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2월 24일,
    '별이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2013년 12월 20일 03: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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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24일은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별이 크리스마스’입니다.

    별이는 2013년 전태일이 되어 간 삼성전자서비스 최종범 열사의 갓 돌 지난 딸 아이만이 아닙니다. 그렇게 자신을 놓고 간 수많은 열사들의 이름모를 아이들의 이름이며, 모든 해고노동자들의 딸이며, 모든 고통 받는 이들의 서러운, 안타까운 미래입니다.

    그런 노동자 민중의 오늘을, 민주주의의 오늘을 까먹고 거리에서 흥청망청 쏟아지는 캐럴송들이 우리들의 크리스마스가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2013년은 국적 불명, 의미 불명의 ‘메리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이런 고난받는, 새롭게 꿈꾸는 노동자 민중의 오늘을 기억하고 연대하는 ‘별이 크리스마스’여야 한다고, 여러분들이 나서고 있습니다.

    12월 24일은 최종범 열사가 가신 지 55일째 되는 날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의 시신이 냉동고에 갇힌 지 55일째 입니다.
    유가족인 이미희님이 갓 돌인 ‘별’이를 떼어놓고 거적대기 하나 칠 수 없는 서초동 삼성전자본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한 지 21일째 되는 날입니다.
    밀양의 고 유한숙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지 22일째 되는 날입니다.
    공공부문 민영화를 막기 위해 나선 철도노조 파업이 계속 되면 15일째 되는 날입니다.
    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1638일째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2479일째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코오롱 정투위 노동자들의 투쟁이 3188일째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장애인 동지들이 광화문 지하에 천막을 친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또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과 서민들의 일상적 고통이 지속되고 있는지 우리는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이런 사회에 대한 분노와 저항의 마음을 모아 12월 24일 저녁 서초동 삼성본관 앞에서 1박 2일로 분노의 크리스마스, 저항과 연대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해요]별이의크리스마스

    영남권에선 밀양 유한숙 어르신의 분향소 앞에서 모여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강정에서도 촛불이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그외 지역들에선 삼성전자 앞이나 한전이나, 철도 앞에서 모여도 좋겠지요.
    저녁 7시부터는 기독교계에서 위로와 연대를 위한 기도회를 열어주신다고 합니다. 8시 반부터는 천주교계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집전해 주신다고 합니다. 특별한 선물도 주신다고 합니다.

    특별한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난 마굿간보다 못한 허름한 천막 하나라고 합니다. 아무리 세상이 삭막해졌다고 해도, 비바람 눈보라 피할 천막 하나는, 돌아가신 분의 영정 하나는 모실 수 있는 조그만 천막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십니다.
    그 간절한 소망의 천막이 공권력과 사제용역 집단들의 발에 짓밟히지 않도록 와서 함께 지켜 주십시오. 우리 시대의 민주주의가 헐벗지 않도록, 그 조그만 거적대기 하나는 가릴 수 있도록 함께 지켜주십시오. 2013년 대한민국 성탄 전야에 어둔 삼성공화국 앞에서 노동자민중들의 아비규환의 목소리가, 피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함께 지켜주십시오.

    누구의 집에나 삼성이 들어와 있습니다. 부엌에도 있고, 안방에도 있고, 거실에도 있고, 화장실에도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삼성을 키워 왔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런 우리에게서 AS명목으로 1년에 1조 7천억을 걷어갔습니다. 삼성은 우리들에게 빚을 갚아야 할 채무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삼성은 이중 6천억 정도를 삼성전자가 대주주로 있는 삼성전자서비스에 외주도급비로 지불해 왔을 뿐입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그중 3천 3백억 정도를 169개 협력사에 지불해 왔습니다. 부당한 2중 도급 과정을 통해 삼성전자가 착복한 이윤은 1조 1천억에 달합니다.
    미래의 신용을 약속으로, 말하자면 소비자들에게서 선금을 받아간 것이기에 그 신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그 돈은 다시 소비자들에게 나눠져야 맞지 않을까요.

    또 그 천문학적인 이윤은 최종범 열사와 같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근무조건 속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한 대가였습니다. 그들은 방문수리용 차량도, 공구도, 하다못해 작업복까지를 자비로 구매해야 했습니다. 청구한 자재값도 선구매해야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AS비가 입금이 안되면 그조차 개인이 물어내야 했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라는 명함과 옷을 입고 다니지만, 정작은 삼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위장도급업체 하청노동자들이 근 1만 명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당연히 정규적으로 지불해야 할 의무를 삼성전자서비스라는 유령 도급업체와 다시 그 밑에 169개의 위장도급 협력사를 만들어 무한 이윤을 강탈해가는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건당수수료 제도로 기본급조차 없었지만, 이들은 이중 월급명세서를 만들어 근로기준법조차 위반했습니다.

    명백한 불법파견, 위장도급이지만 서둘러 조사를 마친 노동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노동자운동연구소 자료 참조) 이제 우리가 나서서 이런 삼성전자를, 삼성을 수리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위의 웹자보는 이원우님이라는 한 연대시민이 만들어주신 ‘별이 크리스마스’ 카드입니다. 저 역시 크리스마스 카드라는 것을 보내본 지가 언제적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이 카드를 제가 아는 수많은 분들에게 간절한 생각을 담아 보낼 생각입니다. 별이와 같은 우리들의 아이들이, 미래가 조금은 행복하고 평화롭고 평등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 카드를 주변 분들께 보내주시기를 소망해 봅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나눠주시기를 소망해 봅니다.
    ‘별이 크리스마스’를 함께 만들어주시기를 소망해 봅니다.

    저 오만한 밤의 대통령이 사는 궁전, 삼성전자 본관 전체를 노동자민중의 촛불로 뒤덮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무노조의 신화로 헌법조차 부정하는, 이 시대 자본권력의 핵심 골리앗 삼성에 맞선 수많은 다윗들의 촛불이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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