복 IP 나와

보고서는 현장투표소는 온라인 투표 참여 여부를 검색하기 위해 PC를 설치함으로 “온라인 투표 참여 확인을 한 IP는 현장투표로 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몰표가 행사된 IP 중 현장투표소 아이피로 온라인 투표가 이루어졌다면 조직적 대리/동원 투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밝힌 현장투표소에서 온라인 투표가 이루어진 현황은 전북 익산, 광주 광산구, 경기 평택시에서 A후보에게 각 82, 33, 46표의 몰표를 주었다. 강남 성모병원에서는 B후보에게 48표의 몰표를 주었다.

제주지역 중복 IP 문제는 특이사례라고 밝혔다. A후보에게 270표의 몰표가 나온 아이피는 현장투표소가 아님에도 현장투표소에서만 사용 가능한 ID를 사용해 온라인 투표 확인 기능을 무려 6,019건을 실행한 것. 온라인분과는 이를 통해 1,291명의 개별 유권자의 투표여부를 확인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공식 현장투표소 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투표 시스템의 기능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것이며 조회된 730명의 사용자가 조회 시점 이후에 온라인 투표를 했음으로 투표 독려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투표 확인 기능이 실행된 이후 동일 IP에서 152명의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고 몰표 행위를 분석해봤을 때 도움말 페이지 조회 등 정상적 투표행태와 다르게 기계적 투표행위를 진행한 것은 “동원 투표를 넘어 대리 투표의 정황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분과 보고서는 종합 결론에서 “비례대표 경선 온라인 투표는 전반적으로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하기 어려운 투표”이며 “선관위원이 아닌 당직자가 주요정보인 미투표 현황을 수시로 열람한 것은 기회의 공정성을 침해한 행위”라고 밝혔다.

또한 “권한이 없는 장소에서 투표 정보를 부정 취득한 사례가 있고 특정 IP에서 광역시/도를 달리한 투표행위가 이루어진 것은 대리/동원투표 정황 존재”한다고 밝혔다.

중복 IP와 관련해 공개한 중복 IP사례를 보면 중복IP에서 특정후보에게 90%이상 몰표를 준 곳은 48개 IP에서 나왔으며 특히 한 IP에서 경남, 경기, 대전, 서울, 전북, 등 전혀 다른 지역에서 140명이 투표해 134명이 특정후보에게 몰표를 준 곳이 다수 발견됐다.

 10초 간격, 가나다 순으로 현장투표한 것으로 등록돼

 현장투표분과 보고서에 따르면 수십 명의 인원이 10분 동안 투표한 것으로 등록한 사례가 있다. 한 투표소에 해당 투표자들이 이름 ‘가나다’순으로 초 간격을 두고 등록한 것이다.

현장투표소는 설치된 PC를 통해 온라인 투표 여부를 확인한 뒤 현장투표했다는 사실을 입력하는데 이것이 초 간격을 두고 가나다 순으로 입력한 것은 대리투표 정황인 것.

투표 당시 선거권이 없는데도 현장투표를 한 사람이 3명 발견되어 조사위원이 진술을 받았다. 2월에 입당해 3월에 탈당한 A, B씨 모두 투표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진술이 사실이라면 누군가 대리투표한 것이다.

현장투표와 온라인투표 모두에 이중투표한 선거인 18명도 발견됐다. 보고서는 이 투표소의 투표를 무효처리할 경우 1,503표가 무효이며 전체 현장투표자 수의 27.6%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선관위 발표에서 대구 달성구 지역 22표 중 1명의 표만 무효처리했다.

또한 이중투표자에 대한 전화조사 결과 3명은 현장투표, 8명은 온라인투표를 했다고 밝혔으며 해당자가 35년생 할머니로 투표 이후 돌아가셨다고 딸이 답변한 경우도 있다. 선거인명부에는 그 딸 번호가 등록되어있었다.

선거인 명부와 온라인에 등록된 현장 투표자를 비교한 결과 선거인 명부 서명은 있으나 온라인에 현장투표 기록이 없는 경우가 147명에 달한다. 투표를 하지 않았는데도 현장투표했다고 온라인에 등록된 사람은 60명이다.

또한 투표용지에 투표 담당자 서명이 없어 거제지역 투표함이 통째로 무효표가 되었는데 25개 지역 투표소에서도 담당자 서명이 없는 용지가 경쟁비례에서 557장, 찬반비례에서는 543장이 나왔는데 각 270표와 255표는 유효처리되기도 했다.

2차 조사특위 객관성과 중립성 지켜려 노력, 위원장 행태에 유감

1차 진상보고서 파문 이후 당내 갈등이 증폭된 것을 우려한 2차 진상조사위는 1차 진상조사 의혹 중 사실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제외했다.

특히 ‘마른 풀 다시 살아나’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던 투표용지가 붙는 경우도 실험을 통해 붙은 것을 확인하고 다수 붙어있는 투표용지가 모두 부정투표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의문은 의문대로 두고 수사권의 한계로 조사하지 못한 부분은 사실로서 부정으로 단정짓지 않은 것이다.

보고서 내용 중 후보를 추측할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배제했고 오히려 혁신파쪽인 오옥만, 나순자 후보의 부정투표 의혹이 지역(제주도)과 노조(병원)의 특성상 확연히 드러나 있다. 하지만 보고서 그 어디에서도 이석기, 김재연 의원을 겨냥하지 않았다. 1차 조사보고서에서 특정 후보를 추측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최대한 블라인드 처리한 것이다.

양기환 위원은 기자회견을 직후 질의응답 시간에 “진상조사위원회는 11명 중 7명이 당외 인사로 통합진보당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오히려 통합진보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도 포함되어있다.”며 특정 정파간의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양 위원은 “조사위는 처음부터 만장일치 원칙을 정했고 불가피한 경우 2/3 의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단, 소수 의견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26일) 4시 전국운영위 회의에서 만나기로 한 김동한 위원장이 사퇴했다.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일련의 가정에서 소명 기회 충분했다. 또한 소수 의견에 대해 전국운영위에서 보고해야 하는데 사퇴해놓고 모 방송사와는 인터뷰한 것으로 알고있다. 우리가 합의한 최소한의 운영 원칙을 깬 것”이라며 “4주 동안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자고 밤새가면서 수사권도 없고 협조도 안되는 어려운 상황에서 마무리했는데 마치 특위 조사위원들이 객관적이지 못하고 불공정했다는 식의 물타기 발언과 인터뷰는 유감이다.”이라고 표명했다.

마지막으로 양 위원은 “일부언론에서 이 사태를 부풀려 마녀사냥, 이념논쟁으로 확대되는 것이 안타까워 명백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하게 살펴보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자고 노력했다. 우리는 특정 정파나 특정 세력을 겨낭한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그 어떤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보고서에 드러나지 않은 특정 인물이나 세력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미희 의원이 이석기 의원을 표적 겨냥해 25일 저녁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해 전화조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제주도 중복IP에 대한 조사였다.”고 밝혀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차진상보고서는 진상조사특위 기자회견 직후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재석 31명 중 27명의 찬성으로 정식 보고서로 채택됐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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