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시라이 재판, 그 결과와 후과는?
        2013년 08월 27일 11: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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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혁 4인방에 대한 정치재판 이래로 30년만에 중국에서 벌어진 가장 거대한 정치재판이라고 평가 받는 보시라이 중국공산당 전 충칭시 당 서기에 대한 재판이 26일 월요일 끝났다. 관영매체는 재판의 판결이 곧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중국 정치와 사법부의 관행에서 여러 측면에서 이례성을 드러냈다.

    재판 자체가 압축되어 짧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5일간 이어진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지난 22일 첫날 공판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번 재판 역시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작년 8월 열린 구카이라이 재판(고의살인죄)은 단 하루 만에 심리가 종결됐다.

    또 하나는 중국 최고 지도부 내부의 부패 문제가 비교적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당초 예상되었던 뇌물 액수보다 적은 규모인 2천만 위안(약 40억원) 정도의 혐의로 기소한 것이지만 보시라이 가문의 부패와 호화 생활이 그대로 대중에게 노출시킨 것도 지도부의 행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을 극히 꺼리는 중국 정치에서 이례적이다.

    또 재판 자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재판의 기록 자체를 몇 시간 간격을 두고 공식 온라인 블로그(웨이보. 중국판 트위터)에 거의 전문 형태로 곧바로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번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중국 정치 내부의 권력 투쟁, 혹은 좌파와 우파간의 정치투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의 문제이다.

    시진핑 지도부는 보시라이 재판을 통해 반부패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강화하려는 목표를 가졌지만 이번 재판에서 보시라이의 무죄 주장을 계기로 중국 좌파들이 결집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또 이것은 보시라이를 옹호했던 저우융캉 전 정법위 서기에 대한 처리 등 권력 핵심부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재판을 받고 있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

    재판을 받고 있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

    보시라이, 혐의에 대해 대부분 부인

    재판은 월요일 중국 동부의 산둥성 지난시에서 5번째이며 마지막 재판을 진행했으며, 64세의 전 공산당 지도자는 뇌물 수수와 횡령, 권력 남용에 대한 자신의 기소 내용에 대해 최후진술을 통해 거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당초 이 재판은 이미 사전에 조율되어 단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제 재판 과정은 보시라이 가족 내의 심각한 불협화음과 여러 사건들과 개인들이 얽혀져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과정이 되었다.

    검찰은 재판의 최후 발언을 통해 “보시라이는 죄의 인정을 거부했으며 엄정한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범죄 사실은 명백하고 그의 주관적 주장에 의해 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시라이의 몰락은 2011년 11월 그의 부인 구카리라이가 자신이 공산당 책임자로 있던 중국 남서부 도시 충칭시에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했을 때 이미 시작되었다.

    하지만 보시라이와 그의 전 참모이자 충칭시 공안국장이었던 왕리쥔은 보가 살인사건을 알게 된 이후인 2012년 1월 29일의 상황에 대해 서로 충돌하고 상반되는 증언을 하면서 재판이 뜨거워졌다.

    왕은 보시라이가 자신의 살인사건 조사에 대해 자기 권력을 활용해 은폐하려는 시도를 했고 그의 사무실에서 자신을 구타했다고 말했다. 또 왕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생각하여 인근 도시에 있는 미국 영사관으로 피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보시라이는 왕의 변절과 도피는 자신의 부인인 구카이라이와의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밝히며 “그는 자신의 연애 감정에 몰입되어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왕의 도피가 자신의 문제와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보시라이의 기소 내용에는 당국의 승인 없이 2012년 부시장이자 공안국장인 왕을 해임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보시라이는 애초에 왕리쥔이 자신의 부인에게 누명을 씌운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하며, 공안국장을 해임한 것은 살인 사건과 관련이 없는 대여섯가지 이유 때문이며, 그 중에는 왕이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는 문제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작년 왕리쥔은 권력 남용, 변절,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구카이라이는 고의살인 혐의로 사형유예판결을 받았다.

    보시라이는 당의 권위에 의해 압력을 받고 서면 증언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재판에서는 이를 번복하며 검찰의 증거는 자신이 범죄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전혀 증명하지 못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이전의 인정 사실에 대해 “나는 공산당의 당적을 유지하고 정치적 삶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대만 중국시보는 뉴욕타임스(NYT)를 인용, 보시라이가 재판 첫날 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은 가족에 대한 신변 위협 때문이라는 발언을 했지만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시라이는 월요일 재판에서 “수사관들은 90여건이 넘는 자료를 모았다. 그러나 그 많은 것들이 나와 어떤 관계가 있나?”고 말하며 강하게 범죄 사실을 부정했다.

    보는 자신의 부인과 자신이 1990년대에 시장으로 있었던 다롄의 재계 거물 쉬밍과의 사이에 금융적 거래가 있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말하며 “나의 겨울 바지는 내 어머니가 1960년대에 산 것”이라고 청빈함을 강조하며 부패 혐의를 부정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에는 보가 쉬밍으로부터 2000년과 2012년 사이에 2천만 위안의 뇌물을 받은 혐의도 포함되어 있다. 검찰은 쉬밍이 구카이라이와 그들의 아들인 보과과에게 유명 디자이너의 손목시계와 호화 해외여행 등 값비싼 선물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의 재판 동안 보시라이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자기 방어를 했는데, 이는 그를 공산당의 최고위급 인사로 끌어올렸던 카리스마를 보여준 것이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정치의 분석가들은 보시라이가 당 지도자들을 비판하거나 당의 내부 권력투쟁으로 관심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려고 주의를 기울였으며, 재판에서 보시라이의 강력한 자기 방어에 대해 당 지도층에서도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가디언>은 “아마도 중국 지도층은 이 재판을 보시라이의 정치적 경력을 당 내부 투쟁, 당 지도력에 대한 그의 도전이라는 예민한 문제을 건드리지 않고 끝내기를 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보시라이도 대략 이 프레임을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홍콩대학의 중국정치 전문가인 조셉 쳉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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