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이해, 민주주의의 기준
[책소개] 『처음 읽는 헌법』(조유진/ 이학사)
    2013년 12월 08일 11:0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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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원리를 담고 있는 규범이자, 민주 시민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주권 문서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는 제대로 된 헌법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은 한 학기 사회 과목의 절반 이상을 헌법 교육에 할애하지만, 우리의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헌법을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미국의 시카고대학교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총 100권의 고전을 선정하여 학생들에게 읽히는 ‘위대한 고전 프로그램’, 속칭 ‘시카고 플랜’을 시작하고 나서 명문 대학으로 우뚝 섰다고 한다.

이 목록 가운데는 ‘미국독립선언문’, ‘미국헌법’과 같은 문서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3.1 독립선언문’과 ‘대한민국 헌법’을 필독서로 삼은 것이다. 2013년 현재 시카고대학교 출신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은 무려 89명에 달한다.

이처럼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헌법 교육을 하고 있는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교 선택과목인 ‘법과 생활’에서 사법을 중심으로 한 단편적인 법률 지식을 소개할 뿐 학교에서 헌법을 제대로 다루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회 전반적으로 헌법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주권자의 소양을 쌓기 위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배워야 할 헌법을 제대로 읽어볼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사회로 진출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우리 청소년들이 헌법을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헌법 교양 서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지은이는 청소년들이 민주 시민으로 성장해가는 첫걸음에 헌법이 함께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청소년을 위한 헌법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은 헌법의 탄생부터 우리 헌법이 겪어온 길, 우리 헌법의 기본 원리,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 헌법기관, 생생한 헌법재판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헌법과 관련된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법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도 우리 헌법을 충분히 이해하며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헌법 길라잡이다.

헌법

헌법 읽기는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이 책의 기획 의도는 헌법을 처음 접해보는 청소년들과 일반 시민들이 헌법을 통해 우리 사회를 좀 더 균형감 있게 이해하고 자신의 권리를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마련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 책은 그림과 표, 사진 등을 곁들여 헌법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면서 법 조항은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독자들이 헌법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간과해왔던 헌법의 가치이다.

헌법은 단지 추상적인 문구만 나열한 장식물이 아니라 권력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해 길고 긴 역사적 과정을 거쳐 어렵게 만들어낸 국민들의 주권 문서이자, 국민의 기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는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근대 헌법이 탄생한 역사적 과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 제헌헌법의 기원과 탄생 과정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또 그동안 우리 헌법이 걸어온 수난의 역사를 알려주는 동시에 국민들이 헌법을 어떻게 지켜내왔는지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과연 헌법 정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에 벌어지는 갈등은 사회통합의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는데 이러한 갈등과 분열을 이겨내고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헌법 정신을 충분히 알고 활발한 토론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청소년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헌법의 정신을 알고 숙지한다면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생생한 헌법재판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우리 헌법의 얼굴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생생한 헌법재판 이야기이다. 이 책은 실제 헌법재판 사례들을 이야기하면서 헌법이 가지는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독자들이 더욱더 헌법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고 있다.

2013년 헌법재판소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설문조사를 통해 “헌법재판소 주요 결정 10선”을 뽑았는데, 이 책은 이 10가지 결정을 토대로 헌법재판의 의미와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실린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은 우리 현대사를 두루 관통하는 중요한 결정으로 헌법이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에서 다루는 헌법재판소의 결정들로는 「친일 재산 몰수 규정 “합헌”」, 「유신 헌법 시절 대통령 긴급조치 “위헌”」,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 「국회 법률안 날치기 통과 “위헌”」, 「본인 확인 인터넷 실명제 “위헌”」, 「공무원 시험 나이 제한 “헌법 불합치”」, 「정부의 위안부 피해 외교적 방치 “위헌”」, 「호주제 “헌법 불합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통신 금지 조항 “위헌”」, 「5.18 주모자 처벌 법률 “합헌”」 등이다.

이 책은 이렇게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헌법재판이, 더 근본적으로는 헌법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헌법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

또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내용이 국민의 기본권이다. 지은이는 헌법의 으뜸가는 사명은 기본권을 보장하는 일이며, 국회, 대통령, 법원, 헌법재판소 등 헌법에 규정된 국가기관들이 존재하는 이유도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이처럼 헌법이 기본권을 보장하는 이유는 모든 인간이 한 사람 한 사람 온 우주와 맞먹는 존귀한 존재이기 때문이고, 기본권 보장을 통해 그처럼 존귀한 존재로 살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나라의 헌법과 마찬가지로 우리 헌법 또한 이 점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본권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우리 국민들이 과연 기본권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국민들은 없는지 돌아볼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감각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헌법과 인사하며 책을 열고, 헌법 전문을 읽어보며 책을 덮는 구성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헌법을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 또한 길라잡이의 역할에 충실하게 구성되었다.

우선 「1부 헌법과 인사하기」에서는 헌법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원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민주 사회의 시민이 헌법을 읽어야 하는 이유, 헌법을 읽을 때 필요한 기초 지식을 소개한다.

「2부 세상을 바꾼 헌법재판」에서는 “헌법재판소 주요 결정 10선”을 토대로 헌법재판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3부 헌법, 그 출생의 비밀」에서는 시민혁명을 통해 근대 헌법이 탄생한 과정을 살펴보고, 우리 제헌헌법의 기원과 탄생 과정을 돌아본다.

「4부 헌법의 기본 원리」에서는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중요한 가치들을 설명한다. 「5부 내게 힘이 되는 기본권 1 ? 기초 지식 다지기」에서는 헌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기초 지식을 설명하고, 「6부 내게 힘이 되는 기본권 2 – 실전편」에서는 구체적인 기본권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헌법을 우리 생활로 끌어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7부 국민의 봉사자, 헌법기관들」에서는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회, 대통령, 사법부, 헌법재판소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대한민국헌법” 전문을 실어서,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쌓은 헌법 지식을 토대로 우리 헌법을 읽어보면서 책을 덮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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