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핵무기로 이어지는 위험한 발상
탈핵 운동가 고이데 히로아키 강연회 및 기자간담회 가져
    2014년 01월 23일 02:0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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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한미원자력협정 만기를 2년 연장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키면서, 한국이 요구한 핵연료 재처리 권한 취득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그러나 사용된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일부 국가가 독점하고 있다는 문제만큼이나 핵연료를 재처리 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의 탈핵운동가인 고이데 히로아키(65세) 교토대 조교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공존의 과제, 탈핵’이라는 강연과 23일 오전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제기했다.

고이데

고이데 히로아키 조교(사진=장여진)

고이데 조교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인정받은 일본의 경우 우라늄과 플로토늄을 섞어서 보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처리 과정 자체가 핵분열 생성물과 우라늄, 플로토늄 등 3가지를 분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플로토늄을 추출할 수 있고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이렇게 분리한 플로토늄을 갖고 언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또한 현재 일본은 지난 2007년 안전 문제로 가동 중단한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 재처리시설 등을 통해 44톤에 이상의 플로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핵폭탄 2만발을 만들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난 1992년부터 210억달러를 투자해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재처리 공장을 만들어 일부 시험가동에 돌입해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핵무기를 생산하려는 게 아니냐는 국제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국에서도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취득하려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원전 1년치의 방사능 물질이 하루만에 방출된다”며 위험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처리할 방안에 대해서도 “안타깝게도 나로선 알 수 없다”며 “세계 최초로 원자로를 가동한 것이 1942년 맨해턴 계획이었는데, 어떻게 하면 방사능 쓰레기를 무독화 할 수 있는지 연구를 해왔지만 현재까지는 그러한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방사능 물질을 깊은 땅 속에 매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일본이나 한국 모두 지진이 많은 나라인데 향후 해당 지역이 망가지지 않을 땅인지 확신할 수 없다”며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하자고 묻는다면 ‘재처리할 수 없는 위험물질 생산 과정 자체를 멈추라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과 관련해 오랜 갈등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일본은 도쿄나 오사카와 같은 거대 도시에서 아주 많은 전기를 사용했으면서도 발전소는 모두 시골에 지었다”며 “그런데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소도 시골 지역에 지을 수 없다. 도시가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지난해 사용후 핵연료를 고온에서 금속형태로 바꾼 뒤 우라늄을 회수하는 방식인 파이로 프로세싱(사용후 핵연료 건식재처리)이 핵무기용 플로토늄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며 ‘재처리’가 아닌 ‘재활용’이라고 강조하면서 재처리 권한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고이데 조교수는 “재처리 기술이라는 것이 사용후 연료에서 타지 않은 우라늄과 새로 생성된 플로토늄을 분리하는 것인데, 이는 처음부터 플로토늄을 갖고자 했던 것”이라며 “플로토늄에는 손대지 않겠다고 하지만 사실 타지 않은 우라늄만 회수하는 것은 경제적 타산이 안 맞기 때문에 전혀 의미가 없다”며 파이로 프로세싱이라 할지라도 핵개발의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고이데 조교 초청 강연회와 기자간담회는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과 ‘탈핵법률가 모임 해바라기’가 공동주최했다.

고이데1

규모7 이상 대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빨강)와 핵발전소 위치(검정). 고이데 조교 강연회 자료집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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