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트 시거, 94세로 운명하다
    전세계의 저항음악, 민중음악에 큰 영향 끼쳐
        2014년 01월 29일 11: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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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 음악가이자 민중가수인 피트 시거 Pete Seeger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그는 가수만이 아니라 민요 수집가, 환경운동가, 노동운동가, 반전운동가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던 사람이다.

    이주노동자 문제나 반전평화 시위에 다녀본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쯤 불러봤을 ‘We Shall Overcome(우린 승리 하리라)’를 개작하여 대중화시킨 인물이다. 그는 2011년 월스트리트 점거 시위에서도 92세의 나이로 이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그의 대표곡이자 베트남 반전가요로 유명한 노래가 ‘꽃들은 어디로 갔나 Where Have All the Flowers Gone?’이다. 그 가사는 이렇다. “꽃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아가씨들이 꺾어갔지, 아가씨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젊은 총각들이 데려 갔지, 젊은 총각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모두 전쟁터에 나가 죽었지… ”

    그는 종종 12줄 기타와 5줄의 밴조로 시사적인 노래와 아이들의 노래를 연주했다. 그의 노래에는 유머가 있고 진지하고 또 듣는 사람들이 몰입하도록 하는 힘이 있었다. 그의 노래 주제는 언제나 미국의 좌파들의 관심사들과 유사했다.

    1940년대와 50년대에는 노동운동을 위해, 60년대에는 시민권 운동과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위해, 70년대와 그 이후에는 환경운동과 반전운동을 위해 노래해왔다. 그의 노래 역사 70여년은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한 그의 분투였다. 그는 스탈린주의의 문제점과 과오에 대해 자기비판을 하기도 했지만 스스로를 공산주의자로 여겼다.

    노년의 피터 시거 모습

    노년의 피트 시거 모습

    40년대부터 그는 급진적인 인물로 찍혀 미 FBI의 감시 대상이었다. 그는 1952년 ‘People’s Songs’의 전 멤버가 피트 시거가 멤버로 활동하는 ‘Weavers위버스’의 4명의 멤버 중 3명이 공산당의 일원이라고 증언하면서 반미주의자 또는 공산주의로 낙인이 찍혀 TV 출연을 금지당한 바 있다.

    또한 매카시즘 광풍이 불던 1955년 하원 비미활동위원회(반공산주의 위원회)로 소환됐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해 의회 모독죄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의 유죄는 나중에 뒤집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당시 비미활동위원회에서 “나는 내 소속에 대한 그 어떤 질문에도 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의 철학적, 종교적 또는 정치적 신념, 또는 모든 선거에서 어떻게 투표했는지, 또는 모든 사적인 행위에 대해서 답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미국에 대한 부적절한 질문들, 특히 강박적으로 요구하는 질문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시거는 1960년대 인권운동가로서 활약하며 ‘We Shall Overcome’이라는 대중적인 민중가요를 만들며 반전, 반핵 평화 운동가로, 1970년대에는 환경운동에 투신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선 스프링스턴과 그의 손자 타오와 함께 ‘This Land Is Your Land’를 불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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