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희롱 피해노동자 마녀사냥에 철퇴
    검-경-언론 명예훼손 소송 예정
    기륭여성노동자 성희롱사건 명예훼손 무죄 확정 판결
        2012년 06월 25일 10: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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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희롱 가해자인 경찰을 명예훼손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를 경찰 연행에 대한 불만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처벌하려고 한 검찰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대해 철퇴를 가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지난 6월 14일 판결에서 검찰이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박행란 조합원에 대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인정한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노동자에 대한 검찰의 뿌리깊은 편견과 적대감

    경찰의 여성노동자 성추행 사건은 2010년 4월 6일 저녁에 벌어졌다. 당시 사건이 벌어진 배경은 2010년 4월 6일 최동렬 대표이사가 출근투쟁에 연대온 문재훈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폭행에 대하여 경찰에 고소하고 난후 한참후 갑자기 쌍방고소가 되었고, 폭행을 한 기륭 회장은 회사 직원들과 본인차로 경찰서로 이동했고, 피해자인 문재훈은 경찰이 대동해서 경찰차로 이동하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동작서 앞에서 규탄회견을 하고 있는 기륭노동자들(사진=노동세상)

    그 두 사람이 그 조사를 받는 도중 동작경찰서에서 회사 임원과 박행란 조합원의 다툼이 있었다. 남성이 여성에게 바짝 얼굴을 들이대며 핸드폰으로 촬영하겠다고 위협을 하여 깜짝 놀란 박행란 조합원이 그러지 말라고 팔을 저었는데 그것을 폭행이라며 고소하자 경찰은 그 자리에서 박행란 조합원에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박행란 조합원은 ‘난 폭행한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고, 경찰서 로비에서 벌어진 일이니 감시카메라를 먼저 확인해 보자고 했다.

    경찰이 감시카메라를 확인시켜 주겠다며 형사계 안으로 들어가자고 했고 박행란 조합원은 경찰을 따라서 형사계로 갔다. 그런데 감시카메라를 확인시켜주지 않았고, 한참동안 시간이 지난 후 박행란 조합원을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했다.

    이에 박행란 조합원이 항의 했고, 회사 임원에게 위협 당한 것을 고소했는데 동작경찰서는 회사임원이 고소한 사건만 인정하고 박행란 조합원에게는 민원실에 고소하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헤프닝에 가까운 사건으로 박행란 조합원은 억울하게 구금이 되었고 조사 받을 것을 강요당했다. 경찰의 노동자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과 사용자 측을 옹호하는 관행이 또다시 발동한 것이다.

    성희롱 가해자 경찰이 피해자로 갑자기 둔갑

    하루 종일 식사를 하지 못하던 그는 오후 늦은 식사 후 속이 좋지 않아 여러 차례 화장실을 다녀야 했다. 경찰이 형사계 밖에 있는 여성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형사계 내에 있는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라고 하여 어쩔 수 없이 불안하지만 사용하였다. 그런데 동작서 조사담당 형사가 화장실 문을 열고 ‘빨리 나오라’고 말했고, 용변을 보던 박 조합원과 눈이 마주쳤다. 깜짝 놀란 박 조합원은 소리를 질렀고, 화장실에서 나와 사과하라고 항의를 했다. 그런데도 동작서 경찰은 잘못한 게 없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고, 박 조합원은 수치심과 억울함 때문에 한참을 울었다. 지치고 상처를 받은 박 조합원은 팔,다리에 쥐가 나고 탈진해 밤 12시경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이에 기륭전자분회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4월 7일 동작경찰서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하였다.

    그런데 조사담당 김창기 형사는 화장실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도리어 자신이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했다.

    이 사건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이명순 부장검사)는 박행란 조합원에 대해 “비정규직 문제로 노조와 대립하던 기륭전자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경찰서 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데 담당 경찰관이 강제로 문을 열어 몸 전체를 봤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을 모든 언론에 유포했다.

    검찰은 박 조합원이 기자회견을 해서 허위사실을 일간지와 인터넷신문에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보수언론들과 검찰의 노동자 죽이기 합동 작전

     검찰의 공소내용을 받아 <연합뉴스>, <조선>, <동아>, <중앙> 등 일간지들이 검찰의 주장을 사실 확인 없이 내보냈고, ‘“경찰이 성추행” 울먹이던 민노총 조합원, 알고보니 거짓말’(조선) ‘“경찰관이 나를 성추행”…알고 보니 조사에 불만“(매일경제) 등 악의에 찬 기사를 썼다.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는 당시 진정을 통해 문제의 경찰이 화장실 문을 열었다는 것을 확인한 서울경찰청의 공문까지 검찰에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악의에 찬 검찰은 피해노동자의 억울한 사연은 철저하게 외면한 채 언론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피해노동자를 마녀 사냥해 돌이킬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주게 만들었다.

    법원이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반성하고 자숙하기는커녕 ’화장실 안에서 용변을 본 것이 아니고 전화통화를 했다‘, ’CCTV 시간 기록이 오차가 있다‘는 둥 말도 되지 않는 근거들을 내세워 억지 주장을 계속해 피해노동자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켰다.

    이 사건에 대하여 법원은 김 형사가 문을 열고 용변을 보고 있는 피해노동자를 봤다는 사실과 박 조합원이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했지만 김 형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박 조합원이 심한 모욕감을 느껴 심리적으로 힘들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이 박 조합원이 탈진하여 병원에 가게 된 주요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가장 약한 여성노동자들을 마녀사냥하는 반노동자 동맹 세력들

    이명박 정권 치하 검찰은 지난 MBC피디수첩, 미네르바, 한국방송 정연주 사장 등 수많은 사건에서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몰아 기소하고, 피의사실을 언론에 알려 사회적으로 매장시켰다. 동작경찰서 성추행 사건 역시 가장 약한 여성노동자들에게 성추행을 저지른 경찰이 사과와 반성은커녕 도리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피의사실을 알려 저질 언론과 함께 마녀사냥을 일삼았다가 대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받은 사건인 것이다. 동작경찰서 성추행 사건은 다행히 기륭전자 조합원들에 의해 진실이 밝혀졌지만, 전국에서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 특히 여성노동자들이 검찰과 경찰에 의해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판결은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조합 활동에 적대감을 가지고 악의적인 거짓과 왜곡을 일삼고 있는 검찰과 경찰에게 엄정한 심판을 한 것이다.

    금속노조 기륭분회와 기륭공대위는 “성추행 사건을 벌이고도 사과와 반성은커녕 도리어 피해자를 고소한 동작경찰서 조사담당 형사와 지휘책임자인 동작경찰서장, 이 사건을 조사해 마녀사냥을 자행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 담당 검사와 부장검사, 검찰의 주장만을 그대로 받아써 피해자를 세 번 죽였던 <조선일보>, <연합뉴스> 등의 신문사와 그 기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 보수언론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노동자에게 저지른 이번 만행을 본보기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그들에게 엄중한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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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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