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세력화, 선택 아닌 필수"
    노동당 대표단, 민주노총 신임 집행부 예방
        2013년 07월 29일 03: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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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이 29일 오전 노동당(구 진보신당) 대표단의 예방 자리에서 “민주노총은 정치위원회를 복원하고 위상을 높여 기존 진보정당운동에 대한 내용을 평가하고, 지방선거 이전까지 내부적으로 선거방침을 정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용길 노동당 대표와 박은지, 이봉화, 장석준 부대표 등이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이같이 말하며 “민주노총이 중립지대처럼, 기존 정당들의 매개고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대중조직이기 때문에 (민주노총이) 강제할 것이라는, 그런 고민은 안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24일 천호선 정의당 대표가 예방한 자리에서 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신 위원장은 “노동단위가 큰 힘과 역량이 있다고 진보정당에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오해하는데 그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노총이 중립지대나 완충지대 역할을 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길 노동당 대표(사진=장여진)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용길 노동당 대표(사진=장여진)

    신 위원장은 위원장 후보 시절 공약으로 진보정당의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진보)연합정당’을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정의당과 노동당 대표단 예방 자리에서 지역거점의 생활정치를 강조하며 민주노총의 자기 중심을 세우면서 기존 정당정당들과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것을 시사했다.

    지방선거 이전까지 정치방침을 정한다는 것은 지난 1기 노동자 정치세력화에서 배타적 지지 방침이 갈등의 쟁점이 됐다는 점에서, 선거일정에 휘둘려 또다시 갈등과 혼란을 겪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양성윤 부위원장도 “1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평가서나 전망서를 내더라도 현장의 지부장이나 분회장은 조합원들에게 토론문을 보여주지 않는다. 너무나 냉소주의적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럼에 불구하고 정치세력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양 부위원장은 “결국 조직 내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세력화 관련해서 폭넓은 토론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어느 한쪽으로 밀어주기 위한 방식은 안 될 일”이라며 특정 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서도 “민주노총이 돈 주고, 몸 대주는 역할만 했다지만 이것은 민주노총의 책임”이라며 “여러 정당에서 방문해주시는데 문제는 노동당이 잘하면 민주노총이 잘 될 것인가? 정의당, 통합진보당이 잘되면? 전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신 위원장이 정의당 오셨을 때도 한 말이지만 민주노총은 혼자 죽지 않는다.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다. 노동당과 진보정당 전체, 민주노총이 좀 더 넓혀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승철 지도부의 이같은 시각은 이전 집행부가 진보정당 갈등으로 인해 현장과 조직 내의 갈등이 심화됐다며 비판적 방관적 시각이 강했다면 이번 지도부는 당의 역할과 민주노총의 역할을 명확히 제시하며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해 (진보)연합정당을 제시하는 등 진보정당의 갈등에서 방관자적 태도를 탈피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유기수 사무총장도 이날 노동당 대표단에게 “노동당에게 부탁하고 싶은 건, 민주노총만의 관계를 설정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다. 조직된 노동자는 10% 밖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비정규직 등 소외된 노동자들이 많다. 이런 부분에 당에서 더 역할을 해야하며 민주노총도 같이 할 부분도 있는 것이지, 민주노총과의 관계만으로 노동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노동당 대표단에게 진보정치의 원칙적 측면과 관련해서 “원칙은 ‘노동 중심’에 대한 진보정당의 태도와 입장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 위원장은 “여전히 갈등과 평가 중심으로 볼 것이냐, 화해와 미래의 전망 중심으로 볼 것이냐에 따라 대중들의 태도가 달라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갈등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없다. 언론 또한 여과 없이 분열의 결과만 보도하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짚지 않는다. 본질이 왜곡됐다”며 “그런데 (민주노동당에서) 갈라진 이후 진보신당에 입당하고 노동당으로 이어온 사람들은 싸움의 결과만 본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한 것은 없고 적대적 관계의 대상, 너무한 사람들로만 인식되어 있다. 그것이 오히려 벽이 되고 더 타협에 어려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대표단에서 제안한 ‘민중의 집’과 같은 지역거점을 통한 생활정치 운동에 대해 “적어도 지방선거 이전에 지역정치나 생활정치, 노동당에서 말한 민중의 집이 어떤 형식으로든 전략적 지점으로 설정해 힘을 모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도 끌어들이고 민주노총도 함께 할 수 있는 아이템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사업과 관련해서도 신 위원장은 “모든 사람들이 비정규직 투쟁을 말하지만 그것이 조직화 성과로 나오지 않는 건 힘이 분산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조직적 경쟁이 아닌 힘의 결집과 단결을 강조했다.

    이용길 노동당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노총이 내셔널센터(총연맹)로써 방침과 실천을 가지고 있을 때 여러 진보정당과 단체로 흩어져있던 것을 통합해 나갔으면 좋겠다. 비정규 사업은 노동당에서 참여할 용의가 있다”며 “노조와 정당이 자기 과제로 충분히 고민하고 논의하면서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이날 신승철 위원장은 민주노총 정치방침, 진보정당에 대한 태도, 사업과 실천에서의 문제의식 등 전방위적 측면에서 의견을 피력하고 노동당 지도부와 대화를 진행했다. 이후 그 결과가 어떻게 드러날지 주목이 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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