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장 위한 유럽 극우파들의 동맹
        2013년 11월 14일 04: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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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수요일 유럽의 대표적인 두 명의 극우파 정치인이 유럽의회를 그 내부에서 난파시키기 위해, 즉 소위 “브뤼셀의 괴물”을 살해하기 위해 대륙적 차원의 정치동맹을 건설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프랑스 국민전선의 지도자 르펜과 네덜란드 자유당의 반이슬람적 정치가인 헤르트 빌더스가 그들인데, 이들은 지난 4년여의 긴축재정, 금융과 부채 위기 이후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유럽회의론을 더 확장시키기 위해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에서 그리스까지 전유럽에서 부상하고 있는 좌우파 인민주의자들은 유럽연합(EU)의 엘리트에게 큰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약 30% 가까이 의석을 획득할 것으로 보이고 또 그 의석을 유럽연합의 정책을 마비시키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인민주의자, 인종혐오론자, 극단주의자, 파시스트”에 대해 EU 엘리트들의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의 만남 이후 빌더스는 “우리는 우리의 국경, 우리의 돈, 우리의 경제와 화폐를 통제하고 결정하기를 원한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며, 유럽연합 엘리트로부터의 해방이 시작된 날이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들의 동맹 목표는 유럽연합 기구들이 있는 브뤼셀과 스트라스부르그 안에 ‘트로이의 목마’를 형성하는 것이며 그 목마가 유럽연합을 내부에서 난파시키는데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의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7개 국가에서 25명의 의원을 필요로 한다. 7개 국가의 정당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낼지는 미지수지만 의원 수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전선의 르펜(위)과 자유당 빌더스

    국민전선의 르펜(위)과 자유당의 빌더스 대표

    현재 두 정당은 자기 나라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프랑스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전선이 24%를 기록하여 집권여당인 사회당과 주류 보수정당을 앞서고 있다. 빌더스의 자유당은 작년 선거에서 퇴보했지만 최근에는 네덜란드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그리스, 오스트리아, 스웨덴, 덴마크, 폴란드 그리고 동유럽 지역에서도 유럽회의론 정당들이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나이젤 파라지의 영국 독립당은 영국에서 유럽의회 선거의 가장 큰 승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은 한 분석가을 인용하여 “유로존의 부채 위기와 경제적 어려움의 결과로 좌우파 양쪽의 인민주의 정당들이 의미있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며 또 “경제 위기는 인민주의와 민족주의 정당들에게 그들의 수사와 이미지를 현대화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극우파의 부상은 설명할 수 있지만 그리스 시리자와 같은 좌파의 성장과 이들의 유럽연합 구제금융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무시하거나 극우파와 한 묶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제대로 된 분석이 아니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가디언>에 의하면 이 두 정당은 반이민 반EU 입장인 스웨덴 민주당, 덴마트 민중당,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그리고 우파인 플랑드르 분리주의자 등도 함께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떠오르고 있는 영국 독립당도 합류하기를 바라지만 영국 독립당의 파라지 대표는 프랑스 국민전선의 반유대주의 때문에 르펜과 협력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가디언>에 의하면 르펜과 빌더스 사이에는 협약을 위해 수요일에는 묻어두었던 많은 정책적 차이들이 존재한다. 네덜란드의 자유지상주의 전통에서 빌더스는 친이스라엘, 친동성애, 친여성권적 입장이다. 반면 국민전선은 인종혐오론, 반동성결혼, 그리고 이스라엘에 우호적이지 않다. 두 정당이 공유하는 두 정책적 영역은 ‘반이민’과 ‘반EU’이다. 그리고 이들은 명백한 파시스트정당, 그리스의 황금새벽이나 헝가리의 Jobbik과 협력하는 것은 배제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유럽의 전체적인 흐름과 여론은 경제위기 등으로 유럽연합 프로젝트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유럽갤럽의 9월 여론조사에서 30%만이 EU에 우호적이었는데 이는 20년전 70%가 우호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친유럽 국가였던 독일에서도 유럽연합에 대한 지지율이 위축되고 있다. 노령층에서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25~50세의 연령층에서는 5:5로 지지와 반대가 나뉘어 있다. 유럽 전체로 보더라도 유럽회의론자들이 유럽지지자들에 비해 43:40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다고 <가디언>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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