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성커플, 혐오의 대상이지만
    그럴수록 더 로맨틱하게 할 것"
    김조광수-김승환 동성커플, 노동당 방문해
        2013년 08월 22일 06: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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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조광수-김승환 동성커플이 22일 국회 정문 앞 기자회견과 민주당, 통합진보당, 정의당 의원들을 만나 결혼식 초청장과 4대 성소수자 입법과제를 전달한 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노동당사를 찾았다.

    노동당 대표단과 성정치위원회 회원들은 이 커플을 맞이해 ‘신랑-신랑’ 커플 형상과 김-김 커플의 이름이 새겨진 클레이 케잌과 재정사업으로 판매하고 있는 광천김을 결혼 선물로 증정하며 결혼을 축하했다.

    김-김 커플과 노동당 대표단과 당원들은 회의실에 약 1시간가량 향후 LGBT센터 건립과 4대 입법과제를 위한 과제에 대해 담소를 나누었다.

    이날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김 커플에서 축하는 이용길 노동당 대표와 이봉화 부대표(사진=장여진)

    김-김 커플에게 축하 케익을 건네는 이용길 노동당 대표와 이봉화 부대표(사진=노동당)

    “결혼식은 끝이 아닌 시작”

    이용길 대표: 결혼 초청장 내용을 보고 감동 받았다. ‘김조광수와 김승환의 당연한 결혼식’, 이 문구가 참 좋다.

    이봉화 부대표: 광통교에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가가 난 것인가?

    김조광수: 집회 신고를 해서 할 수 있게 됐다.

    이봉화: 광통교에서 결혼식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뻔할 것 같다. 두 분 각자 다리 양쪽에서 등장할 거 아니냐. (웃음)

    김조광수: 아닐 꺼다. 아주 뻔하지 않게 진행할 것이다. (웃음)

    김승환: 그럼 다리 밑에서 날아서 등장하는 걸로 할까?

    김조광수: 돈 많이 든다. 그리고 와이어 달면 옷이 안 예뻐. (웃음)

    이봉화: 향후 결혼식 일정과 결혼식 이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김조광수: 결혼식이 끝은 아니다. 시작이다. 결혼식을 기점으로 동성애자들한테도 결혼을 선택할 권리를 줘야 한다. 결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런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우리 결혼이 비록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결혼을 선언하는 만큼, 우리가 결혼한 사람들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서 아, 동성애자들도 결혼할 수 있구나, 그런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어떤 형식이로든 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첫번째는 헌법소원을 준비할 것인데 성소수자 네트워크에서는 이를 위한 토론회를 9월 14일 할 예정이다.

    헌법소원 이외에도 민법에서 이성간의 결합만 인정하고 다른 형태의 결혼은 법으로 보장하지 않는 것에 대해 입법부작위를 제기할 수도 있고, 사실혼 관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받지 못해 전세자금대출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작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송에는 민변이 대대적으로 참여하고 원고인단도 대규모로 모집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싸움을 진행할 것이다. 그때 다시 찾아뵙고 도움을 요청 드리겠다.

    이용길: 두 분 결혼에 대한 제도적, 법적 제한들도 많고 사회적 편견도 많다. 이걸 깨 나가야 한다.

    김조광수: 오늘 기자회견에서 보수단체 회원 분들이 일부러 방해하기 위해 옆에서 더 큰 스피커를 들고 와 기자회견을 했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 결혼식을 ‘김조광수와 김승환의 당연한 결혼식’이라고 이름을 붙이니 그 분들도 구호를 ‘김조광수, 김승환의 당연한 결혼식을 반대한다’고 외치더라. (웃음)

    이봉화: 형용모순이다. (웃음)

    김조광수: 결혼식 캐치프레이를 잘 정한 것 같다. (웃음)

    서울에 LGBT센터 건립하는 것이 목표

    김조광수: 이번 주 토요일부터 거리 캠페인을 시작한다. 직접 시민들을 만나 우리 결혼식을 홍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노동당 성정치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박자민씨가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대학생 지지단에 있는 이 친구들도 홍대 거리에서 함께 한다.

    이봉화: 지지단 이름이 ‘이 결혼 찬성일세’이다. (웃음)

    김조광수: 우리가 몇 년 전부터 외국에 다니면서 본 것이 주요 대도시에 LGBT센터가 하나씩 있다는 것이다. 단지 LGBT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성소수자와 지역 주민들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해 혐오한다. 어떤 사람들인지 잘 모르니깐 자기가 가진 선입견으로 혐오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혐오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혐오나 편견이 사라진다는 걸 보면서 한국에도 꼭 LGBT센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축의금으로 센터를 만드는 기반으로 사용할 것이다. 많이 모이면 크게, 적게 모이면 1차적으로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상담센터를 만들 것이다.

    9월 7일 결혼식이 잘 되면 지방 순회도 해볼 생각이다. 지역에는 많은 동성커플이 언약식이건 결혼식이건 하고 싶을 텐데 그런 기회가 없으니 우리가 공연하면서 그런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또 거기서도 센터 기금을 모을 것이다.

    이봉화: 사실 LGBT센터에 사심이 있다.(웃음) 결혼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에 센터 건립에 관심 많다고 해서 제가 사는 관악구에 유치하고 싶어서 김조광수 감독님을 뵈려 했었다. 제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관악구청장으로 출마했을 때 공약이 LGBT센터 건립이었다. 득표력이 적어 당선은 못됐지만.(웃음) 나중에 이것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 했으면 한다.

    김조광수: 관악구는 특히 풀뿌리 운동이 잘 되어있어서 괜찮을 것 같다.

    김조

    “혐오의 대상이지만 로맨틱하게 할 것”

    김승환: 오늘 기자회견 때 보수단체 회원 분들이 그렇게 마이크 소리를 크게 낼 줄 몰랐는데 그런 행동은 그만큼 두려워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의 주장에 자신이 있다면 따로 정확히 전달하면 되지 않나.

    종이봉투: 요란한 사생팬 느낌이었다.

    김조광수: 미디어에서 우리 결혼식에 대해 우호적인 걸 굉장히 초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그쪽은 교회에서 동원한 사람이 많아 우리보다 수도 더 많고 스피커 소리도 더 큰데도, 기자들이 훼방 놓는 대척점으로 한 번 관심주고 이후 관심이 없으니 더 화나신 것 같더라.

    김승환: 그럴수록 방긋방긋 웃어야 한다.

    김조광수: 저희는 어차피 혐오의 대상자니깐.

    김승환: 그래서 더 로맨틱하게 할 것이다. 혐오의 대상이지만 로맨틱하게.

    이용길: 결혼 선언 이후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은가?

    김조광수: 길에서 모르는 분들이 응원해주는 경우가 많다.

    김승환: 실제로 지나가는데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하면 축하해주시더라.

    김조광수: 물론 혐오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놓고 티는 안 내니깐. 올해 동성 결혼 합법화가 전 세계적인 추세이고, 미디어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해 시기상조다, 뭐 이런 부정적인 논조도 없고 기자들 자체도 너무 당연한 건데 과연 언제 될까가 관심사여서 도움이 많이 됐다.

    이봉화: 김-김 커플이 중심 이슈로 떠올랐구나, 라고 생각한 게 <디스패치>에서 파파라치 컷이 나왔을 때다. 거기에 나왔다는 건 상위 1%라는 거다. (웃음)

    김승환: 그 사진 나오고 친구들한테 욕 먹었다. 좀 예쁘게 하고 다니라고. (웃음)

    김-김 커플의 결혼식은 오는 9월 7일 오후 6시에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진행된다. 초청장에는 “우리의 결혼식을 계기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또는 결합을 꿈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 예쁘게 입고 오세요. 대한민국이 로맨틱해집니다”라고 적혀있다.

    이 로맨틱한 결혼을 지지하고 축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당일 결혼식에 참석 가능하다. LGBT센터 건립을 위해 사용될 축의금은 국민은행 408802-01-280403(예금주 김승환)으로 보내면 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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