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치녀들', 안녕들 하십니까
        2014년 01월 16일 09: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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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김치녀’가 등장했다. 김치녀란 다른 외국여성과 비교해 한국인 여성을 비하할 목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로 주로 ‘일베’ 등지에서 사용하는 단어이다. 이는 기존의 명품을 좋아하거나 허영심이 많은 여성을 뜻하는 ‘된장녀’의 후속작(?)이다.

    15일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에 “‘김치녀’로 호명되는 당신, 정말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15일 고려대에 등장한 김치녀 대자보

    15일 고려대에 등장한 김치녀 대자보

    이 대자보는 ‘카카오톡’ 메신저 채팅창을 배경으로 ‘배추김치’가 ‘갓김치’를 ‘김치들의 카톡방’으로 초대하는 그림으로 시작된다.

    ‘배추김치’는 “당신은 의도치않게 김장당한 김치”라며 ‘김장당한 김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즉 ‘김치녀’라는 호명은 여성 스스로와 무관하게 타의적으로 붙여졌다는 것이다.

    이 대자보가 설명하는 ‘김장당한 김치’의 의미는 “친구들과 서로 예쁘다고 칭찬했거나 당신보다 예쁜 사람을 질투했거나, 학벌과 임금이 남성보다 낮거나 학벌이 임금이 남성보다 높거나, 어학연수를 다녀왔거나 연애상대로 외국인을 선호하거나, 처녀가 아니거나, 섹스 경험이 없거나, 연애하면서 섹스를 해주지 않았거나, 이상형이 키 큰 남자이거나, 여러 남자와 친하거나, 여대에 다니거나, 내숭을 떨었거나, 내숭을 떨지 않았거나, 성형을 하고 예쁘거나, 성형을 안 하고 못생겼거나, 얼굴이 크거나, 군대 이야기를 사랑스럽게 들어주지 않았거나, 음담패설을 기분좋게 들어주지 않았거나”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대부분 한국 여성이 ‘김치녀’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대자보는 ‘김치녀’를 이같이 재정의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은 자신이 김치녀이거나 된장녀가 아님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쩌면 누군가는 ‘김치녀’는 일부 개념없는 여성들일 뿐이며, 모든 여성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그 ‘개념없음’의 잣대는 남성에게 적용되는 것과는 다를 뿐더라 몹시 자의적이고 폭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자보는 공중파에서 뚱뚱하거나 못생긴 여성을 웃음거리로 삼으면서도, TV프로그램에 출연해 ‘키 180 이하의 남자는 루저’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한 여대생의 사례를 언급하며 “외모의 기준으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의 옳고 그름을 떠나 발화자의 성별에 따라 외모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이 이중적인 잣대로 받아들여진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치녀’의 정의를 열거한 대자보 내용에 대해 “실제로 온라인의 다양한 사이트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적은 것을 모아놓은 것”이라며 “이에 따르면 한국 여성들 중 누구도 ‘김치녀’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고 제기했다.

    이 대자보는 “안녕하지 못한 김치녀들이 모든 한국의 여성들에게 묻고 싶다”며 “행여 ‘김치녀’라는 이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기 검열 하는 것은 아닌지, 안녕하지 못함이 너무 힘들어 마음 속 답답함을 묻어두고 안녕하다고 믿고 계신 것은 아닌지, 여성혐오가 보편적 사회에서 ‘정말로’ 안녕하신 건지 말이다”라고 끝을 맺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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