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LGBT운동의 역사' 연재하며
    By 토리
        2013년 05월 21일 10: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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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가 오늘(5월 20일)부로 세계에서 열네번째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되었다. 브라질은 5일 전 법원에서 동성 커플에 대한 결혼 금지는 위법이라고 판결하였다.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 논의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하루가 다르게 들려오는 전 세계 동성결혼 합법화 소식은 마음이 떨릴 만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일부 국가에게만 국한된 일인 줄 알았던 동성결혼 합법화 물결이 전 세계, 오대륙 전체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반대로 한국의 LGBT 인권 상황은 최초의 게이레즈비언 인권단체 초동회가 결성된 지 벌써 2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많이 미흡해 보인다.

    최근 벌어진 차별금지법 철회 사건은 LGBT 혐오 세력은 쉽게 가시화되는 반면 이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이들은 가시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의 LGBT 인권운동은 근 20년간 많은 성과를 쌓고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으나, 다른 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한 편이다.

    같은 아시아라도 중국의 경우 동성애자 부모 단체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시위를 벌이고 동성커플 이민자에게는 파트너에게 적절한 법적 지위를 부여한다. 필리핀의 경우 세계 최초의 LGBT 인권을 주 의제로 하는 정당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성전환에 관한 대법원 판결 이외에 이렇다 할 법적 사회적 인정이 부재하다.

    물론 이는 한국의 LGBT 공동체가 부재하거나 힘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일전에 필자는 외국인의 게이, 레즈비언 바 경험에 관한 글을 흥미롭게 읽은 적 있다.

    이들이 보기에 한국의 레즈비언 바 경험은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찬란한 씬’이다. 다음까페에서 동성애 관련 까페로 검색했을 때 6천개가 넘으며, 비공개 까페의 경우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까페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태원이나 종로, 홍대에서 어울리는 건 한국의 LGBT들에게는 흔한 공동체 경험이지만, ‘외부로는 알려지지 않는’ 종류의 것들이다. 그러나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이러한 공동체 경험이 LGBT 운동의 자산이 되지 않은 적이 없다.

    필자가 궁금한 것은 국가마다 상호 다른 LGBT 공동체 경험과 운동들이 어떠한 계기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고 역사를 바꾸어 나갔을까 하는 부분이다.

    2011년 LGBT영화제의 한 작품 사진

    2011년 LGBT영화제의 한 작품 사진(사진=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 ‘랑’)

    가시적 폭력이든 비가시적 혐오이든 바와 벽장 속에 숨어 지내던 LGBT들이 일어서는 순간, 변화의 역사는 시작된다는 것이 각국의 LGBT 운동의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각국의 역사가 한국의 경우에도 소중한 교훈이 될 것으로 믿는다.

    지금부터 연재하려는 각국의 LGBT 운동의 역사는 본래는 3년 전 필자가 탈당하기 이전 진보신당 성정치위원회에서 연속 세미나를 했던 책 ‘게이 레즈비언 정치의 글로벌 등장(Global Emergence Of Gay & Lesbian Poltics), 1998’을 기반으로 한다.

    원래 이 책은 번역을 목표로 세미나를 했으나, 세미나 인원의 불안정한 여건 등으로 인해 마무리짓지 못하고 끝났다. 그렇지만 세미나 참석자들은 열성적으로 책을 번역했고, 그만큼 한국 사회 LGBT의 길을 찾아보자는 열정적 마음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다.

    당시 세미나를 같이 했던 웡긔님, 두영, 타리, JB 님등에게 다시 한번 감사할 따름이다. 세미나는 끝났지만 책 내용 소개에 대한 욕심은 남아 이렇게 연재를 통해 욕심을 마무리지었으면 한다.

    연재는 책 내용을 기반으로 하되, 그대로 따라 번역하지는 않으며, 재구성을 할 생각이다. 약 15년 전의 책이므로 각국 상황에서 추가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이 책은 크게 오대륙을 다 다루고 있으며, 캐나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 체코, 남아공, 일본, 호주의 순으로 다루고 있다.

    이들 국가 외에 더 추가되어야 할 국가는 따로 더 연구, 추가하려 한다. 필자도, 연재를 읽는 독자도, 각국의 LGBT 운동 경험들로부터 많은 영감과 배움을 얻길 바란다.

    978-1-56639-645-5-frontcover

    LGBT 운동의 역사 연재 글의 기본 텍스트인 책

    필자소개
    LGBT 인권운동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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