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박물관,
    '노예노동' 표현 쓰지 마라
    장하나, "노예노동, 노동착취 저지른 건 명확한 사실"
        2014년 02월 27일 06: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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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예 노동’으로 논란이 됐던 포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측이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노예노동’, ‘노동착취’라는 표현을 쓴 언론사에 대해 언론중재위 조정신청, 정정보도 청구 등을 하겠다고 엄포를 하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김철기 신임 관장은 이날 본국으로 돌아가는 부르키나파소 노동자 6명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과 민주당이 주장한 것처럼 임금체불이나 열악한 숙소 문제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이 1일 3회의 공연계약을 체결해 이에 따른 소정 근로시간에 맞춰 임금을 지급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주노동자라는 신분과 외딴 지역적 특성상 공연계약이 아닌 전속계약을 했어야 한다는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미지급 임금을 지불하고 소정의 위로금까지 지급했다”고 말했다.

    숙소에 대해서는 “문제가 된 숙소는 마을 이장님께서 선친이 직접 기거하던 방을 빌려준 것”이라며 “아프리카에서 오신 분들이 낡은 한국주택에 살면서 관리가 잘 안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불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결론적으로 일부에서 노예노동, 노동착취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사실과도 다르며 사태 해결에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정정보도를 포함해 아프리카문화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 정론관에 함께 있던 ‘노예노동’의 당사자였던 부르키나파소 노동자들은 프랑스어 동시 통역사가 없어 김 관장의 이같은 말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또한 본인들 스스로 이번 사태에 대해 아무런 발언도 하지 못한 채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악수하고 기념 촬영을 한 뒤 출국해야 했다.

    소식을 접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즉각 반박 논평을 통해 “끝까지 파렴치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장 의원은 홍 사무총장과 박물관측의 이같은 기자회견에 대해 “부르키나파소의 노동자들을 본인들의 노예노동 강요, 노동 착취를 면피하는 데 이용하는 끝까지 파렴치한 짓을 저지른 것”이라며 “먼저 퇴사한 노동자들에 대한 원만한 출국과 보상 부분은 진전조차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것이 해결됐다는 듯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이후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근로계약서와 관련해서도 박물관측이 ‘1일 3회의 공연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 그는 “짐바브웨이 노동자들과 계약한 계약서에는 근로시간 하루 8시간, 월급여 650달러라고 버젓히 쓰여있다”며 “최저임금법을 위반하고도 다른 계약서를 기준으로 위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물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감금, 폭행을 하지 않았으니 노예노동이나 노동착취가 아니라고 박물관측은 이야기하는데 비인간적인 숙소, 계약서에도 없는 추가노동이 노동착취가 아니면 무엇인가.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억제할 목적으로 여권을 압수한 것은 사실상 감금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홍문종이 이사장인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이 노예노동, 노동착취를 저질렀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노예노동’ 아프리카박물관의 이사장으로 이들 노동자들과의 근로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고 날인한 장본인이다.

    하지만 사태가 불거지자 홍문종 의원실의 관계자는 “이유 막론하고 국민앞에 송구”하다면서도 최저임금 등의 불법 문제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박물관측은 지난 11일 거짓 해명을 내놓아 관련 단체들에서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홍 사무총장을 불법 노동착취와 관련해 징계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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