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작권 전환 후 연합사 틀 유지,
    한국군이 주한미군 지휘?
        2013년 06월 03일 03: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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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군 당국이 2015년 12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현재의 연합사와 유사한 ‘연합 전구(戰區·전쟁작전구역)사령부’를 창설, 사실상 한미연합사를 유지키로 했다. 새로 만들어지는 연합 전구사령부의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합참의장 또는 합동군사령관)이 맡고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주한미군사령관)이 맡게 될 것”이라고 대부분의 언론에서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일 “연합 전구사령부 등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 연합 지휘 구조에 한·미 합동참모본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으나, “앞으로 협의를 계속해 오는 10월 한·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열리는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한․미는 전작권 전환 협의를 시작하면서 기존 연합사를 해체하고 ‘한국군 주도, 미군 지원’ 관계를 갖는 2개의 분리된 사령부를 만들고 2개 사령부 사이엔 여러 개의 군사 협조 기구를 두기로 했다.

    한미연합 지휘구조

    그런데 이번에 연합사를 사실상 그대로 두고, 연합전구사령부 아래에 육군·해군·공군·해병대·특수전 연합구성군 사령부 등 5개 기능사령부를 설치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군의 미군 지휘 합의는 원만하게 추진될까?

    실무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 10월 발표로 연기된 데다가 6월 1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 때의 의제에도 오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미국이 타국에 미군의 지휘권을 내준 사례가 없는데 과연 앞으로 그렇게 할 지 궁금하다는 의견이 많고, 김관진 국방장관도 “(미국 쪽에) 정서적인 문제는 있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한미 간에 최종 합의가 되지 않았고, 양측이 함께 공식 발표하지 않고 한국 측이 발표한 것이라 과연 그렇게 될 것인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것이라 미국과의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밝힌 사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유엔사를 존속․강화시켜 실제로 전쟁이 발생하게 되면, 미군이 사령관을 맡을 유엔사를 통해 총괄 지휘하려는 것 아니냐, 한반도 작전 지휘권은 한국군 대장이 사령관을 맡는 연합전구사령부가 주로 행사하게 하되 이보다 상위에 있는 상설 한미 군사협의체를 새로 만들어 연합사에 전략지침·지시를 내리는 방안이 강구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들이 추가적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샹그릴라 대화

    제12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가 중인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이 6월 1일 회담을 갖고 있다.(사진=국방부)

    현상의 배경 분석과 진정한 과제

    이번 발표에 대해 보수 진영에서는 핵개발을 진전시키며 위협을 높이는 북한을 억지할 필요성, 전작권 전환 이후 예상되는 한미연합전력의 약화 가능성과 그에 대한 우려, 이에 따른 남한 사회 일각의 전작권 환수 재연기론 등이 배경이 되었다며 연합 전력 유지를 위한 합리적 안이라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부사령관을 맡게 될 미군이 지금처럼 한반도 유사시 적극 개입하고 대규모 미 증원군을 보내줄 것이냐 하는 의구심이 있다며 전작권 재연기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는 대미 의존적, 수구적 주장과 바람을 제기하기도 하는 실정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과연 미군이 전시에 한국군의 지휘를 받겠는가라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한편, 5개 기능사령부 가운데 공군사령부의 사령관은 미군에게 돌아가는 점, 연합사령부를 유지할 경우 사령관과 부사령관의 국적만 바뀔 뿐 작전 계획과 전력 운용 등에서 미군 중심인 지금 구도가 사실상 관철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들어 애초 합의대로 ‘한국군이 주도하고 미군은 지원’하는 깔끔한 형태의 전작권 환수를 주장하고 있다.

    또 진보 진영이 제기하는 의구심이 해소된다면, “북의 핵개발과 위협적 태도, 중국의 부상과 일본의 우경화 속 한미동맹의 유지 필요성이라는 이른바 현실론과 주권 확립의 요체로서 군사주권 회복, 자주국방 달성이라는 이른바 명분론이 절묘하게 조화되는 것이다.”는 주장도 있다.

    군사주권 회복의 취지가 형해화된다고 할지라도 현재까지의 합의대로 최종 결정된다면 그런 주장이 힘을 얻고 추인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 배경과 함의를 냉정히 따져보면, 그것이 현실과 명분의 조화라거나 적어도 한국호가 채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왜냐면 이런 합의가 한국의 요구보다도 제임스 서먼(James D. Thurman) 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등 미국 측이 주도적으로 제기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아시아 복귀 전략과 그 구체적 군사전략으로서 ‘신 국방전략’ 등은 전반적인 지상군 감축과 해‧공군 중심 전략의 추진 속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해 아‧태지역 군사력은 유지,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하에서 럼스펠드 주도로 추진되었던 전략적 유연성은 대테러전과 중동으로부터 중국까지의 넓은 지역에 대한 기동성을 중시했다면, 중동으로부터의 철수와 중국 견제 필요성의 증가는 미군의 원거리 기동성에 대한 중시는 상대적으로 줄어들되, 동아시아 전방 주둔 미군 기지의 존속 필요성과 한미동맹의 전략적 중요성은 강해졌다고 할 수 있다.

    북의 핵 개발 진전과 남북 간의 대결 상황이 한국 사회에 한미동맹에 대한 의존심을 상대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불안에 대한 전략적 억지의 명분하에 자신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이 지역에 영구적으로 주둔하려는 미국 측의 의도 역시 분명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평화체제의 진전과 전환 이후에도 패권화하고 있는 중국과 우경화하는 일본으로부터의 전략적 방패로서의 한미동맹의 필요성, 동북아지역 전략적 안정자로서의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를 전제로 계속 주둔’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의 최근 움직임은 약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의 계속 확보, 대중 동맹으로 한미동맹의 성격 변환과 주한미군 주둔 영구화 추진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했을 때, 한국의 희망이 미국의 의도를 넘어 관철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당장 이런 성격이 가시화될 때 중국의 반발과, 대응 행동으로 북‧중 동맹이 재강화되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고려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설사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를 전제로 한 일부 주둔이 현실화된다고 할지라도, 그것마저도 가능하게 하고 중국‧북한의 반발 등 부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비핵화와 연계된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 이와 병행하는 동북아평화(안보)협력의 진전과 제도화 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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