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친환경 저농약의 대안 될 수 없나?
    [농업과 농촌] 최근 친환경 학교급식 논란과 관련하여
        2014년 03월 17일 0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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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농산물 사용을 자제하고 GAP를 급식에 이용하라는 교육청의 지침으로 인해 최근 GAP가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GAP제도가 친환경농산물과는 달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더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11시쯤 1,000여명이 참석하여 서울시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학교급식 학부모 모니터요원 연수 행사에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과장이 GAP의 중요성과 안정성을 설명하는 교육을 했다. 주로 농약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것이었다. 발표자의 PPT 자료에는 결론 부분에서 “농약이 과학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같은 날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집단 식중독 사태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학교는 학교급식과 관련하여 서울시가 만든 친환경유통센터와 맺은 계약을 올해 2월부터 끊었다. 대신 서울시교육청 권고에 따라 일반 급식업체와 손을 잡았다. 이 업체는 서울시교육청이 식중독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 우수인증 농산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중독 사태의 원인이 농산물 때문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 이 두 사건이 겹치면서 겹치면서 GAP=농약급식, 친환경농산물≠GAP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GAP 문제와 친환경저농약 인증의 문제는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GAP(good agricultural practices)는 한국어로 우수농산물관리제도이며 정부 공식명칭으로 농산물의 생산ㆍ수확ㆍ포장ㆍ판매 단계에 이르기까지 농약ㆍ중금속ㆍ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종합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전문인증기관의 기준에 부합하는 농산물에 대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gap

    GAP는 유럽에서 먼저 도입한 제도로 농산물의 생산에서 유통단계까지 안전성과 위생을 지키도록 하는 제도이다.

    유럽에서는 슈퍼마켓연합회가 자신의 슈퍼에 납품하는 농산물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농약, 화학비료 사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수확 후 선별과정에서도 오염물질이 혼합되지 않게 철저한 위생지침을 만들어 농가들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납품을 하지 못하게 하고 이 제도를 통해 안전한 농산물만을 판매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유럽에서 먼저 시작된 GAP는 글로벌갭(Global GAP)으로 불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수십 농가가 인증을 받았다.

    한국은 유럽과는 달리 정부 주도로 GAP가 도입됐으나 유럽보다는 상당히 느슨하고 농약 사용 등에 있어서도 친환경저농약 인증보다 완화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다만 GAP는 농약 사용뿐만 아니라 농약병 관리와 다 쓴 농약병 처리에서 농장의 청소상태, 선별작업장에서의 작업장 청결과 작업자 위생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2015년부터 친환경저농약 인증을 폐지하고 친환경인증이 아닌 유기농으로 명칭도 바꾼다. 이를 위해서 2012년부터 신규 친환경저농약 인증을 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는 친환경저농약 인증을 폐지하면서 대안으로 GAP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저농약 인증의 대다수가 사과, 배 등 과수와 채소류인데 병충해가 많은 과수의 특성상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무농약 재배가 어려워 많은 농가들이 친환경농산물 저농약 인증에만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친환경농산물에서 저농약 인증을 폐지하고 GAP 인증 농가를 위해 학교급식에 우선적으로 납품하게 한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방침이다.

    당장 내년에 친환경저농약 인증이 폐지되면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납품할 수 없다. 저농약 인증 외에는 무농약과 유기농 인증이 있지만 생산물량도 적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 학교급식에 차질을 빚게 된다. 또 현재의 친환경저농약 인증을 통해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로 공급되는 것들이 기준 자체가 없어짐으로 인증이 없던 농산물과 차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저농약 인증을 받은 친환경농산물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오해하고 있는데 저농약 인증은 관행농업보다 농약사용량을 50% 정도 줄인 수준이다. 즉 농약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를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GAP에 있다. GAP의 농약, 비료 사용 기준을 저농약 인증 수준으로 높이고 GMO사용을 못하게 하면 오히려 친환경 저농약보다 더 안전한 농산물을 학교에 공급할 수 있다. 친환경농업은 생산과정에만 한정돼 있지만 GAP는 생산과정과 함께 선별 및 유통과정까지 위생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시민단체가 할 수 있는 방법도 GAP에 대한 법개정을 통해 농약사용 수준을 염격하게 하든지 아니면 친환경농산물 저농약 인증을 계속적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여담으로 하나 더 말하자면, 친환경농산물 저농약 인증이 폐지되기 때문에 아이쿱생협에서는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가 아닌 자체적으로 만든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필자소개
    농업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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