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멀어지고
한반도 긴장은 다시 고조되고
한미일 정상회담과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
    2014년 03월 26일 03:27 오후

Print Friendly

한중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은 합의하면서도 방법론에 대해서는 일정한 차이를 보였다. 한반도 비핵화 관련해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과 경제 건설의 병진정책은 불가능하다. 북한에 대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지만 반드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는 언급에 그쳤다.

6자회담 재개 등 비핵화의 방법 관련해서 박 대통령은 “앞으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보장이 있고, 북한 핵능력 고도화 차단의 보장이 있다면 대화 재개 관련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시진핑 주석은 “중·북 양국 간에는 핵문제에 관해 이견이 있으나 현재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 노력 중”이라고 발언했다.

미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의 총론에서는 공감을 했지만 ‘6자회담 재개’ 등 방법론은 확연한 이견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 직후 중국 외교부는 “미중 양국은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현안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는 북한의 사전조치 이행에, 시진핑은 6자회담 재개에 방점을 찍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협상이나 대화도 북한이 취하는 행동에 근거해야 하며, 북한이 아직 진지하게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는 의도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일정하게 선을 그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6자회담을 빨리 재개해야 한다.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 북핵 현안을 해결할 유일하고 올바른 방법”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미일 정상회담(25일)

한미일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공조 차원에서 가까운 시일 내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3국 정상은 북한이 핵무기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촉구하자는 것과, 중국이 대북 설득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3국) 결속을 어떻게 심화할 수 있는지, 외교적으로 또 군사적으로 협력하고, 공동 군사작전, 그리고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통해 어떻게 더 심화시킬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MD에 대한 협력 제고뿐만 아니라, 공동의 군사작전까지 언급하고 있는데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으로 발전시켜 가고 싶은 미국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한편 이번 3자 정상회담에서 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 과거사에 대한 논의나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베 일본 총리는 회담에 앞서 “이번 회담이 일본과 한국 간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위한 첫 걸음이자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회담에서 자신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서는 일체의 사과가 없었다. 그는 “기본 가치와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세 나라” 운운했는데, 대중국 전선을 강화했으면 하는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미일

북한, 한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노동미사일 두 발 발사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오전 “북한이 오늘 새벽 2시35분과 2시42분에 평양 북방 숙천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각각 1발, 총 2발을 발사했다”며 “이 발사체는 650km 내외를 비행했으며, 노동 계열의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09년 7월 4일에 이어 근 5년 만에 처음이며,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간에 맞춰 발사한 것이다.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히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대한민국과 국제 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사거리 70km 내외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서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사거리 500km의 미사일에 대해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정했기에 한국 국방부와 비슷한 입장을 천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화는 멀어지고 긴장 고조, 한미일 3각동맹 추진으로 이어질 가능성

말로는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라고 하면서도 미국과 중국은 ‘6자회담 재개 전 북한의 선 비핵화 조치’ 대 ‘회담의 조속 재개’ 입장의 평행선을 여전히 달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미일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3각 공조와 그것을 빌미로 한 안보협력까지 강화하려 하자, 북한도 이에 질세라 사거리가 연장된 미사일을 발사하는 강수를 둔 것이다.

이것이 단지 2.29+@ 등 대화 재개를 둘러싼 샅바 싸움에 그칠 수도 있지만, 미국 등에 의한 안보리 회부와 제재로 이어지고 다시 북한은 이에 반발해 4차 핵실험을 하는 등 악순환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심각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그렇게까지 악화되면 그것은 단지 2012년 말과 2013년 초의 강경 대응의 악순환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가 이번 3자회담에서 밝혔듯이 미국은 어떻게든 한미일 3국 간 군사협력을 제고시키려고 하고 있다. 북한의 이번 행위를 빌미로 한일 간 과거사 관련 갈등을 적당히 덮고, 이명박 정권 당시 추진됐다 일단 무산된 한일 군사협력까지 종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강 대 강’의 국면 속 남북관계 회복 기대도 신기루되나?

통일대박론, 통일준비위에 이어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 혹은 남북관계 관련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제고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헤이그에서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를 통해 조속히 풀어나갈 것과 상대방인 북한이 호응할 만한 전향적인 제안은 내놓지 못한 채, 한미일 3각 공조 복원과 강화에 덜컥 합의해버린 상황이다.

북한도 성급하게 노동 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소위) ‘드레스덴 독트린’에 찬물을 끼얹었다. 네덜란드와 독일로 이어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과 행보를 통해 남북관계가 회복, 정상화되고 통일의 기틀이 회복되기를 바랐던 기대도 신기루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만약 드레스덴 등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과 관련, 기존 합의를 준수하고 상대가 호응할 만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제안을 한다면, 이런 강 대 강의 국면을 진정시키고 남북관계만이라도 조심스럽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동방정책을 배우지 않고 흡수통일의 결과만을 선망하며 북한의 변화만을 일방적으로 촉구한다면 군사적 강경대응과 맞물려 남북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국면으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D 적극 참여와 한미일 군사협력 제고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관계도 악화시켜

한미일 정상회담은 미국의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끌려가는 형국이었으며 결과적으로 한일관계의 올바른 정립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북‧대중 관계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었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혹은 미국과의 관계 강화라는 명목으로 MD 적극 참여와 한미일 군사협력 제고까지 실행된다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반발까지 야기할 것이고, 이는 박근혜 정부 들어 호전된 한중 관계도 악화시키고, 중국을 지렛대로 비핵화와 통일 문제를 진척시켜 보려고 했던 정부의 정책도 결정적 난관에 빠뜨릴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인식과 행보의 필요성

미국의 속내는 북핵과 한반도 문제의 해결보다는 그 지체와 악화를 빌미로 한국의 발목을 잡고, 나아가 대중 전선에 한국을 동참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남북관계에서의 한국 주도성을 계속 주장하는 한편,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적극적 비전과 행동으로 미국의 정책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에 그 정도의 자율성과 능력은 있다는 것을 김대중 정부뿐만 아니라 (오바마의 바짓가랭이를 확실히 잡아챘다는 점에서)이명박 정부도 보여준 바 있다.

현 정부가 이런 과감한 행보를 취할 것인가? (좁은 의미의 남북 문제는 혹시 모르겠으나)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 비핵화와 연동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문제는 간과하면서 미국의 뒤를 추수하고 있기에 포괄적이고 과감한 제안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1998년 금창리 위기 당시 오히려 ‘페리 프로세스’를 이끌어낸 김대중 정부의 뒤를 박근혜 정부가 이을 수 있을 것인지 회의적이 사실이다.

사실 6.15정상회담과 10.4정상회담 이전에 북한 미사일이나 한반도비핵화 등 안보 문제에 일정한 진전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의 획기적 회복과 진전을 위해서는 난항에 빠져 있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인식과 행보가 요구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