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사법기구 헌법재판소
청소노동자 고용, 최저임금법 위반
심지어 감사원 감사에 협조한 노동자 4명 해고하기도
    2014년 07월 07일 09: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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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다루는 한국 최고 사법기구인 헌법재판소에서조차 헌법에 보장된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고된다.

7일 정의당의 서기호 의원(법제사법위원회)이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 청사 건물 청소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저임금법을 위반, 이로 인해 청소용역노동자들이 매달 38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헌재, 조달청이 계산한 원가계산금액의 절반 수준으로 업체 공고
감사원 점검 결과 출근시간 다르고, 주말에도 연장근무

서 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20일 조달청에 2014~2018년도 청소용역 계약을 의뢰하면서 평일뿐만 아니라 토요일에도 근무하도록 정하고도 주말근로수당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또한 인건비 단가를 2014년도 최저임금(시급 5,210원, 주5일 40시간 근무조건 1,088,890원)이 아닌 2013년도 최저임금 (시급 4,860원, 주 5일 40시간 근무조건 1,015,740원)으로 적용했다.

이를 검토한 조달청은 같은 해 11월 28일 헌재에 공문을 보내 “헌재가 배정한 예산 1,508,800천원은) 조달청이 계산한 원가계산금액 3,087,010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적정임금 보장을 위한 예산 증액을 검토해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적정임금을 보장하도록 수정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달청의 수정의견에도 불구하고 헌재는 같은 해 12월 3일, 청소용역노동자의 기본급을 인상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서류상 평일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이는 등의 편법으로 소액만 증액한 후, 1,467,312천원에 용역을 최종 공고했다. 이는 조달청의 원가계산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헌재는 기본급을 인상하는 대신 최초 용역비 산출에 포함됐던 청소용역노동자 상여금을 100%에서 50%로 삭감하고, 복리후생비 중 건강진단비(1인 2만원) 항목자체도 삭제했다.

또한 근로시간을 평일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 공고했지만, 감사원이 지난 3월 실제 근로시간을 점검한 결과 청소노동자들은 오전 5시에 출근해서 8시간30분을 근무하고 있었고 주말에도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헌재 청소용역노동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최저임금은 1,399,875원이지만, 실지급액은 1,061,943원으로 1인당 382,932원씩 임금을 덜 받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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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모습

서기호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계약서 내용에 따라 최저임금보다 적게 지급한 사실은 없지만, 업체와 협의하여 7월분 급여부터 변경하여 반영하기로 했다”면서 출근시간이 계약서와 다른 것에 대해서는 “청소근로자 각자가 자율적으로 조기 출근한 사항으로 강제하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 의원에 따르면 헌재에서 청소용역을 했던 한 노동자는 서 의원실측에 “오전 7시부터는 모든 사무실을 통제하기 때문에, 담당공무원이 5시에 출근해서 공무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청소를 마치라고 지시했던 것”이라고 증언했다.

헌재, 지난 3월 감사원 감사에 협조한 노동자 4명 해고

특히 서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31일 청소용역노동자 15명 중 4명을 감사원 감사에 협조한 이유로 해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해고된 노동자들은 하소연 할 여력도 없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라 한다. 부당해고가 확인될 경우 바로 복직시켜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담당공무원의 단발적인 실수라고 보기도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체불된 임금에 대해서는 즉각 지불하고, 고용노동부장관은 헌법재판소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하여 정확한 실태를 조사하고 책임자는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헌재의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해서도 “계약서상 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과 다르고, 이에 따른 최저임금도 지불하지 않고 있어 최저임금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면서, “최저임금법에 따라 도급업체에 대한 책임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도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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